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투자자 예탁금 3000만원 상향·20주씩 매매
변동성 주범 지목…상장 후 사이드카 18회·서킷 5회
고환율 대응 위해 성급한 도입…정부 책임론 확산
정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50일 만에 제도 보완책을 발표했다. 극심한 자금 쏠림과 증시 변동성을 낳으면서 투자자 손실만 키웠단 비판이 거세지면서다.
당초 정부의 고환율 대응이란 정책적 목표가 도입 배경으로 작용했던 만큼 세밀한 정책 설계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오후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F4 회의) 논의를 바탕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ETF·ETN)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투자자 기본 예탁금은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특히, 예탁금 산정시 주식, ETF, 채권 등 대용증권을 인정하지 않고 오로지 현금만 인정된다.
또 매매수량 단위를 1좌에서 20좌로 확대했다. 투자자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시 20좌 단위로만 거래가 가능해진다.
거래 전 의무 이수해야 하는 심화 교육은 기존 1시간에서 2시간으로 강화됐다.
아울러 유동성공급자(LP) 괴리율 관리 의무가 3%에서 2%로 강화된다. 신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상장을 당분간 금지되며, 운용사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관련 마케팅이 금지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출시 후 사이드카 18회·서킷 5회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돼 있다. 운용사는 매일 장 마감 전후로 보유 비중을 다시 맞추는 리밸런싱을 해야 한다. 기초자산 주가가 오르면 목표 레버리지 배수를 유지하기 위해 주식을 더 사고, 주가가 내리면 보유 주식을 더 판다.
파생상품 시장에서 ‘감마’는 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따른 옵션 가격(델타)의 변화율을 뜻한다. 통상 주가가 오를 때는 추격 매수하고, 내릴 때는 따라 파는 포지션을 ‘숏 감마’라고 부르는데,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도 이와 유사하다.
최근 빈번해진 폭락장에서도 숏 감마가 주범으로 지목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급락하면 관련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 매물이 시장 하방 압력을 키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2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웃도는 시장 환경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영향력이 증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코스피에서 매수·매도 사이드카 발동 횟수는 총 37회로, 역대 누적 발동 건수(97회)의 38.1%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중 18회는 지난 5월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올해 총 7차례 발동됐으며, 이 가운데 5차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출시 이후 나왔다. 역대 서킷브레이커 발동 횟수는 총 13회뿐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영향력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한국 주식 레버리지 ETF 운용자산의 절반 가량이 홍콩에 상장된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 등 해외 상장 상품이다. 국내 투자자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자들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노출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