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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임창규 컬럼> ‘뉴욕한인회’  봉사기관 탈바꿈, 과연 옳은 일인가?

임창규 (뉴욕 KCMB-TV  대표)

뉴욕한인회장 선거일이 이제 불과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한인 동포들 중 대다수가 “도대체 뉴욕한인회장이 뭐길래 이리 한인사회를 시끄럽게 만들고 있는가?”라는 불평을 쏟아내고 있다.  그렇다.  도대체 뉴욕한인회장이 뭐길래 이리 ‘난리판’이 벌어지고 있는가?   뉴욕한인회장은 글자 그대로 뉴욕과 그 인근 지역인 뉴저지, 커네티컷에 살고 있는 한인 동포사회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렇다면 누가 그런 대표자를 뽑았는가?  왜 그런 대표자가 필요한가?  당장 먹고 살기에도 바쁜데, 무슨 뉴욕한인회장 선거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물리적,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 한인사회를 대표할 대표자와 대표 기관이 필요한 것이다.  지난 팬데믹 기간동안 뉴욕한인회는 참으로 큰 일을 해냈다.  한인 동포들의 힘을 모아 어려움에 처해있는 분들을 돕기 위해 150만 달러의 기금을 만들어 수차례에 걸쳐 나눠드렸다.

정말 대단한 일을 한 뉴욕한인회다.  동포사회에 큰 어려움이 발생했을 때, 그 구심점에서 빛나는 곳이 바로 뉴욕한인회다. 아니 뉴욕한인회와 같은 한인사회의 각 대표단체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뉴욕한인회는 한인 동포사회를 대표해 활동을 하는 것이다.  미국과 한국의 각 주요 정치인들이 뉴욕한인회를 찾아오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지금과 같이 상징성을 가진 뉴욕한인회를 시민 봉사단체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말이 들리고 있다.  직원 200명을 고용하는 봉사 기관으로 뉴욕한인회를 바꿔보겠다고 한다.  한편으론 그럴 듯한 주장이다.

정부의 기금을 받아, 지역 사회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돕는 비영리 기관으로 바꾸겠다는 말은 꽤 그럴듯한 소리로 들린다.  모 후보는 이미 40년 전부터 그 일을 해왔고, 지난 30여년 간 KCS 한인봉사센터의 기틀을 잡아 온 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뉴욕한인회를 정부 기금을 받는 봉사기관으로 탈바꿈하게 하는 것은 ‘식은 죽먹기’에 다름없을 것이다.  과연 뉴욕한인회를 정부 기금을 받는 봉사기관으로 바꾸는 것이 옳을까?

현 회칙을 바꿔, 60년을 넘게 이어온 뉴욕한인회의 정통성이 배제된, 봉사기관 뉴욕한인회의 정체성은 어떻게 될까?  37대를 이어 온 뉴욕한인회 역대 회장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  뉴욕한인사회를 대표하는 기관의 상징성으로 전 세계에서 명성을 높여 온 뉴욕한인회가 KCS, 민권센터, 가정상담소, 시민참여센터와 같은 봉사기관으로 재편되는 걸 원하는 동포들이 얼마나 있을까?  이미 앞서 말한 한인관련 봉사기관들은 그 역량이 이미 주류사회에서 인정받고 있고,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거기에 또 다른 봉사기관 뉴욕한인회 봉사센터가 만들어 질 필요가 있을까?  지금 열심히 일하고 있는 각 한인 봉사기관을 지원하고 협력하는 일을 하는 것이 더 옳은 일 아닌가?  뉴욕한인회 이사회에 각 한인 단체들을 이사로 영입한 이유도 바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각 한인 봉사단 체를 지지하고 후원해 주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지금까지는 제대로 그 뜻이 이어져 왔다. 뉴욕한인회를 중심으로 각 한인 봉사단체들이 손을 잡고, 힘을 더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 주류 사회는 한인사회의 ‘힘’을 인정해 왔다.

그런데 또 다른 봉사단체 ‘뉴욕한인회’가 만들어 진다면 그 뒤에 어떤 결과가 일어날까?  KCS 회관을 플러싱 159가에서 베이사이드 현재의 건물로 이전하기 전 당시 KCS 회장은 동포사회에 이렇게  약속을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인 동포회관 건립을 위해 한인 동포사회의 역량을 모아달라. KCS 동포회관이 설립되면 한인 사회의 비영리기관들이 한 곳에 모일 수 있도록 해, 한인 동포들을 위한 봉사에 나설 수 있게 하겠다”

그러나 그 약속은 현실화 되지 못했다. 현실적으로 다수의 비영리기관이 한 곳에 모여 활동하기란 쉽지 않았을 거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뉴욕한인회관은 어떨까?   불법 세입자 문제로 지난 수십년간 부채를 해결하지 못하고, 수시로 동포사회에 기금 모금을 요구했던 뉴욕한  인회관은 이제 모든 부채를 청산하고, 불법적인 세입자 문제도 거의 해결했다.

8년전 1,000만 달러에 불과한다는 사기를 치며 개발업자에게 떠넘기려는 시도를 막았던 뉴욕한인회관이 지금은 1억 달러에 달하는 대단한 건물이 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   한인 1세들이 힘들여 만들었고, 지켜온 한인의 거대한 자산을 뉴욕한인회에 전혀 관심을 갖지도 참여하지도  않았던 인물들이 마음대로 좌지우지 하도록 하게 그냥 놔둘 수는 없지 않는가?   한인동포들은 왜곡된 명분과 논리에 현혹되어선 안된다.

눈 크게 뜨고 지켜봐야 할 때고, 투표로 힘을 모아야 할 때다. 6월11일 38대 뉴욕한인회장 선거에 한인사회의 미래가 달렸다.     “과거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앞으로 걸어갈 것인가?” (0605 창규)

  • 컬럼의 논조는 본지 편집방향과 무관함을 공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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