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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장편 이민현장 소설> ‘영웅의 약속’ 연재 39회

안동일 작

/ 콘설리데이트사의 횡포에 견디다 못한 중국인 한국인 봉제 업자들이 단합해서 거래선을 일거에 멕도걸사로 바꿨고 전쟁은 양트럭 회사에서 맞 붙었다는 내용 이었다. 신문은 양사의 입장을 전하고 있기는 했지만 콘설리데이트사가 그동안 이탈리안 조직범죄 단체와 연루된 것으로 광범위하게 인식돼 왔다는 사실을 명기하고 있었다./ 

 

브루클린에 있는 맥도걸 트럭 주차장이 아수라장이 됐던 것이다. 밤에 야음을 틈타 괴한들이 침입해 경비견을 죽이고 차량들을 닥치는 대로 파괴 했던 것이다. 타이어들이 대부분 펑크났고 유리창들이 모조리 박살 났다.
경제적으로야 보험도 있었고 또 엔진 까지 못쓰게 된 경우는 얼마 되지 않았기에 큰 손실은 아니었지만 그날 델리버리는 차질이 있어야 했다.
일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다음날 브롱스에 있는 콘설리데이트 주차장에 거의 똑같은 일이 일어 났던 것이다. 경찰도 대강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확증이 없기에 명확한 발표를 하지 못하는 형국이었다. 빌리는 오렐리의 배짱에 탄복을 해야 했다.
이같은 일이 일어나는 가운데 패션 에리어는 사흘 연속 양 트럭사간의 주차전쟁이 일어나 주먹 다짐이 벌어 져야 했다. 전날은 맥도걸 사가 긴급히 차량을 수리해 몇시간 늦게 패션 에리어로 왔을때 콘설리데이트사의 트럭이 진을 치고 있었고 다음날에는 반대의 일이 또 벌어져야 했다.

