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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여성생활 인물탐방

<안동일 컬럼> “사람이 사람을 낙인 찍는 행위는 부조리” <구술수기 3>

 하이디 박, 노아 어덜트케어 센터 대표와 인연에 부쳐
박희도 박희성 형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3)
“사람이면서도 하나님이 싫어하는 일곱 동물 닮은 이들 너무 많아”

<본보 대표기자>

창조주이신 하나님이 만드셨지만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않아 하나님이 노여워 하는 동물이 일곱가지 있단다.
우리도 당연히 첫번에 꼽을 수 있는 뱀을 위시해  개구리, 염소, 돼지, 호랑이, 공작새, 그리고 거북이 란다.

뱀이야 이브를 감언이설로 속인 원흉이기에 그렇다고 하더라도 거북이와 호랑이 공작은 다소 의외다. 하지만 호랑이는 만용과 위협의 상징이고 공작은 사치와 잘못된 우월감,  돼지는 욕심,  염소는 반항, 개구리는 신중하지 못한 언사, 거북이는 우울증과 회피의 상징이기 때문에 그렇단다.

한마디로 이들 일곱 동물의 행태야 말로  인간사 만악의 근원인 탐 진 치를 나눠 가진 상징이라는 것이다. 탐할 탐, 부릅뜰 진, 어리석을 치다. 이같은 만악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 인간은 “항범쉬” 항상 범사에 감사 하면서 쉬지말고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에게 이같은 유니크 하면서 쉽게 기독교의 진리와 바른생활의 철학, 그리고 이와 함께 박희도 박희성 형제분에 대해 관심을 일꺠워준 사람이 바로 하이디 박(54, 위 사진) 이다.

미국이름 하이디로 알려져 있는 그녀 박현경씨는 나름 맹렬 여성이다. 뉴저지 일원서는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어덜트 케어 센터인 노아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그녀는 난해하기 이를데 없는 외진 이오네스코를 알고 있는 문학적이며 감성적인 인물이다. 그에게는 그 어느 누구 보다도 아버지 어머니가 많다. 요즘에는 병원을 위시해 하다못해 백화점 매장에서도 나이 든 환자, 고객들을 모두 어머님 아버님으로 호칭하는 통에 그 단어의 정감이 인플레 되어 퇴색한 느낌이 있지만 자신의 센터 회원 모두를 아버지 엄마로 부르는 하이디의 그 호칭에는 진심어린 애정과 관심이 듬뿍 담겨 있다.
그녀는  ‘항 범 쉬’의 가르침을 솔선해서 따르면서 이를 알리기에 열성이다. 그녀의 사무실에는 이 항범쉬 가르침의 궤도가 멋지게 장식돼 있다. (아래 사진)

  그녀를 알게 된것은 10 여년 전, 내 부모님이 그녀의 센터에 다니기 시작 하면서 부터였다. 필자가 서울에 있을 때였는데 부모님과 통화를 할때 마다 그녀의 칭찬이 자자했고 특히 어머니가 허리 수술을 하고 병원에 입원해야 했을 때 하이디는 친딸인 베이사이드 내 여동생 만큼이나  극진히 우리 어머니를 간호 하고 챙겼다. 나는 전화 통화를 통해 몇번이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어야 했다.

4년 여 전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정착 했을때 만나 보니 역시 진국이었다. 서슴없이 오빠라고 부르며 다가오는 그녀와 자연스레 오누이 처럼 지냈는데 가녀린 외모와는 달리 관심사도 많았고 행동력 또한 왕성했다. 동포들의 권익, 사회참여, 그리고 가정파괴 현상, 가정 폭력에 관심이 많은 그녀는 방송을 하고 있는 내 스튜디오로 여러 사람을 데리고 왔다.

이제는 매우 친한 친구사이가 된 나와 갑장인 밥 쿠글러 세들부룩 경찰서장을 데리고 온 사람도 그녀였고 한인  경찰의  모범으로 청소년 법률 봉사단체 유스렉 창설의  한 주역, 다니엘 송 경관도 그랬고 지금은 억울하기 짝이없게 덴버리 교도소에 있는 닥터 주, 주애리씨도 그랬다.

그리고 이태 전 어머니가 구순 가까운 연세로 세상을 떠나셨을 때 그녀는 정말 모든 장례 일정을 주관하다 시피 하며 우리 가족에 큰 힘을 줬었다. 그때 그녀의 존재는 우리에게는 축복이었고 참으로 눈 부셨다.

그런 그녀는 매번 “오빠와 긴히 할 말이 있으니 언제 차분하게 시간을 내달라”고는 했다. 우리 부부는 처음에 항범쉬의 가르침을 입에 달고 사는 그녀가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 함께 다니자는 그런 얘기를 할것 같다고 지레 짐작을 하고는 전전긍긍해야 했다. 앞서 언급한 저간의 상황은  그녀의 그런 전도(?) 권유를 냉정하게 뿌리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랬는데 얼마전 정작 시간을 내서 얘기를 들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바로 박희도 박희성 형제분을 중심으로 한 친일파 문제였다.

“오빠는 친일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교회 얘기 일까봐 다소 긴장하고 있었던 나에게는 의외의 잘문 이었기에 안도 할 수있었지만 질문 자체는 요령 부득이었다.

