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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HBM5 성능의 8배 ‘차세대 zHBM’ 승부수

AI가속기 위에 HBM 3D ‘적층’… 데이터 이동거리 줄여 성능 향상

전력효율 3배, 열저항 절반 감소… V낸드 8단 적층 ‘z낸드-O’도 첫선

“韓, 2031년까지 메모리 왕좌 수성… 신제품 개발 12개월 단축은 부담”

인공지능(AI)이 질문에 답변을 내놓는 것을 넘어 실제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로 진화하면서, 대화의 맥락을 기억하고 추론할 수 있게 해주는 메모리 반도체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고부가가치 메모리 시장을 향한 각축전이 본격화된 가운데 삼성은 AI 가속기 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쌓아올린 새로운 형태의 메모리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4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컨벤션센터에서 문을 연 ‘FMS 2026’에서 차세대 3차원(3D) 메모리 구조(아키텍처)인 ‘zHBM’의 실물모형(Mock-up)을 내놓았다. FMS 2026은 세계 최대 규모의 메모리 전문 콘퍼런스로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모두 참석하는 대형 행사다.

이날 삼성전자가 공개한 zHBM은 AI 가속기(xPU) 위에 HBM을 수직으로 적층하는 방식이다. 가로·세로(X·Y축)의 2차원이 아닌 높이(Z축)를 활용했다는 의미에서 앞에 ‘z’를 붙였다. 기존에는 xPU 옆에 HBM을 쌓아 올리는 방식이었다면, 이를 위로 올려 xPU와 메모리 간 물리적 거리를 좁혔다. 메모리와 연산장치를 ‘다리’로 연결하던 방식에서 같은 건물의 위아래 층으로 합친 셈이다.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진 만큼 메모리에 들어 있는 데이터가 더 빠르게 xPU로 이동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실제 zHBM이 적용된 차세대 시스템이 HBM5가 적용된 시스템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가 8배나 높아졌다고 밝혔다. 전력 대비 성능은 3배 향상됐고, 열 저항은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를 활용한 기술에도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최신 V낸드가 8단으로 적층된 ‘z낸드-O(zNAND-O)’의 실물모형도 함께 공개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샌디스크와 함께 차세대 저장 기술인 고대역폭플래시(HBF)의 첫 표준을 공개하기도 했다.

HBM이 D램을 수직으로 쌓아올린 것이라면, HBF는 낸드를 적층해 성능을 극대화한 것이다. 낸드는 구조상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고, 비휘발성 메모리이기 때문에 데이터를 유지하기 위해 추가적인 전류를 흘려줄 필요가 없어 적은 전력으로 작동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두 기업의 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2031년까지는 왕좌를 지켜낼 것이라고 전망한다. 프랑스 시장조사업체 욜그룹의 조세핀 라우 분석가는 이날 FMS 2026에서 이같이 전망하며, 한국 정부가 5년 내 웨이퍼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수립한 것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적극적인 투자가 그 근거라고 언급했다.

다만 빠르게 변하는 AI 개발 환경에서 메모리 생산자들의 신제품 개발 기간이 기존 18개월에서 12개월로 크게 줄어든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발 속도가 경쟁력이기 때문에, 시장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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