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기자회 발표, 지난해에는 54명 희생돼
지난 20년간 취재와 보도 활동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1668명의 언론인이 살해된 것으로 집계됐다.
국경없는기자회(RSF)에 따르면 살인 및 계약 살인, 매복 공격, 전쟁 지역 내 사망, 치명적 부상 등으로 2003년부터 2022년까지 1668명의 언론인들이 자신의 업무와 관련해 목숨을 잃었다. 매년 평균 80명 이상의 언론인들이 피살된 셈. 21세기(2000년 이후)로 기간을 확장하면 사망자는 1787명으로 늘어난다.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은 “이 숫자의 이면에는 진실을 갈망하며 저널리즘을 위한 열정에 목숨을 받친 이들의 헌신이 있다”며 “지금은 그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언론인들이 어디에서 일하고 있든 그들의 안전을 전적으로 보장해줄 것을 촉구할 때”라고 밝혔다. 2022년 취재와 보도 활동으로 사망한 언론인 수(57명)는 최근 4년 간 가장 많았다.
국경없는기자회에 의하면 20년간 언론인 피살 사건의 80%가 15개국에서 일어났다. 사망자 수가 가장 많았던 두 국가는 이라크(299명)와 시리아(279명)로, 지난 20년간 모두 578명이 목숨을 잃었다. 특히 2014년 이후 피살된 686명의 언론인 중 335명이 전쟁 지역(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예멘 등)에서 목숨을 잃었다. 우크라이나에서도 지난해 8명의 언론인이 살해됐다.
지난 20년간 유럽 국가 중 언론인 피살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러시아였다. 국경없는기자회는 “블라디미르 푸틴 집권 이후 러시아는 치명적인 방법까지 동원해 언론 자유를 조직적으로 공격해왔다”고 전했다. 이 같은 조직적 공격을 버틴 러시아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 편집장 드미트리 무라토프는 202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노바야 가제타’ 소속 기자들은 괴한의 총격을 받거나 둔기를 맞고 숨졌고, 부편집장은 독극물 중독으로 사망했다.
지난해 살해된 언론인의 47.4%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나왔다. 멕시코와 브라질, 콜롬비아, 온두라스 등 아메리카 국가 4곳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15개국에 속했다. 영국 언론인 돔 필립스는 지난해 브라질 아마존의 외딴 지역에서 사지가 절단된 채로 발견됐다. 그는 그곳에서 밀렵과 불법 금광 채굴, 삼림 벌채와 싸우는 지역 원주민들의 노력을 취재하고 있었다. 아시아 또한 2003년 이후 100명 이상의 언론인이 사망한 필리핀(107명)과 파키스탄(93명), 인도(58명) 등이 위험 국가 목록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