“친일파를 어떻게 생각 하냐니? 그들이 좋은 사람이냐 나쁜 사람이냐는 질문은 아닐테고…”
“친일파가 아닐 수도 있는 사람이 천하의 몹쓸 가장 나쁜 친일파로 낙인 찍혀 있어서 그 후손들이 평생을 두고 큰 불이익과 불명예를 당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런 사람이 현경씨 주변에 있나 보지요?”
“박희도씨라고 들어 보셨어요?”
“예, 이름은 알지요, 삼일 운동때 민족 대표였다가 나중에 변절한 청년 기독교 목사라고 알고 있지요.”

“오빠도 대뜸 그렇게 말 하시는군요. 하지만 그분은 친일파가 아닙니다. 우리 민족의 장래와 번영을 누구보다 걱정한 분이셨습니다.”
“박목사가 박대표와 무슨 특별한 관계가 있나요?”

“바로 제 친 시할아버지 이십니다.”
이렇게 해서 박희도 목사와 그의 친동생인 박희성, 1호 공군 독립군의 이야기가 나에게 다가왔다.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고 했더니 박희도 목사는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그의 손주 며느리 현경씨가 강력하게 주장하는 심모원려의 애국자, 민족 지도자, 종교 운동가, 사회 사업가 까지는 몰라도 다시 평가해야 할 부분이 상당히 많은 인물이었다.  그녀는 사람이 사람을 규정하고 낙인을 찍고 단죄 하는 일이야 말로 일곱 동물의 잘못을 한데 모아 놓은 것과 같은 일로, 이는 이오네스코의 코뿔소와 같은 부조리라고 강력히 말하고 있다.

현경씨는 글 쓰는 나에게 자신의 시할아버지 그러니까 자신 두 딸의 친할아버지인 박희도 선생에 관한 글을 써 달라고 부탁을 해왔다.    박목사의 셋째 아들이며 셋째 며느리인 자신 시부모님께 들은 이야기들이며 자신이 찾은 온갖 자료들은 넘겨 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이국땅인 이곳 미국에서 쓸쓸히 숨져간 박희도 목사의 친 동생인 박희성 선생, 그러니까 자신에게는  작은 시 할아버지야 말로 새롭게 발굴해서 후세들에게 귀감이 되는 이야기로 전승 돼야 할 인물이라고 강조한다.

내 입장은 한마디로   불감청이언정 고소원 이라고 감히 청하지는 못하지만 몹씨 바라던 바 였다.

“친일파 문제의 새로운 차원의 해결이야 말로  민족의  양분을 막는 시급한 과제”

며칠전 독일의 프랑크 프루트 신문은 요즘의 한국 정치 경제 사회 상황을 담은 르뽀 기사에서 한국의 현상황을 ‘내전상태’ 라고 규정해 눈길을 끌었다.
진보와 보수의 대립이 경쟁과 견제의 단계를 훨씬 넘어 내부 전쟁의 단계에 있다는 진단이다. 요즘 한국에서 좌우의 대립은 모든 사람들이 혀를 끌끌 차고 있는 고질병중의 고질병이다. 조금 과장하면 한국사회 와 정치에 있어 만악의 근원쯤이라고 할까.

따져보면 그 극한 대립의  그 단초가 바로 친일파 청산 문제 아니었던가.  이 때문에 지금 까지도 죽창가가 논란의 상징이며 대상 아닌가.  막연하기에 늘 궁금했다.    어디까지가  친일파를 나누는  기준이고 어디 까지가 청산의 모습일까. 실제 가능하기나 할까.

그렇지 않아도 평생을 기자로서 목탁을 자처하며  사회를 종횡하며 글을 써온 필자로서는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짚어보려 하고 있었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 누가 승자고 누가 패자냐의 문제가  아닌 우리 인간사의 문제로 접근해 보려 했었다. 그랬는데 이 문제에 있어서는 필자의 선배인 하이디 박이 간곡하게 부탁을 해온 것이다.  항범쉬는 박희도 목사 가문에 전승돼 내려오는 가문의 가르침이란다.

       

<사진,  서울 망우리 공동묘지에 있는 박희도 목사의 묘소와 형무소 복역시  수의를 입은 박 목사의 사진.  왼쪽 묘지 사진의 비석은 국군 정훈학교 장병 일동이라고 건립자를 밝히고 있는데,  그 비문에는 선생은 반민특위에서 석방된 후 세상의 비난과 오해를 뒤로 하고 병든 몸을 이끌고 국군정훈학교를 만들기에 온 힘을 쏟았기에 누가 뭐래도 우리는 이 비석을 건립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

앞으로 필자의 손은 바빠지게 됐다.  즐거운 비명이 계속 나올 판이다.  독자 제현은 기대 하시라.  박희도 박희성 형제분의 일대기와 함께 친일파 청산문제로 발화된 우리 민족의 현단계 최고 난제, 진보 보수의 갈등 대립을 어떻게 볼 것이며 어떤 해결책이 있을 까 모색  하는 글은 앞서 열거한 일곱 동물의 우를 범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입장에서 항범쉬의 자세로 조만간  연재로 선보일 에정이다.  (4/19 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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