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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장편 이민현장 소설> ‘영웅의 약속’ 연재 24회

안동일 작

/ “예, 사실 아시아 대륙 한쪽 구석의 창고에 쌓여 있는 재고입니다.그래서 이 멋진 실크들의 운명을 바꿔 줄 여신들을 찾아 카트라이트를 방문 한 것 아닙니까?”
신디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말씀을 참 재미있게 하시는 군요.”
빌리는 자신이 철저하게 세일즈맨이 되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지고 있엇다. 그러다 보니 못할일도 아니었고 오히려 한쪽의 자신이 스스로에게 놀랄 정도가 되면서 즐기는 심정으로 까지 되는 것이 아닌가. 자신도 모르게 재미있는 표현들이 입에서 튀어 나왔던 것이다./

 

다행이도 마가렛이 바쁘지 않았는지 기다리라고 했다.
입구 소파에 앉아 있으려니 30대 후반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금발 중년 여인이 나왔다. 꽤 깐깐한 인상이었다.
빌리가 일어 서면서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명함을 내밀었다.
“선약도 없이 이렇게 불쑥 찾아와 미안 합니다만 너무 좋은 일이 있어서 마담을 뵙지 않으면 안될것 같았습니다.”
빌리의 아래위를 슬며시 훓는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마가렛의 안내로 그녀의 사무실 소파에 마주 앉았다.
“중국 최고의 비단 입니다. ”
빌리가 스와치를 열어 그녀 앞으로 밀었다.
그녀가 몇개의 샘플을 들여다 보고 만져 보았다.
“이건 인조 실크인데…”
“네 그렇죠 요즘 누가 진짜 실크를 입겠습니까?”
“글쎄… 한물 간거라서…”
“그래도 카트라이트 정도의 대 회사라면 다시 유행을 일으킬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마담께서 그동안 엠파이어의 유행을 선도 했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안그래요? 마담 마가렛.”
마가렛의 얼굴에 다시 미소가 번졌다.
“유머감각이 뛰어 나시군요, 젊은이.”
“빌리라고 불러 주십시요.”
“잠깐 빌리, 이런 문제는 디자인 책임자와 의논을 해봐야 해요.”
마가렛은 전화를 들어 디자인 책임자를 부르는 것 같았다.
“씨엔씨 크리에이션 이라…언제 생긴 회사죠?”
마가렛이 빌리의 명함을 들여다 보며 물었다.
“어제 설립신고를 마친 회사 입니다.”
“어제요?”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네 이 방문이 우리회사의 역사적인 첫 세일즈 방문입니다.”
“놀랍군요, 청년의 기백.”
“감사 합니다.”
그때 마가렛 또래의 백인 여자 한명이 들어왔다.
이 회사는 모두 여자 일색이라는 생각을 해야 했다.
“신디, 인사해요, 이청년이 중국 최고의 비단을 가져 왔다고 하니까…”
“빌리, 신디는 우리회사 디자인실 책임자입니다.”
신디는 마가렛 보다 더 사무적으로 셈플들을 들여다 봤다.
“무늬들은 대체로 좋은것 같지만…이거 재고 같은데… 안그래요?”
신디가 빌리를 쳐다보며 물었다.
“예, 사실 아시아 대륙 한쪽 구석의 창고에 쌓여 있는 재고입니다.그래서 이 멋진 실크들의 운명을 바꿔 줄 여신들을 찾아 카트라이트를 방문 한 것 아닙니까?”
신디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말씀을 참 재미있게 하시는 군요.”
빌리는 자신이 철저하게 세일즈맨이 되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지고 있엇다. 그러다 보니 못할일도 아니었고 오히려 한쪽의 자신이 스스로에게 놀랄 정도가 되면서 즐기는 심정으로 까지 되는 것이 아닌가. 자신도 모르게 재미있는 표현들이 입에서 튀어 나왔던 것이다.
“이 청년이 어제 회사를 세우고 우리 회사를 처음 방문 했다고 하는군.”
“그래요. 다른 것은 취급 하지 않나요?”
디자이너 신디가 시선을 옷감에 둔채 물었다.
“아직은 없습니다. 필요하신 천이 있다면 앞으로 적극적으로 알아보도록 하지요.”
