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성향 소비자·성소수자 단체 양측서 뭇매
버드와이저로 유명한 맥주회사 앤하이저부시가 자사 제품인 ‘버드라이트’에 유명 트랜스젠더의 얼굴을 그려 넣었다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11일 CBS 등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활동하고 있는 트렌스여성 배우 딜런 멀바니(26)는 지난달 짧은 인스타그램 영상을 업로드했다. 멀바니는 “내가 여성이 된 지 만 1년이 된 것을 기념해 버드라이트가 선물을 보냈다”라고 말하며 본인의 얼굴이 새겨진 맥주캔을 자랑했다.
해당 영상은 즉각 보수 성향 소비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들은 “엔하이저부시가 트랜스젠더와 협업해 프로파간다를 퍼트리려 한다”라고 비판했다. 술집을 운영하고 있는 유명 컨트리 가수 존 리치는 자신의 술집에서 더 이상 버드라이트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가수 키드 록 역시 “X 먹어 버드라이트”라는 글과 함께 버드라이트 맥주를 총으로 쏘는 영상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엔하이저부시 측은 “수백 명이 넘는 인플루언서들에게 준 기념 캔의 하나였다”라고 밝히며 공짜 맥주 이벤트를 벌이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성소수자 지지단체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는 등 역효과만 낳았다.
미국 시카고에서 LGQT바를 운영하고 있는 ‘투베어스 타번’은 “엔하이저부시가 혐오론자들의 반발에 굴복해 트렌스젠더와의 협찬을 손바닥 뒤집듯 포기했다. 이번 사건은 그들이 얼마나 성소수자를 존중하지 않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라고 비판했다.
진퇴양난에 빠지게 된 앤하이저부시의 판매량은 영상이 공개된 직후 지난달 대비 25% 이상 급감했다. 시가 총액 역시 1323억 달러(약 176조 4220억원)에서 1271억 달러(약 169조 4800억원)로 50억 달러(약 6조 6600억원) 이상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