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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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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장편 이민 현장소설> ‘영웅의 약속’ 연재 87회

안동일 작

빌리 인생의 위기,  기소와 재판

 

그날 공판을 마치고 재판정을 나서는 순간 부터 변호인측과 검찰 측의 명암이 극명하게 나타 났다. 전 언론이 빌리네를 에워 싸면서 환호하는 분위기로 맞았고 호의적인 질문을 던져 댔다. 큰짐 하나는 벗은 셈이었다. 살인혐의는 누가 봐도 명백하게 벗겨지고 있었다.
검찰은 또 실수를 하고 있었다. 조직범죄 단체 결성 문제를 다루기로 했던 다음 공판을 매춘과 미성년자 유기문제로 바꾸자고 제안 해온 것이었다. 자신들로서는 유죄로 만들기에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인 조직범죄 문제 마저 분위기가 급전 되면 큰일이다 싶었기에 그러는 듯 싶었다.
빌리네로서는 아무래도 좋았다. 그랬는데 두번째 공판에서 알프레드는 큰 망신을 당해야 했다.
알프레드는 빌리를 파렴치한으로 만들어 내려 했다. 모델 에이전시를 인수해 모델들을 유력 인사들에게 소개해 몸을 팔게 하고 거액을 착취했다고 들이 댔다.
각종 파티며 쑈에 부탁을 받고 모델을 차출했던 일을 물고 늘어지고 있었다. 그거야 모델들의 일 이기도 했다. 출연료를 받고 파티나 자동차 쑈 가멘트 쑈 등의 꽃으로 등장하는 것을 막으면 모델의 수입이 어디 있단 말인가. 개중에 계약 시간이 끝나 자기들끼리 어떤일을 하는 것 까지야 어떻게 에이전시 회사에서 간섭할 수 있단 말인가.

가장 확실한 증거라면서 제시하는 것이 빌리의 개인구좌 입급표였다. 많은 모델들이 온라인으로 수표나 현찰을 입금 하고 있는 기록이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 증거야 기꺼이 증언대에선 몇명의 모델들의 증언으로 여지 없이 박살나고 말았다.
“미스터 청은 내가 만난 어떤 남자들보다 잰틀하고 예의 바른 분입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은인입니다. 우리들이 가장 어려울때 아무런 조건 없이 거액의 돈을 빌려 주었습니다. 우리는 다달이 여유가 생기면 그분의 구좌로 입금했습니다.”
검찰측 증인으로 나온 모델이 알프레드의 얼굴을 못들게 하는 증언을 했다.
“내가 언제 몸을 판 돈을 빌리에게 바쳤다고 했습니까? 다달이 빌리에게 돈을 보냈다는 얘기만 하면 된다고 했잖아요. 남자들하고 가끔 잤다고 그랬지, 몸을 팔았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거야 제 아파트에서 다 말씀 드린것 아닙니까? 검사님이 그날 밤 제 아파트에 왔을때… ”
그녀가 갑자기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말꼬리를 흐렸다.
“제퍼슨양이 무언가 착각하고 있군요.”
검사가 얼굴이 붉어져 말했다.
미성년자 약취 혐의도 간단 했다. 빌리네 봉제 공장이며 생산업체에 나이를 속이고 들어와 일을 하고 있었던 히스페닉계 소년 소녀들이 몇 있었던 모양이었다. 간부들도 어떨때는 대충은 짐작을 하고 있었지만 돈을 벌어야 하는 그들의 딱한 사정을 봐서 대충 넘어간 적은 있엇다.그러나 그들에게 과도한 일을 시키거나 학대한 일이 있엇다는 것은 천부당 만부당 한 일이었다.
검찰측 증인으로 나선 미성년자의 어머니가 또 검사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 3백 파운드는 되어 보이는 뚱뚱한 여인 이었다.
폴 제퍼슨이란 젊은 변호사의 반대 신문 에서 였다.
“증인의 딸이 집에 돌아와 울었다면서요?”
“네, 매일 밤 그랬습니다. 마틴이 다른 여자 친구를 사귄다고…”
“일이 고되서 운 것은 아니군요?”
“그렇죠, 회사에서는 사람들이 잘 대해 준다고 했습니다.”
“왜 증인의 딸은 나이를 속였을까요.”
“내 맥주값을 벌어야 하니까요.”
“증인은 뭘 합니까?”
“놀고 있지요.검사님은 이런 질문 없을거라고 했는데…”
설혹 유죄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씨엔씨 매뉴펙쳐의 대표는 박영우로 되어 있었다. 그런일에 대주주가 처벌 되는 법은 없었다. 또 미성년 종업원들이 재판부 앞으로 탄원서를 보내왔다. 자신들이 빌리네 공장에서 받았던 대우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받은 인간의 대접 이었다고…

