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 손님에 경고 날리는 식당들 부쩍 늘어
바구니에 스마트폰을 넣는 사람들에겐 음식값 할인등
스마트폰 사용으로 가족들과 대화 시간이 줄어들고, 오히려 식사 시간이 늘어나면서 좌석 회전율에 악영향을 끼치자 수년 전부터 세계 곳곳의 요식업계에선 스마트폰 사용 금지 규정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고 CNN이 3일 전했다.
CNN 보도에 따르면 일본 도쿄의 유명 라멘 식당 ‘데부찬’에서 지난달 중순부터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식당의 가이 고우타(甲斐康太) 사장은 손님들의 식사 시간이 점점 길어진다고 느껴 라멘 한 그릇을 먹는 데 드는 시간을 실제로 측정해봤다. 그 결과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가이 사장은 “한창 바쁜 시간에 한 손님은 동영상을 보느라 4분 동안 라멘을 먹지 않고 있더라”고 전했다.
데부차는 후쿠오카의 하카다(博多) 라멘을 전문으로 판매한다. 돼지 뼈를 끓인 육수에 면발이 1㎜에 불과한 가는 면을 써서 빨리 먹지 않으면 쉽게 불어 맛이 없어진다. 그런데 많은 손님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느라 라멘을 맛있게 먹지 못했다.
가이 사장은 “많은 손님이 스마트폰을 하느라 라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면서“또 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다른 손님에게도 미안해서 스마트폰 사용을 삼가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은 방침이 소셜미디어(SNS)에 알려지자 대부분의 네티즌은 식당의 좌석 회전율을 위해 이해한다고 했다. 그러나 일부 손님은 불쾌함을 느끼고 음식을 남긴채 나가기도 한다고 가이 사장은 전했다.
그러나 그는 “식당은 집이 아니다”라며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처럼 다른 손님을 존중하면서 식사 시간을 즐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7년에는 싱가포르의 맥도날드 한 지점에서 식사하는 동안 가족과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스마트폰을 넣어놓을 수 있는 투명 보관함을 설치했다. 또 프랑스 남부의 한 식당에선 스마트폰 사용이 적발되면 점원이 휘파람을 불고 옐로카드로 경고를 날린다고 CNN이 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영국의 패밀리 레스토랑 프랭키앤베니스는 250여개 매장에서 부모가 스마트폰을 직원에게 맡기면 14세 미만 어린이에게 무료 음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뉴욕의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는 식사가 끝날 때까지 빵 바구니에 스마트폰을 넣는 사람들에겐 음식값을 할인해주고, 텍사스의 한 레스토랑에선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면서 전화를 못 쓸까 걱정하는 손님을 위해 빨간색 유선 전화를 설치했다.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의 엘리자베스 던 심리학 교수는 “식사 자리에서 대화가 지연될 때, 스마트폰이 지루함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사람들과 식당 등에서 시간을 보낼 때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주의가 더 산만해지고, 사회적 상호 작용에서 얻는 즐거움이 약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