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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장편 이민 현장소설> ‘영웅의 약속’ 연재 99회

안동일 작

대망의 고구려 프로젝트

그랬더니 카니는 사람 한테는 서로 맞는 체온이나 내음이 있는 모양이라고 했다. 빌리가 자신에게는 그런 사람이라면서 그런데 빌리와 섹스할때 언제나 느끼는 불만이 딱 한가지 있었다고 했다.
‘사랑이 끝난뒤 빌리는 언제나 조금 있다가 벌떡 일어나서 욕실로 달려 가는데 난 그게 그렇게 섭섭할 수 없었어, 조금만 더 옆에 있어주면 어디가 덧나? 숙정이도 그러더라.’
‘숙정이하고 그런 얘기까지 다해?’
‘그럼, 난 그애의 카운슬러인데…’
그러고 보니 알만했다. 숙정의 침대 메너가 어쩐지 카니를 점점 닮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어휴 음탕한 여자들,어떻게 부끄럽게 그런 얘기들을…’

카니는 숙정이 좋은 여자이기는 하지만 자신처럼 빌리에게 바라는 것은 없다고 했다. 자신이 빌리를 독차지 하기에는 빌리라는 왕자가 너무 크다는 것을 잘 안다고 했다. 빌리는 괞히 쑥스러워 지는 기분을 느껴야 했다. 그때 빌리는 그런 쑥스러움을 면하기라도 하려는듯 마주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옆으로 가서 그녀의 뺨을 잡고 입을 가져갔다. 카니의 손도 빌리의 목덜미로 왔다. 빌리가 입을 열어 그녀의 입안으로 혀를 넣으려 했더니 그녀가 얼굴을 떼며 손가락 하나를 가져와 입술에 댔다.
‘됐어 거기까지만’
그러면서 카니는 또 엉뚱한 소리를 했다.
‘빌리도 결혼해, 결혼하고 나면 내가 또 부인 위하는 법 잘 가르쳐 줄께, 그때 까진…’
‘뭐라고 결혼하면 그런걸 가르쳐 준다고? 말도 안되는 소리.’
‘왜 빌리가 손해잖아, 나랑 그러면…’
‘그럴까? 하지만 난 결혼하면 다른 여자 쳐다도 안볼텐데.’
‘행여 그럴 수 있겠다.’
그때 왕노사와 주메니저가 돌아오는 소리가 났기에 두사람의 대화는 거기서 멈춰 져야 했다.
거실에 들어선 왕노사와 주메니저는 빌리와 카니가 단둘이 있는 것에 다소 움찔하면서 주위를 유심히 둘러보는 눈치였지만 꺼릴게 없었던 두사람의 자연스러운 태도에 금방 평정을 되찾았고 넷이서 유쾌하게 저녁을 먹었었다.
카니는 자신이 왕자가 된 동생에게 인생교범을 가르쳐 줬다고 했고 왕노사는 ‘그럼 그럼 카니가 누나니까’ 했었다.

링컨 컨티넨탈은 홍콩항이 내려다 보이는 로렌스가 언덕길을 올라가고 있었다.
“빌리 왔다고 내가 숙정이한테 전화한다, 마침 오늘 숙정이 스케줄이 없거든.”
“연락을 하게되면 제가 하겠습니다, 인생 스승 누님.”
“알았어 꼭 전화해줘, 참, 방은 우리호텔에 잡아놨어.”
“노인이 집에서 자라고 하면 어떡 하지?”
“아니야, 노인이 시키신 일이야, 열흘간 여자 손목도 안잡았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보지.”
“누가 손목도 안잡았다고 그랬어? 얼굴 안 봤다고 그랬지.”
카니가 빌리의 손등을 탁 쳤고 정원에 나와 있던 왕노사가 차안의 그 광경을 봤는지 빙그레 웃고 있었다.

 

빌리는 다음날 밤 비행기로 뉴욕으로 날아왔다. 지난 2주일간 놀고 온것도 아니었는데도 마치 그랬던 것 처럼 일이 산더미 같이 밀려 있었다. 크리스의 공간이 비어 있었기에 더욱 그랬다. 크리스가 빠진 4명의 이사들 가지고는 일을 처리 할 수 없을 정도로 회사가 커져 있었다. 각 부문 책임자가 다섯명이 아니라 50명이 되어도 벅찰 정도 였다.
빌리는 신문에 전문 경영인을 찾는 광고를 냈다. 뉴욕 타임즈며 데일리 뉴스에도 냈지만 교포 신문에 낸 전면 광고에 사실은 중점을 두고 있었다. 중국의 진현방이 경제위원회 특별회의 출석해에 몇가지 원칙만 지켜 진다면 자신으로서는 요동개발 프로젝트에 반대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밝혔다는 연락이 온 날이었다. 멋진 요동개발 프로젝트 계획서 초안이 때마침 나왔다. 빌리의 아버지 정태훈 박사와 그의 메사츄세스 공과 대학 동창 박사들이 감수를 한 세계 최고 수준의 관광 문화도시 건립 계획이었다.
빌리네 윌리엄 엔터프라이즈 각 계열 회사에 전문 경영인이 되겠다는 사람들의 이력서가 쇄도 했다. 명문대학에서 박사 학위며 MBA를 마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빌리와 같이 변호사 자격증을 지닌 사람도 꽤 있었다. 또 관련 업체에서 상당한 경력을 쌓았고 성가를 올리고 있는 인물도 많았다.
빌리가 중점을 두고 찾은 사람은 기계공학 전문가 들과 유창한 언변의 국제 세일즈 능력이 있는 사람들 이었다. 패션쪽 보다는 러시아의 보로이와 진행하고 있는 중기계 무기 세일즈 분야를 집중적으로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빌리는 자신이 직접 나서 그들과의 인터뷰를 주관했다. 상대자가 한인일때는 자신도 한국인이라고 밝히면서 한국말로 질문을 던졌다.
많은 사람들이 놀랬다. 한국인의 피가 섞여 있기는 하지만 중국계로 알려져 있는 탈라리아 패션의 사주가 완전한 한인 이었다는 사실이 날개 돋힌 말이 되어 온 뉴욕으로 퍼졌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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