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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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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장편 이민 현장소설> ‘영웅의 약속’ 연재 95회

안동일 작

 

대망의 고구려 프로젝트

 

전날과 거의 똑같은 일정으로 다음날은 홍콩에서 진현방과 아침부터 다음날 새벽 까지 거의 20시간을 함께 보냈다. 빌리와 헤리, 그리고 진현방과 한조가 되어 베이 브릿지 난코스를 라운딩 했던 것이 전날과 달랐다. 진현방의 스코어는 전날 만큼 좋지는 않았지만 그는 헤리에게 한마디씩 얻어 듣는 어드바이스가 최고 라면서 기뻐 했다.
“빌리. 헤리, 자네들 홍콩이나 심천에 올때 마다 꼭 나한테 연락 해야돼? 언제라도 자네들이라면 시간을 낼테니까, 꼭이야.”
구룡반도에서 대륙으로 들어가는 구룡교 검문소 앞에서 일부러 자신의 캐딜락 세단에서 뛰어나와 빌리와 헤리의 손과 어깨를 몇번이고 쳐대면서 진현방이 신신당부 하듯 던진 말이었다.
“일단은 저친구에게 좋은 인상 심어 주는데는 성공한 것 같은데, 정작 그 얘기 꺼내면 어떻게 나올런지…”
빌리가 저쪽에 설치돼 있는 검문소 차단기가 올라갔다 내려가는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옆에 앉은 헤리에게 말 했다.

검문소는 주로 대륙 사람들의 무분별한 홍콩 출입을 통제 하기 위한 것이었다.홍콩에서 그쪽으로 넘어가는 것은 상대적으로 자유스러웠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다고 하겠지…”
진현방은 빌리네가 고구려 프로젝트의 주역이라는 사실은 꿈에도 모르고 있을 터였다.
빌리의 보고를 들은 왕노사는 껄걸 웃으며 일은 반쯤 성사된 것이나 진배 없다고 했다.
“중국인들은 한번 사귀기가 어렵지 일단 사귀어 놓으면 마누라 까지 빌려주는 사람들이니까…”
“자기 부인까지 빌려 준다구요?”
“말인즉슨 그렇다는 얘기지.”

“그런데 그 얘기를 어떤 자리에서 어떻게 꺼내느냐가 문제입니다.”
왕노사가 잠시 생각 하는듯 하더니 말문을 열었다.
“자네들은 최근에 알게 된것으로 하면 되겠네, 이곳에서는 그일이 나와 일본에 김천수영감이 주동이 돼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까, 자네가 최근에서야 나한테 제의를 받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상의 하는 식으로 나오면 아주 자연스럽겠군, 그래 그거야.”
노인의 지헤는 놀라운 것이었다.
“이번에 블라디보스톡 갔다가 동경에 꼭 들리라구, 그 노랭이 영감이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으니까.”
“네 그럴려구 하고 있습니다, 헤리 통해서 얘기두 들었고,..”

*****

어떻게 된 셈인지 집안시에는 지적도 라는게 없었다. 현재 나 있는 도로며 건물 가옥들의 정확한 재원 이며 구조를 알아야 개발 계획을 세우고 새 도시 설계를 할 수 있을텐데 그것이 없었던 것이다. 엉성하기 짝이없는 지도와 건물 대장이 있었을 뿐이었다. 그나마 그것들을 빼내는 일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무어 그리 비밀이 많은지, 아니면 자신들의 형편없이 낙후된 도시행정 능력이 외부에 드러나는것이 부끄러웠던지 행정 관서인 인민위원회는 그것들을 공개 할 수 없다고 나왔던 것이다.

오히려 지도는 인근 군부대에서 빼낼 수 있었다. 10여년 전에 측량한 1만분의 1지도 였다. 어렵사리 인민위원회의 건물대장을 복사해 내기는 했지만 그것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그래서 비행기로 사진을 다시 찍기로 했다. 아직 개발 계획이 승인 되지 않은 시점에서 그일을 한다는 것은 엄청난 어려움이 따랐다. 빌리네는 역량을 총동원해 중앙의 조남훈장군과 주영장 서기의 입김을 동원하고 실무자들을 구워 삶는 천신만고 끝에 그 일 까지 끝낼 수 있었다.

진현방 공략은 어렵사리 막바지에 접어 들고 있었다. 블라디보스톡으로 그를 초대해 빌리네 비지니스를 보여 준 뒤 만찬 석상에서 은밀히 말을 꺼냈을때 깜짝 놀라며 그일에 가담하지 않는게 좋다고 나왔지만 계속되는 빌리와 헤리의 설득과 회유에 그는 흔들리고 있었다. 그를 가장 크게 흔들리게 한것은 빌리네가 소련산 최신예 원자력 항공모함을 중국이 살 수 있게 주선하겠다고 나온 것이었다.

“이보게 진 라오타, 친구 좋다는게 뭔가? 우리가 엄연히 중국땅인 그곳에 투자하면 우리의 우정은 더 돈독해지는 것 아니겠나? 지금 이시대에 와서 민족 문제가 뭐 그리 위험 하다고 영토 문제며 조선족 문제를 그리 염두에 두는가? 중국내에서 북쪽 한구석에 조선족들이 좀 잘 살면 뭐 나쁠게 있는가? 괞히 체면에 얽메이지 말고 크게 마음을 먹도록 하게, 친구 좋다는게 뭔가? 그리고 우리가 중국이 그토록 갈망 하고 있는 프레미형 원자력 항공모함을 반드시 구입 할 수 있게 해 준다니까…”
“이 친구들 정말 못 당하겠군, 알았어 생각해 볼께.”
“생각 하고 자시고가 뭐가 있어? 서로 좋은 일인데, 거기다 골프장 지으면 자네야 평생 무료 회원 아니야? 헤리가 또 평생을 무료 레슨을 해줄거고, 난 어김없이 내기에서 잃어줄 테니까…”
“외숙 한테 하도 강경하게 얘기를 해놔서…”
“우리야 법적으로 미국사람들 아니야, 자네 숙부인 주석어른도 항모얘기 하면 태도가 달라지실텐데…”
진현방이 태도를 바꾸는 것은 이제 시간 문제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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