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ykorea
연재소설

<장편 이민현장 소설> ‘영웅의 약속’ 연재 85회

안동일 작

빌리 인생 최대의 위기

 

만반의 준비를 해 놓았다고 스스로를 다지고 있었지만 목이 바짝 바짝 탔고 입술이 말랐다. 사실은 기소된 빌리나 유진 보다도 친구들이 더 했다. 크리스는 아예 음식을 먹지 못했다. 옆에서 보기에 딱할 정도였다.
빌리에게 가해진 횡령과 탈세 부분이 전적으로 자신의 잘못이라고 괴로와 하는 것이었다.
“걱정하지 말래두, 네 잘못이 아닌데, 우리 준비 한대로 나가면 다 밝혀지게 돼있어? 그리고 까짓것 그부분 유죄 된다면 벌금좀 내지뭐, 살인범으로 몰려 있는 판에, 제발 밥좀 먹어라. 응?”
이렇게 말하는 빌리와 유진도 사실은 며칠째 밥을 못 먹고 있었다.

마침내 공판의 날이 다가왔다.
인정 심문이 끝났고 검찰의 공소요지 발표가 있을 차례였다.
알프레드 클라크가 마이크 앞에 섰다. 가운데 가르마를 타고 포마드를 바른 녀석의 머리와 눈썹이 높은 천정의 할로겐 램프와 형광등 불빛에 반사 되어 흰 색으로 보여지고 있었다. 마치 괴기영화의 살인마 같았다.알프레드는 판사를 한번 쳐다보고 맨 앞줄 피고석의 빌리를 쳐다보고 그리고 방청석을 죽 둘러 본뒤 입을 열었다.
방청석은 입추의 여지 없이 가득 차 있었다. 빌리의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도 보였고, 회사의 식구들, 그리고 비키도 나와 있었다. 그녀는 옆에 앉은 페트리샤의 손을 쥐고 있었다. 존 젠마노의 모습도 보였다. 그의 출현은 빌리에게는 불리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역시 빌리는 마피아로구나 하는 인상을 심어 주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젠 마노는 자신이 법정에 나서겠다고 우겼고 샥스틴이 무슨 뜻에서 였는지 찬동을 했던 일이었다. 촬영이 허가 되지 않았기에 법정의 모습을 스케치 하는 신문사며 방송국 소속의 화가들이 게속 파스텔 쥔 손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 미국을 기회의 땅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유의 땅이라고 합니다. 누구나 성실한 노력으로 균등한 기회를 활용하여 자신의 희망을 실현 할 수 잇는 자구상 최고의 나라 라고 칭송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기회의 나라라고 하지만 6년 만에 30억 불을 벌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게 정상적인 방법으로 가능 하겠습니까?”
방청성에서 수근 대는 소리가 들렸다. 신문에는 빌리네가 10억 달러 정도의 재산을 일궜다고 발표돼 있었는데 검사가 그 세배를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피고 윌리엄 청과 유진 초이는 상상을 초월하는 갖가지 부정한 방법으로 이런 엄청난 부를 착취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살인도 서슴지 않았고 조직범죄 단체를 결성해서 폭력을 일삼았고 미성년자를 고용해 중노동을 시켰고 여성들에게 매춘까지도 시켰습니다. 자유와 기회를 폭력과 죄악으로 더렵 혔던 것입니다. 이런 중죄인을 우리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 시키기위해 우리 검찰은 수년간에 걸친 다각적인 수사 끝에 이들을 기소하기에 이르렀고 이 재판이 열리게 된 것입니다. 피고인들은 가증 스럽게도 명백한 증거들이 있는데도 자신들이 무죄라고 우기고 있습니다. 앞으로 재판을 통해 이들의 죄상이 낱낱이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배심원 여러분.”