재판은 신속하게 진행 한다고 했지만 석달 이상을 끌어야 했다.
폭행건에 대해서는 검찰은 어떻게 수소문 했는지 매리옷 호텔에서 빌리의 공중회전 돌려 차기에 턱이 빠져 버린 라루시 부하들을 증언대에 세웠다. 그러나 그것은 놀림감 밖에 되지 않았다. 수십명이 빌리와 유진을 에워 싼 상황에서의 정당 방위임이 명백 했기 때문이다.
역시 재판의 촛점은 빌리가 차이나 타운 플라잉 드라곤파의 일원이냐 아니냐는 점과 24K를 결성하고 배후에서 조종한 인물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를 놓고 지리한 공방을 벌여야 했다.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선 레리 우는 빌리가 6년 전부터 플라잉 드라곤에 가입한 두목급 인사 였다고 증언 했다. 죽은 이전구나 지금 조직을 이끌고 있는 이 가영도 빌리에게는 한 수 접어 주는 최고위급 두목이라고 했다. 자신들은 빌리의 명령에 따라 트럭 싸움에 가세 해야 했고 봉제공장 강제 인수에 동원 됐고, 올랜도 모델 대회에도 동원되어야 했다고 증언 했다. 빌리의 말은 지상 명령이었다고 덧붙이기까지 했다. 검찰은 빌리가 차이나 타운 조직의 보스인 동시에 이탈리안 마피아하고도 끈끈한 유대를 지니고 있는 가공할 만한 범죄 꾼이라고 몰아 세웠다. 그들은 빌리가 존 젠마노와 각별한 관게에 있다는 것을 여러 각도에서 입증 하고 있었다.

존 젠마노의 증언이 결정적이었다. 어떻게 화려한 전과를 지닌 암흑의 보스로 알려진 사람의 증언을 들을 수가 있냐고 변호인측의 증인 신청에 대해 검찰이 이의를 제기 했지만 웬일 인지 재판부는 이번 만큼은 빌리네 편을 들었다. 판사도 개인적으로 젠마노가 어떤 말을 할 것인지 호기심이 발동 했던 모양이다.
“50년전 내가 청운의 푸른 꿈을 안고 이탈리아의 시골 섬에서 뉴욕으로 왔을때 나에게 다가온 것은 좌절과 천대와 멸시 였습니다. 나는 그런것을 나 나름 대로의 방식으로 극복 했습니다. 개중에는 나의 방식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나는 어느정도 극복 했습니다. 빌리를 처음 보았을 때 나는 그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잇엇고 그 후 그들과 친하게 친구롤 지냈습니다. 친구라는 말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존 젠마노는 친구도 가질 수 없습니까?빌리와 유진은 비지네스맨 입니다. 나도 비지네스 맨이라고 말하지만 나와는 다른 차원의 비지네스 맨이라는 얘기 입니다. 차이나 타운의 이가영과 친하고 또 나하고 친하다고 해서 같은 클래스의 비지네스 맨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 재판을 가만히 지켜 보면서 내가 참 몹쓸 사람이라고 새삼 느꼈는데 나하고 친하면 모두 몹쓸 사람이 되는 구나 싶어서 였습니다. 나는 부통령과도 친하고 상원위원 과도 친합니다. 그들과 골프도 치고 포커도 합니다. 그러면 그들은 왜 기소가 되지 않습니까?”

김광호목사의 증언도 빌리의 행위가 선행이었고 오히려 청소년 선도를 위해 엄청난 효과를 보였다고 강조하면서 배심원 들의 심금을 울렸다.
검찰은 횡령과 탈세 부분에 대해서는 기소를 취하 하겠다고 나왔다. 횡령 부분에 대해 빌리가 법상 스님의 상좌인 석륜스님이 주동이 돼 벌이고 있는 인도의 빈민촌에 국민학교 세워주기 운동 기금으로 거액을 희사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빌리네 변호인 측에서 인디안 커뮤니티의 교사 한사람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있었고 이 사람이 증언대에 서면 빌리의 줏가는 더 올라가게 되어 있었다. 지난번 모델대회 이익금을 계열회사별로 나눴던 것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은 탈세 부분은 재판의 분위기로 봐서 일괄로 무죄가 평결 되면 배심원 없는 국세 재판소에의 기소 마저 불가능 하기에 고육책으로 취하 했던 듯 싶었다.

평결이 내려지는 날, 배심원들이 유리벽을 치워 달라고 요청했다. 결과는 이제 확실 했다.
백인 8명 흑인 2명 동양인 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 모두가 자리에 앉으며 빌리에게 미소를 던졌다.
“평결을 발표 하겠습니다. 살인교사 무죄, 조직범죄단체 결성 무죄, 폭행 무죄, 미성년 약취 무죄, 매춘 알선 무죄, 일곱 죄목 모두 무죄로 평결 됐습니다. 윌리엄 정은 무죄 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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