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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이상성 컬럼> 심창치 않은 세가지 징조

이상성 (전 한인교회 목사, 고양 자치연대 대표) 

내가 요즘 우리나라 곧 망하게 생겼다고 말하면 사람들 반응이 두 가지이다. 첫째는 무슨 헛소리냐 하는 반응이고 둘째는 과장법을 잘 쓰네 하는 반응이다. 구체적으로 말은 안 하지만 표정에서 드러난다. 그렇지만 나는 결코 과장법을 사용해서 하는 말도 아니고 헛소리도 아니다.

현대 사회에서 한 나라를 지탱하는 세 개의 기둥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권력을 놓고 서로 죽일 듯이 싸우다가도 국익을 놓고서는 정직해지고 서로 협력관계를 형성하는 정치인이다. 민주주의가 확립되었으면서 이런 정치인들이 정치를 하는 나라는 안정된 사회를 만들고 발전하는 나라를 만든다.

둘째는, 서로 지지하는 정당이나 지향하는 이념은 다르지만 적어도 사실을 왜곡하지 않고 국익 앞에서 겸손해지는 언론이다. 아무리 진보성향의 언론이라도 진보 정치인이 잘못을 저지르면 정확하게 사실 보도를 한다. 그리고 아무리 보수 성향의 언론이라도 보수 성향의 정치인이 잘못을 저지르면 역시 정확하게 지적한다. 이런 언론이 있는 사회는 절대로 망할 수가 없다.

셋째가 건강한 노동자들이다. 전 국민들이 건강한 노동 철학을 가지고 성실하게 사는 나라는 아무리 역경이 닥쳐도 굳건하게 견뎌 낸다. 서구 사회는 막스 베버가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말한 대로 자신의 직업을 신이 내린 소명으로 여기고 열심히 노력하는 프로테스탄트 윤리가 있어서 오늘날 발전한 현대 사회를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첫 번째로 꼽은 그런 정치인이 거의 없다. 있으면 자연 도태시켜버린다. 자연 도태라는 엄청난 메카니즘을 겨우 뚫고 대통령까지 된 분이 노무현 대통령이었다. 지금 내 눈 앞에 자신의 이해관계를 떠나서 국익 우선이라는 가치와 원칙을 실천하는 정치인을 꼽아 보라면 글쎄,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둘째로 꼽은 언론도 우리나라에서는 다들 잘 아시다시피 멸종위기종이다.  그나마 우리나라를 지금의 위치까지 발전시킨 원동력은 성실한 노동력이었다. 죽어라 일을 한 노동자들 덕분에, 저 두 가지가 부족한 약점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을 상쇄하고 지금에 이르렀다.

그런데 지난 수 년 간, 우리나라 사람들은 부동산을 통한 불로소득에 눈이 멀어 노동 윤리가 완전히 바닥에 떨어졌다. 일확천금의 유혹 앞에 모두가 넘어가 할 수 있는 자본만 있으면 너도 나도 모두가 부동산 투기에 뛰어들었다. 말이 투자지 부동산을 통해 돈을 벌려고 했다면 그것은 투기다. 집은 의식주의 하나이고,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의식주를 희귀 상품으로 만들어 돈을 벌려는 짓은 투기고 죄악이다.

이런 불로소득에 미쳐 날뛰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사회가 어떻게 건강한 노동관을 가질 수 있겠는가? 젊은이들이 투기로 한 몫 잡을 수 있는 코인 거래를 규제한다고 얼마나 볼 멘 소리를 하고 불평을 했는지 보면 그들의 삶의 철학과 노동에 대한 태도를 알 수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는 언론 윤리도 정치 윤리도 심지어 국민들의 경제 및 노동윤리도 바닥을 치고 무너졌으니 나라와 사회를 지탱해 줄 기둥이 하나도 없는 건 당연하다. 이런 기둥이 없는 나라가 어떻게 지탱할 수 있겠는가?

망할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정권이 갈팡질팡 나라를 절단 내고 있는 것이 우연이 아니다. 위의 세 가지 기둥이 무너진 사회가 선택할 대통령은 윤석열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사필귀정이다.

*컬럼의 논조는 본보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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