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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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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이상성 컬럼> 김포시 서울 편입이라는 꼼수

 이상성 (드루신학대학 박사,  현 고양 자치연대 대표) 

김포시 서울 편입이라는 꼼수를 국힘이 들고 나왔다. 특별법 제안까지 했다. 이 사안이 주는 시사점들이 있다.
무엇보다 국힘이 이번 총선에서 쓸 카드가 바닥이 났다는 점이다.
이재명 대표 구속 카드도 물 건너갔고, 검찰 캐비넷을 열어 봐야 건수가 있는 건 민주당 내 자기네 편이고, 이재명 대표 편이라 생각되는 사람들은 별 건수가 없는가보다.
안 그렇다면 지금쯤 압수수색 영장이 쏟아져야 맞다. 선거에 임박해서 후보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치면 그건 선거개입이다. 할 수가 없다. 그리고 효과도 없다. 선거를 노린 꼼수라는 걸 국민들은 다 알 테니 말이다.
그래서 캐비넷을 열려면 지금 열어야 하는데, 열어도 별 것이 없으니 못 한다고 본다. 오죽 답답했으면 김포시 서울 편입이라는 정말 황당한 카드를 던졌을까!
김포를 비롯한 서울 인접지역들을 서울시로 편입시킨다는 생각을 그동안 왜 실행하지 못했을까? 과거 정치인들이 멍청해서 그런 생각을 못해서일까? 안 그래도 수도권 집중이 심화되어서 우리나라는 사실상 도시국가로 나아가고 있는데, 서울을 더욱 키우는 건 이 현상을 급 가속시키고, 궁극적으로 나라가 망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에 못 한 거다.

그걸 모를 리 없는 정치인들이 이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건 급해도 보통 급한 게 아니라는 증거일 뿐이다. 그리고 국민들은 그걸 눈치 채고 있음이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편입의 주체인 서울 시민들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지역 주민들과 심지어 객체인 김포시 시민들마저 이건 총선용 정책이지 실효성이 없는 것이라 판단하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여기에 편승해서 김포시가 편입한다고 하니 우리도 하자고 고양시의 국힘 정치인들이 들고 나왔다.
가장 먼저 눈에 띈 사람은 김종혁 고양병 당협위원장이다. 곳곳에 현수막을 걸었다. 이동환 시장도 숟가락을 얹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언론 기고를 통해 “‘서울 편입’이나 ‘서울 확장’의 종속적 차원이 아닌 ‘수도권 재편’ 차원의 논의가 되어야 한다”며 이러한 전제 하에 이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위해 ‘수도권 재편 다자협의체’를 구성할 을 제안했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를 받았다.
이동환 시장은 도쿄 런던 등 메가시티를 지향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로 도시 경쟁력 향상 차원에서 서울시의 확장은 긍정적이라 주장했다고 한다.
도쿄는 도쿄 시의 확장이 아니라 아예 도쿄가 하나의 도가 되었다. 시로서 확장하는 것과 주변 지역을 통합해서 도가 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우리는 경기도를 메가시티라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도시의 규모가 일정 정도 이상 되어야 효율성이 높아지고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한 나라를 통째로 하나의 도시로 만드는 건 그 도시 자체는 발전할지 몰라도 국가적으로 보면 엄청난 낭비와 비효율과 부작용이 발생한다.
우리나라가 충청, 강원, 영남, 호남을 모두 포기하고 서울 하나만 키워서 싱가포르와 같은 도시국가를 지향한다면 모를까 전국적인 발전과 국가로서의 모습을 유지하려 한다면 서울은 더 키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축소시켜야 맞다. 서울과 경기도에 몰려드는 사람들을 지방으로 분산시킬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모로 가나 우로 가나 서울로 가듯, 이동환 시장의 생각도 종국에는 서울의 비대화로 갈 뿐이다. 겉포장만 그럴듯하게 했을 뿐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미 수도권의 지방 분산이라는 과업은 달성하기 정말 어려운 목표가 되었다. 별이 중력으로 주변의 작은 별들과 우주 먼지를 흡수하다가, 일정 크기가 넘어서면 블랙홀이 되어 주변부를 모조리 빨아들이듯, 이미 우리나라의 서울과 수도권은 블랙홀이 되어 서서히 주변부를 다 빨아들이고 있다.

이 블랙홀을 그냥 두면 종국에는 모든 것이 그 안에 빨려 들어가 어마어마한 혼돈과 모순으로 모든 것이 사라지고 만다.  우주에서 나타나는 블랙홀은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지만, 한 나라에서 도시가 주변부를 흡수하는 블랙홀은 다행히 우리 힙으로 해체할 수 있다.
나는 대한민국의 어느 한 대통령이, 정권 재창출을 포기하더라도, 수도권을 해체하는 용단을 내리는 대통령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앞날은 훤하다.

별이 주변부를 흡수하고 커지면서 중심부로 붕괴하기 전 어떤 별은 대폭발을 일으킨다. 태양과 같은 수준의 별은 언젠가는 대폭발을 일으키게 되는데, 그것을 초신성이라 부른다.
수도권도 점점 밀집도가 높아지다가 언젠가는 폭발하게 될 것이다. 그 폭발에서 살아남을 경제도 문화도 도시 경쟁력도 없다.
물론, 현실적으로도 고양시나 김포시가 서울시에 편입되면 각각 서울시의 일개 구들로 재편성되어 도시의 자주적 결정 기능이나 예산이 대단히 많이 줄어들 것이다. 현재 서울의 도봉구나 강북구, 중랑구보다 더 변방의 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거의 100%라고 본다.
그러나 이런 현실적인 문제에 앞서서 대한민국의 미래가 더욱 암담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이런 발상은 결코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국가 발전을 위해 도시의 경쟁력을 제고해야 하겠다고?
그렇다면 대전, 전주, 광주, 목포, 부산, 대구, 원주 등의 지방 도시들의 경쟁력부터 먼저 걱정해야 한다. 이런 지방 도시들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이를 통해 효율성과 경쟁력을 올려야 우리나라가 장래 희망이 있다.
수도권의 확대를 도모한다는 것은 팔과 다리는 뼈만 남고 머리만 남산 만하게 키우겠다는 뜻이다.
총선을 앞두고 얼마나 다급해졌으면 이런 공약을 들고 나올까 생각하면 측은하기도 하지만 그러게 윤석열 정부, 처음부터 좀 잘하지 말이다.  (11/23 상성)

*컬럼의 논조는 본보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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