“아무리 말씀을 잘하는 재미있는 청년 이라 해도 우리 회사에서는 지금으로선 이 천을 구입하기 어려울것 같은데요,.올상품, 디자인 기획은 이미 끝나기도 했고…”
디자이너가 매니저와 빌리를 번갈아 쳐다 보며 말했다.
메니저가 아쉬운 듯한 미소를 지으며 빌리를 쳐다 봤다.
“그렇군요, 안됐지만 다음 기회를 기약 해야 겠는데요. 빌리, 계속 텍스타일 쪽에 주력할 생각 인가요?”
“네 지금으로선 그렇습니다.”
“다음번에 우리가 필요한 천이 있을때 꼭 연락 하도록 하지요.”
마가렛은 상당히 친절 하게 나왔다.
“꼭 연락 주도록 하시고 저도 자주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업계의 선배님들에게 지도 받는 다는 생각으로…”
“꼭 그렇게 하세요.”
빌리는 자리에서 일어 섰다.
“양복과 넥타이가 아주 잘 매치 되는군요.”
마가렛이 말했고 신디도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회사를 오픈 했다고 했는데 전에는 무슨일을 했지요?”
마가렛이 따라 일어나며 은근한 어조로 물었다.
“그런저런 일을 했습니다.”
빌리는 의류업계에 뛰어 들면서 자신의 전력을 밝히지 않기로 작정 하고 있었다. 윤호와 가영과도 얘기가 된 일이었다.
두 여자는 굳이 빌리를 입구의 안내 데스크 앞까지 따라 나와 배웅을 했다.
신디는 빌리에게 손을 내밀면서 말했다.
“솔리드 칼라의 린넨 계통에 관심을 쓰도록 하세요”
빌리는 문을 나오자 마자 그녀의 이름과 그녀가 해준 조언을 수첩에 메모 했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15층의 여자 브라우스 전문 회사 였다. 비슷한 수순으로 퍼체싱 메니저를 만났으나 결과는 마찬 가지였다. 올해 디자인 계획은 이미 끝났고 또 빌리가 들고온 인조 비단은 아웃 오브 페션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곳의 여성 메니저 역시 빌리에게 친절 했다. 그곳에서도 소득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6층에 있는 업체에서 실크계통의 일을 계속 하고 있는데 자신과 절친한 그곳 메니저에게 소개 시켜 주겠다고 했던 것이다.
빌리는 굳이 그럴 필요 없다면서 메니저의 이름과 전화 번호를 가르쳐 달라고 해 수첩에 적었다.
14층과 12층의 두어 군데 업소를 더 다녀 봤지만 한군데 에서는 문전 축객을 당해야 했고 나머지 집에서도 판매를 성사 시키지 못했으나 담당자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었고 유익한 정보들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점심시간이 됐다.
아무리 불황이 밀어 닥쳐 왔다고는 해도 패션센터는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인근 센드위치 숍이며 중국 패스트 푸드 식단의 배달원 들이 엘리베이터를 분주히 오가고 있었다.
아직 성과는 없지만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이 온몸에 솓구치고 있었다.
다른때 같으면 센드위치를 입에 물고 산더미 같은 서류를 들여다보며 골머리를 썩여야 할 시간이었다. 남의 뒷처리나 하면서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야 하는 것 보다 자신의 일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이 가슴을 채우고 있었다.
빌리는 근처 멕도날드 식당에서 햄버거로 점심을 때우곤 수첩을 들여 다 보며 점심시간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점심시간이 끝났을때 빌리는 한가한 공중 전화 박스에 들어가 오후에 찾을 업체들에 전화를 걸었다. 메니저들과의 약속을 하기 위해서 였다. 대개는 시간을 지정 해 주면서 찾아 오라고 했다. 들고 다니는 헨드폰으로 연락을 할 수도 있었지만 전화 감 때문에라도 공중 전화가 편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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