사태의 급진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것은 뉴욕 최대의 발행 부수인 데일리 뉴스였다. 이 신문이 다음날 아침 일련의 이 사태를 머리 기사로 대대적으로 보도 한 것이었다. ‘패션 애브뉴 트럭 전쟁’이란 표제 아래 양 주차장에 박살이 난 차량들, 그리고 패션 애브뉴 일대의 소란을 생생한 사진 까지 담아 보도 했던 것이다. 기사는 비교적 정확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동안 콘설리데이트사의 횡포에 견디다 못한 중국인 한국인 봉제 업자들이 단합해서 거래선을 일거에 멕도걸사로 바꿨고 전쟁은 양트럭 회사에서 맞 붙었다는 내용 이었다. 신문은 양사의 입장을 전하고 있기는 했지만 콘설리데이트사가 그동안 이탈리안 조직범죄 단체와 연루된 것으로 광범위하게 인식돼 왔다는 사실을 명기하고 있었다.
누가 봐도 콘설리데이트사가 그동안 횡포를 부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신문은 이 사건에 차이나 타운에 근거를 두고 있는 갱단도 개입해 있고 이탈리안 마피아와 관련이 있으며 아이리쉬 트럭 노조가 뛰어들 공산이 큰 만큼 사태 해결을 위해 당국이 나서야 한다고 했으나 당국도 차량 파괴 행위 이외에는 명확한 범죄행위가 없었기에 섯불리 나설 수 없는 형국이라고 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어찌된 셈인지 신문이 빌리를 중국인 이라고 소개 한 것이다. 콘설리데이트 보이콧은 중국인 빌리 쳉과 한국인 유진 초이라는 젊은 봉제업자가 주도 했다고 보도 하면서 빌리의 이름을 빌리 쳉이라고 썼고 차이나 타운의 최대 조직인 비룡파의 실력자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잘 썼는데, 빌리 쳉, 어떻게 생각해?”
헤리가 빌리에게 신문을 건네면서 말했다.
“그래, 마이클이란 기자 녀석 정말 상 줘야 겠는데…”
“야, 어떻게 중국인이 그렇게 한국말을 잘하냐? 그리고 비룡파 두목이 왜 여기있어? 상하이 주루 3층에 있어야지.”
유진이 빙긋이 웃으며 한마디 거들었다.
“그러니까 이런 얘기가 있잖아, 요즘 소설은 이름하고 날짜만 빼 놓고 모두 사실이고, 신문은 날짜하고 제호만 빼놓으면 모두 소설이라고…”
“그래도 이기사는 취재 잘했잖아. 네 얘기만 빼면 모두 사실이잖아? 그나 저나 나만 이렇게 실명이 콱 박혔으니 앞으로 어떡 하냐?”
“너야 어디 폭력단이라는 얘기도 없었고 건실한 청년 실업가로 나왔는데 뭐.”
“그나저나 이제 앞으로가 문제다. 놈들이 더 기승을 부릴지 아니면 타협하자고 나올지…”
“제임스가 무슨 소식 갖고 오겠지.”
“그래 뉴욕 경찰이 완전 허풀랑이는 아니야, 제임스가 말하는게 계속 맞는걸 보면..”
그때 제임스가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의 표정이 어느때 보다 밝았다.
“어서와, 뭐 좋은일 있냐?”
“좋은일 있기는, 너희들 때문에 바쁜일만 더 생겼는데…”
“뭔데?”
“이제는 기자녀석 경호까지 하게 됐으니 말이야…”
“마이클? 그 친구라면 보호해 줘야지.”
“그래, 우리 캡이 그 친구 각별히 보호해 주란다, 그래서 만나고 오는 길이야.”
“이리로 한번 데리고 오지, 얼굴이나 보게.”
“가뜩이나 위험한데 여길 어떻게 같이오냐?”
“어떤 친구야, 우리도 그친구 애기 하고 있었는데.”
“응 아주 오종종하게 생긴게 독종은 독종이겠어.”
“그러니까 용기있게 마씨녀석들 비리 이렇게 까발렸지.”
“참 어디서 이렇게 취재 했다고 해? 빌리는 왜 갑자기 비룡파 실력자고?”
“그걸 기자들이 얘기 하냐?”
“그나저나 앞으로 어떻게 되겠습니까? 명 탐정 나리.”
“응, 나오면서 들은 얘기인데, 토니가 존한테 불려가서 작살난 모양이던데.”
“당연히 그렇겠지.”
토니는 콘설리데이트며 가멘트 에리어를 관장하는 이탈리안 마피아 중간 보스 였고 존은 젠마노 파의 총두목인 존 젠마노를 말하는 것이었다.
가멘트 에리어는 이탈리안 맙 페밀리 가운데 가장 큰 조직인 젠마노 페밀리의 테라토리였다.
“아무래도 존 젠마노의 상황이 좋지 않으니까 더 이상 이번 일을 확대는 안할것 같은데, 모르지.”
“병원에 있다는군, 귀가 잘렸데, 젠마노가 자기 성질을 못 이겨 물어 뜯은 모양이야.”
제임스가 토니에 대해 계속 이야기 했다.
“설마…”
존 젠마노는 지난해 7년간의 옥살이 끝에 보석으로 출감해 있었다. 형집행정지나 사면이 아닌 조건부 금보석이었다. 살인교사, 범죄조직 결성, 탈세,등의 혐의로 기소돼 유죄 평결을 받고 25년형을 언도 받았는데 5년 만에 교도소문을 나섰던 것이다. 그때도 말이 많았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라는 말을 또 한번 실감 나게 했던 일이었다.
그를 네차례나 기소한 끝에 기어코 유죄평결을 받아내 영웅이 됐던 당시 맨해턴 연방검사 도미니크는 그뒤 뉴욕 시장으로 당선 됐었고 그 여세를 몰아 연방 상원에 진출해 있었다.
그런데 뉴욕이 떠들썩 했던 젠마노의 보석 출감 파티에 도미니크가 참석해 둘이 포옹하는 장면이 보도 되기도 했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사람들은 뭐가뭔지 어리둥절해야 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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