클라크는 색유리로 되어 있는 저쪽 벽을 쳐다보고 있었다. 재판정에 들어선 사람들이 진작 부터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었듯이 이 법정에서는 배심원 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다른 법정에서는 의례껏 법정 왼쪽 높은곳에 설치돼 있는 열두명 배심원들의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그쪽은 색유리로 가려져 있었다. 이또한 빌리네에게 엄청나게 심정적으로 불리한 일이었다. 배심원들은 자신들의 안전을 이유로 피고나 피고측 사람들에게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고 나섰던 것이다. 검찰측의 은근한 유도에 의해 일어난 일이었다. 말하자면 빌리네를 잔혹한 범죄 집단으로 본다는 이야기 였다. 자신들의 얼굴이 알려 지면 어떤 협박이나 보복이 가해질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재판이 끝나 길을 가다가도 방청석에 있던 빌리네 부하와 마주치면 어쩌냐는 것이엇다. 판사도 냉큼 이 제안을 받아 들여 저쪽에서는 이쪽을 볼 수 있는 유리벽을 설치토록 했던 것이다.
클라크는 벽을 보며 얘기를 계속 했다.
“재판은 신속하게 진행 될 것입니다,모든 명백한 증거와 증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합중국의 법과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집에도 돌아가지 못하고 가족들과 헤어져 격리 생활을 해야 하는 여러분들의 노고 를 한시라도 빨리 덜어 들이기 위해 본 검찰은 노력 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 하는데 이들의 죄상은 명백 합니다.”

클라크가 의기양양하게 자신의 자리로 돌아 갔고 피고측의 모두진술이 있을 차례였다. 샥스틴변호사가 나섰다.
“존경하는 재판장, 그리고 배심원 여러분, 검찰측이 이나라가 기회의 나라라고 했고 또 자유의 나라라고 했는데 참 좋은 말입니다. 바로 그렇습니다.”
샥스틴 영감은 오랫만에 형사법정에 선다면서도 구수하게 말을 잘했다. 마치 옆집 할아버지가 동리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 주는듯 했다.
“나의 의뢰인들은 바로 이 자유와 기회를 가장 잘 활용 하면서 미국의 꿈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것을 만방에 과시한 모범적인 청년 들입니다. 이들을 격려하고 칭송하지는 못할 망정 얼토당토 않은 모함으로 이렇게 법정에 서게해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게 한것이야 말로 개탄 스러운 일입니다. 우리 의뢰인들이 6년전 비지니스를 시작 할때 부터 나를 찾아 왔기에 나는 그들의 성장 과정을 옆에서 쭉 지켜 봤습니다. 그들은 선량한 시민이었고 정당한 방법으로, 창의력과 성실성으로 오늘의 부를 이뤄 낸 실업가들입니다. 조직범죄의 두목이다, 살인을 교사했다. 매춘을 강요했다, 이런 일들은 천부당 만부당 합니다. 검찰측이 제시하는 증거들은 우리 의뢰인들과 변호인단에 의해 그 허구성과 논리적 비약이 하나 하나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피고인들이 무죄라는 것을 강조 하면서 우리측도 재판이 신속하게 진행되기를 원하고 있다는것 분명하게 밝혀 둡니다.”

피고측이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천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판사가 검찰측과 변호인 측을 자신의 벤치로 나오라고 했다. 앞으로의 일정을 협의하기 위해서 였다.
검찰 측은 20명의 증인을 신청해 놓고 있었고 변호인측은 단 7명을 증인으로 신청해 놓고 있었다. 물론 재판이 진행 되면서 그때그때 새로운 증인이 채택 되지만 일단 초기에 신청한 증인들을 중심으로 일정을 짜야 햇다. 샥스틴 영감은 검찰측이 원하는대로 해주겠다고 나왔다. 그만큼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검찰측은 공소장에 제시된 각 범죄순으로 심리를 진행하자고 했고 합의가 금방 이뤄 졌고 재판이 속개 됐다. (계속)

Related posts

<실록(實錄)소설> 순명(順命) 그때 거기 지금 여기 (연재 11)

안동일 기자

<장편 역사소설> ‘구루의 물길’ – 연재 제10회

안동일 기자

<장편 연재소설> ‘구루의 물길’ – 연재 41회

안동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