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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 2024
hinykorea
삽화 팔콘사 RPG '영웅의 진격'에서
연재소설

<장편 이민 현장소설> ‘영웅의 약속’ 연재 16회

안동일 작

파도 치는 밤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스카이 라운지 식당에서 저녁을 마칠때 쯤 그렇지 않아도 가뜩이나 흥분해 있던 윌리는 몇잔 마신 와인 때문에라도 한껏 기분이 좋았다. 식당에서 내려온 시간은 10시 쯤 이었다. 카지노에서 저녁 10시는 초저녁도 이른 초저녁이었다. 윌리는 카지노에 다시 내려가 얼마쯤 블랙잭을 더 하기로 했는데 웬지 도박에는 아까 처럼 흥이 오르지 않았다. 칩으로 되어 있는 돈들이 돈처럼 보이지 않았고 얼마를 더 딴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워낙 가진 돈이 많았기에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얼마간 잃기는 했지만 아직 골드칩이 여나문개 남아 있었다. 도박 보다는 점점 요염하게 보이는, 실제로도 요염한 옆의 카니에게 자꾸 더 신경이 집중 되는 것이었다.
카니는 2라운드에도 윌리 옆에 딱 붙어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녀 역시 게임 보다는 윌리에게 눈길을 주면서 고혹적인 웃음을 날리고 있었다.
카드를 섞는 시간에 날라져 온 잭 다니엘 언더록스를 한모금 마시면서 윌리가 계속 자신을 쳐다보며 생글대는 카니에게 말했다.
“오늘밤 뉴욕에 올라가지 않으면 어때?”
카니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웃기만 했다.
고개는 가로 젓고 있었지만 하얀이를 내보이는 웃음은 너무도 기다렸다는 긍정의 뜻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리고 나니 스텔라가 문제 였다. 카니가 차를 몰아 내려 왔다는데 그녀를 혼자 뉴욕으로 올려 보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함께 있는 것은 더욱 곤란한 일이 아닌가. 윌리와 카니가 게임을 하고 있는 동안에 스텔라는 카지노 안을 돌아 다니며 슬롯 머신에 매달렸다가는 뒷쪽에 돌아와 있곤 했다. 윤호는 시내에 볼일이 있다면서 진작 카지노 구역을 나가 있었다. 자정 무렵에 돌아 오겠다고 하면서 식당에서 내려오면서 현관을 빠져 나갈때 스텔라가 크게 아쉬워하는 기색이었다.
얼마간 게임을 더 하고 있는데 테이블을 돌며 드링크를 주문 받는 웨이트레스가 다가왔다. 카니가 그녀에게 뭐라고 꽤 오래 귓속말을 하면서 5백달러 짜리 칩을 건네는 것이었다. 웨이트레스가 감격한 웃음을 지으며 알았다고 하면서 저쪽으로 가더니 잠시후 흰 봉지 하나를 가져다 줬다.
윌리는 그게 뭘까 궁금 했다. 혹시 무슨 마약이라도 가져온게 아닌가 싶기도 해서 의심스런 눈으로 봉지를 흘끗 쳐다봤다. 카니가 웨이트레스에게 귓속 말을 할때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무슨 물건 이름들을 열거 했었는데 그런 단어들은 약물 종류를 지칭하는 단어들과 흡사 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봉지가 너무 컸고 또 너무 공개적이었다. 아뭏든 그때까지 아직 카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인이었다.
이런 윌리의 마음을 눈치 챘는지 카니가 웃으며 봉지투를 열어 보였다. 봉투안에는 작은 병들이며 플라스틱 용기가 들어 있엇다. 화장품 들이었다.
윌리가 둥그런 눈으로 쳐다보자 카니가 오브세션 향기를 뿜으면서 귓속말을 속삭였다.
“ 귀여운 바보 아기, 당신이 이런걸 준비 해야지, 목욕을 하면 얼굴이 당겨서, 얼굴 뿐이 아니라… 알았어?”
