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ykorea
명사칼럼

<이상성 컬럼> 시황제  시진핑의 코비드 19 고민

이상성 (철학박사, 고양자치연대 대표)

요즘 중국에서 제로 코로나를 위한 봉쇄정책과 관련, 시위가 일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시위대 중에는 간혹 시진핑 물러나라는 구호까지 등장한다는 것으로 보아, 그리고 신장 지역에서 시작한 시위가 베이징과 상하이로까지 확산되었다는 기사로 보아 중국 당국(시진핑)으로서도 상당히 신경이 거슬릴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를 보면서 우리는 쉽게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시진핑은 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집하는가?

언론 보도를 보면 중국 전국의 코로나 환자의 발생 수가 지금 우리나라 하루 발생자보다 현저하게 낮다. 인구가 우리의 30여 배에 육박하는 나라에서 환자 발생 절대 수가 우리보다 낮은데 왜 저리 겁을 먹고 제로 코로나 정책을 써서 환자가 발생했다 하면 락 다운을 시키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그 이유의 첫 번째는 시진핑 본인에게 있다. 자신의 권력 유지 및 강화를 위해 독재를 하려다 보니 그렇게 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국가적 위기가 오면 그 권좌에 앉아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제로 코로나 정책이 성공해서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불안이 발생하지 않아야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다른 나라들은 코로나 초창기 극심한 환자 발생을 경험한 나라들조차 지금은 안정이 되고 있는데 왜 유독 중국은 환자 발생에 저렇게 예민할까 하는 의문이 떠오른다.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이 점과 관련이 있다. 코로나 초기 미국처럼 완전 초토화된 나라는 물론이고 심지어 중국처럼 완전 봉쇄로 코로나에 대응하던 대만이나 뉴질랜드 같은 나라들조차 어느 정도 시일이 지난 다음에는 봉쇄를 풀고 위기를 넘겼는데 왜 중국은 그렇게 따라가지를 못하는가?

바로 부실한 백신 때문이다.

중국이 개발해서 자국민들에게 접종한 백신이 부실한 것이 그 이유이다.

대만이나 뉴질랜드도 당초에 봉쇄했다가 백신 접종을 통해 어느 정도 질병을 통제 가능한 항체 형성이 이루어졌다고 믿으면서 봉쇄를 풀고 정상화를 이뤄냈다.

그런데 중국은 자신이 개발한 백신, 시노백과 시노팜 백신이 사실상 코로나에 무기력했기 때문이다.

백신으로 일정한 수준의 항체군이 형성되면 봉쇄정책을 시행하지 않아도 환자 발생이 의료 체계가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통제가 된다. 그러나 이 백신들이 거의 효과가 없어 사회적 항체형성이 되지 않아 봉쇄를 하지 않으면 발생하게 될 환자를 중국의 의료 체계가 감당할 수 없게 된다.

초창기 우한에서 일어난 혼란을 우리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환자들이 병원 복도에서도 죽어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 대혼란이 중국 전역에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시진핑은 코로나 환자 발생 시 무조건적인 봉쇄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중국은 서방에서 만든 mRNA 백신을 역 엔지니어링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게 러시아 산 제트 엔진을 역 엔지니어링으로 만드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덩치가 크고 눈에 다 보이는 제트 엔진은 어떻게 저떻게 재료만 구하면(이 재료들도 서방에서 많이 조달하고 있다. 심지어 러시아도 그렇다.) 비슷하게 흉내라도 낼 수 있는데, mRNA 백신은 쉽지 않다.

인류가 사용할 백신의 제조에 역사적 획을 그은 mRNA 백신은 첫째, mRNA 백신을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기술이 있어야 하고, 둘째, 이 mRNA 백신 분자들은 굉장히 불안정해서 이것들이 분해되지 않게 보호하는 막을 씌워야 하는데 이 보호막을 만들어 씌우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두 가지 기술은 현재 미국과 영국의 회사만 보유하고 있다.

결국 서방의 뛰어난 기술로 만든 백신을 공급할 길이 없으니 코로나가 통제 불능의 상황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을 길이 없고, 그러니 원천봉쇄라는 극약처방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첫 번째 문제로 돌아가게 된다.

시진핑이 독재할 생각이 없다면, 지나친 권력욕이 없다면 그냥 서방에서 만든 백신을 들여와서 중국 국민들에게 접종하면 된다. 그런데 독재자가 독재자로 군림하려면 자신이 위대함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자니 자신이 적대적으로 대립하면서 자신의 위대함을 과시하는 대상인 미국으로부터 mRNA 백신을 도입할 수가 없는 것이다. 시진핑의 고민이 깊어지는 지점이다.

이 지점에서 우리가 얻을 교훈이 하나 있다.

그 막강한 권력과 국민들의 지지(비공식적으로 80-90%의 지지율)를 가진 시진핑조차도 자국민들의 여론을 무서워한다는 것이다.

지지율 20-30%대의 윤석열 대통령이 시진핑으로부터 배울 점이 있다면 이것이 유일한, 그리고 반드시 배워야 할 교훈이다. (상성 22/12/04)

  • 컬럼의 논조는 본지 편집방향과 무관합니다.

Related posts

<김동찬 컬럼>  노동절 부터의 민심이 승부를 가른다.

안지영 기자

<김동찬 컬럼> 새롭게 변화된 공화당의 모습

안지영 기자

<레비나의 영화 한 잔, 술 한 편> ‘러브어페어’와  ‘에그노그’

안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