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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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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김동찬 컬럼> 시민의 안전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김동찬 (뉴욕 시민참여센터 대표)

“허망하게 목숨을 잃은 젊음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고 한숨만 나와”

“이불 밖은 위험해” 이 말의 유래는 무한도전 박명수씨의 어록이다. 밖에 나가는 것이 귀찮다는
의미였지만, 요즘은 밖에 나가지 않고 이불 안에 있어야 위험에 노출되지 않아 사고 같은 것을
당하지 않는다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상여소리에서 “북망산천이 머다더니 내 집 앞이 북망일세”
에서도 죽음과 그 위험은 언제나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는 뜻이다. 이렇듯 오늘 살아있음으로
인해서 느끼는 희로애락도 한순간 언제 사라지게 할지 모를 위험 요소들은 곳곳에 있다. 그래서
인류는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위험을 고민하고 준비하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으로
축적된 경험과 과학적 사고를 통하여 위험에 미리 대처하기 위한 비상계획(contingency plan)을
세우기 시작했다.
45억년의 지구에 생물들을 멸종시킬 만큼의 거대 운하가 7번이나 대 충돌했다고 한다. 그래서
NASA는 지구 밖 1,100만 km 거리에서 지구 근처로 오고 있는 소행성의 궤도를 바꾸기 위하여
2011년 11월 우주선을 쏘아 10개월 동안 날아가서 충돌하여 궤도를 수정하는 실험에 성공을
하였다. 이처럼 인류는 이불 밖이 아니라 지구밖의 위험 마저도 찾아서 막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2020년 한해동안 미국에서 자동차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42,060명이라고
한다. 운전자 개인의 잘못도 있고, 도로의 문제도 있고, 예상치 못한 자연 재해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매년 운전자 교육, 자동차 안전을 위한 기술 개선, 예상치 못한 자연 재해 대응 특별 대응
팀 훈련을 한다. 이것이 다 비상계획을 더 잘 실현하기 위함이다.
2014년 세월호가 침몰하였다. 수학여행을 가던 단원고 학생들과 교사 304명이 사망을 하는
대형사고가 났다. 당시 배의 선장과 승무원들 그리고 정부의 구조가 제대로 진행이 되었더라면,
피워보지 못했던 젊은 꽃들을 그렇게 수장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사람을 많이
운송하는 기차, 배, 비행기, 자동차들 그리고 행사장이나 공공 기관들은 늘 비상계획을 세우고
훈련을 했어야 하는데, 그것을 하지 않거나 제대로 하지 않거나 아예 비상계획조차 가지고 있지
않을 경우 한번의 사고로 엄청난 인명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월호 사건 6년이 지난 2022년 10월 29일 서울의 이태원에서 할로윈데이 파티에 몰린
10만 인파가 무너지면서, 150명이 넘게 압사 사망을 하고 70여명이 중상을 입었다. 너무
허망하게 목숨을 잃은 꽃 같은 젊음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고 한숨만 나온다. 좁은 거리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넘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관계 당국은 비상계획을 세우고 대비를
했어야 했다. 통제국가가 아닌 나라에서 자발적이든 우연이든 대규모 군중행사는 늘 있다.
할로윈데이에 수십만의 인파가 모인다는 것은 어제 오늘이 아니었다. 당국의 안전 불감증이
만들어낸 사고다. “할로윈데이 파티에 젊은이들이 왜 그렇게 많이 모였어?” 라고 젊은이들을
탓하기 보다 해당 지역을 맡은 정부기관이 예상 인파를 파악하고 대책을 세웠어야 했다. 그것이
정부의 책임이고 역할이다.
하루살이도 하루의 계획을 세워서 살고 일몰과 함께 사라진다. 하루 산다고 아무런 계획없이
살았다면 지금 지구상에 하루살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물며 할로윈데이 파티는 수십
년째 하고 있고 그 인원도 매년 늘어왔다. 그런데 관계당국은 다가올 일들에 대해서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재미 한인들이 세금 내고, 보험 들고, 타민족과 잘 지내고, 투표에
참여해야 하는 것도 92년 LA 폭동과 같은 그런 일들이 생기지 않도록, 또 그런 일들이 발생해도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커뮤니티와 개인의 비상계획이라는 것을 이기회에
명심했으면 좋겠다. (동찬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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