갑자기 윌리는 자신의 남성이 굳건해지는 것을 느꼈다.
카드를 돌리던 딜러와 뒤에 서 있던 메니저들이 야릇한 미소를 던졌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었다. 마침 유진이 이쪽으로 걸어 왔다. 시간이 벌써 된 모양이다.
윌리는 게임을 그만 하겠다고 이르곤 테이블서 일어나 윤호를 끌고 저쪽으로 갔다.
“유진, 안되겠다. 오늘밤 카니하고 같이 올라가야 겠다.”
“결국 그렇게 됐군…”
유진이 어깨를 으쓱 하더니 “알았어” 하며 카니 쪽으로 갔다.
잠시 둘이 뭐라고 하더니 함께 윌리에게 왔고 스텔라 까지 넷이서 카지노를 빠져 나와 로비 엘리베이터로 걸음을 옮겼다.
스텔라와 유진은 약속이나 한듯 엘리베이터 앞에서 두사람에게 윙크를 보내더니 현관 쪽으로 사라져 갔다. 윌리는 엘리베이터에 오르면서 카니의 어깨를 가볍게 감아 쥐었다. 자신이 적극적으로 나서 카니를 리드하겠다고 작정 했던 것이다. 이왕 욕구를 분출 하려면 확실하게 하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이런 일에 여자에게 끌려 간다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 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카니의 적극적 요구에 끌려 다닌 폭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엘리베이터가 움직이면서 부터 카니 손길이 노골적으로 대담해 졌다. 윌리의 엉덩이를 슬슬 쓰다듬고 있었던 것이엇다. 윌리도 카니의 어깨를 감아 쥐고 있던 손을 슬며시 내려 브라우스 위의 가슴을 감아 쥐었다. 그녀의 가슴은 생각보다 탄력이 있었다. 뒷쪽에 있는 사람들은 눈치를 채지 못한 듯 했다.
“너무 성급해 하지마, 귀여운 아가.”
카니가 윌리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몸을 비틀었다.
방문 열쇠를 열고 불을 켜자 호화의 극치를 이룬 스위트룸이 두사람의 눈앞에 펼쳐 졌다.
“와 정말 로맨틱한 방이군…”
카니가 감탄하듯 소리쳤고 그런 그녀를 윌리가 와락 강하게 껴 안았다.
그러나 다음 순간 부터 전세가 역전 되기 시작 했다. 카니가 고개를 들어 윌리를 쳐다 봤다. 눈꼬리가 약간 치켜 올라 있어 강한 개성을 느키게 하는 그녀의 큰 눈은 남자를 빨아 들이는 마력을 지니고 있는 듯 했다. 여자의 입술이 먼저 남자의 남자의 입술로 다가왔다. 윌리가 이것 봐라 하는 생각에 멈칫 했지만 이미 입술이 마주 닿았고 이내 입안 전체로 뜨거운 숨결과 함께 독특한 향취가 느껴 졌다. 그녀의 숨결은 알싸한 청취를 풍기고 있었다. 결코 불쾌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남자의 욕정을 돋구는 미혼의 향취였다. 여자의 혀가 입안으로 들어왔다. 처음 만난 여인과의 이런 농도짙은 키스는 처음 이었다. 윌리는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러나 이미 주사위는 던져져 있었다. 여자가 아이스크림 빨듯 남자의 혀를 부드럽게 빨았다.
입을 맞춘 채 카니가 손을 내려 윌리의 벨트를 풀었다. 셔츠를 헤집고 가슴의 맨살 위를 쓰다듬는 부드러운 손길이 느껴 졌다. 윌리도 손을 움직여 그녀의 앞가슴을 헤치기 시작 했다. 그러나 자신의 몸 전체로 퍼지는 너무도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자극에 자신의 할일을 잊고 그녀에게 몸을 맡긴채 서 있어야 했다. 두사람은 아직 방문에 기대서 있는 채 였다. 윌리는 쿵쿵거리는 자신 가슴의 고동이 자신의 귀에 대포소리 처럼 들려 오는 것을 느끼면서 돌덩이 처럼 딱딱해진 자신의 남성이 벌써 한계점에 도달해 있음을 느꼈다.
윌리의 바지가 바닥으로 떨어지자 카니가 무릎을 꿇듯 앉아 윌리의 팬티 마저 내리려 했을때 윌리는 그녀를 밀쳐냈다. 벌써 폭발 한다는 것은 도무지 체면이 서지 않는 다는 생각에서 였다.
“샤워 부터 하자고. 난 청결의 원칙을 준수하는 사람이야. ”
윌리가 그녀를 번쩍 안아올렸다. 그녀가 윌리의 목을 잡고 따라 올라 오면서 입술을 가져 왔으나 윌리는 이를 무시하고 몇걸음 걸어 가 그녀를 침대에 던지듯 뉘웠다. 그녀의 눈에 아쉬운 듯한 기색이 비쳐 졌지만 윌리는 자신의 남은 옷가지를 털어 내듯 황급히 벗어 던지고 혼자 욕실로 들어 섰다.
유진의 말대로 자신이 카니를 탐하는것이 아니라 카니가 자신을 탐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나왔다. 샤워 꼭지를 조절 하고 있는데 욕실 문이 열렸고 전라의 카니가 들어섰다. 그녀의 벗은 몸은 눈이 부셨다. 윌리는 그런 그녀를 흘끗 보기만 하고 개의치 않는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물을 틀었다.스위트 룸의 욕실과 욕조는 왕실의 그것 만큼 넓었다.
“내가 닦아 줄께”
카니가 비누를 집어 들고 성큼 욕조안으로 들어와 윌리의 등쪽에 섰다.
“그래 닦아줘.”
“귀여운 아가야, 당신의 냄새가 얼마나 좋은데…”
카니가 비누칠은 않고 윌리의 등에 얼굴을 묻으며 말했다. 뭉클한 가슴의 감촉이 또한번 윌리를 자극 했다.
“뭐라고?”
물소리 때문에 제대로 들리지 않았기에 윌리가 물었다.
“내가 왜 오늘 이방에 올라 왔는지 알아, 모두 당신의 이 냄새 때문이야.아까부터 이 냄새가 얼마나 나를 들뜨게 했는지 알기나 알아? ”
갑지기 카니가 샤워 속에서 윌리의 얼굴을 두손으로 돌려 세워 쥐고는 이마며 귓볼 입술 콧장등에 키스를 퍼부어 댔다. 윌리는 마치 홀린 기분이었다. 카니가 그녀의 말처럼 자신을 아기 다루듯 하고 있었지만 결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순진한 에스콰이어, 귀여운 아가, 오늘은 왕자가 되게 해줄께.”
“그래? 어디 한번 기대해 보지.”
윌리가 머리를 흔들며 욕조 바닥에 앉으면서 말했다.
카니는 정말 남자를 다룰 줄 아는 귀여운 악마였다. 그리고 왕자를 모실 줄 아는 충실한 하녀 이기도 했다.
몇차례의 절정이 오고 간뒤 두사람은 잠에 떨어 졌다. 카니는 자신은 남자가 꼭 안아 줘야만 잠이 든다고 했다. 팬티도 입지 않은 채 잠을 자는 것이 거북 했지만 자신의 팔에 안겨 겨드랑이 쪽에 코를 대고 킁킁 대다 잠에 떨어진 카니를 깨울 까봐 윌리는 그냥 있었다.
윌리는 순간 세상이 넓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할일이 너무도 많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은 우물안 개구리처럼 살아온 것이 아닌가 싶었다. 처음 만난 여자와의 격렬한 정사 뒤에 그런 생각이 든다는 것은 참 묘한 일이다 싶으면서 이내 잠에 떨어 졌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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