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심 표현 아니라 특정 정치 진영에 대한 지지로 해석
미국 건국 250주년을 앞두고 성조기 게양을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다.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일부 미국인들은 국기를 내거는 행위가 단순한 애국심 표현이 아니라 특정 정치 진영에 대한 지지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29일 NBC 뉴스에 따르면 미국 뉴잉글랜드 지역에 거주하는 브루스 왓슨(72)은 수년간 집 앞에 성조기를 걸어왔지만 최근에는 고민에 빠졌다. 그는 “우리 국기는 ‘우리 국민(We, the People)’의 상징”이라며 국기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면서도, 성조기 게양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 구호인 ‘마가(MAGA)’를 의미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왓슨은 “만약 국기를 걸게 된다면 우리가 마가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한 표지판도 함께 내걸 것”이라고 말했다.
성조기는 오랫동안 미국의 국가적 상징으로 여겨져 왔지만, 최근에는 정치적 갈등과 맞물리며 복잡한 의미를 갖게 됐다. NBC 뉴스는 독자들에게 국기에 대한 생각과 실제 게양 여부를 물었고, 일부 시민들은 성조기가 현 행정부에 대한 지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답했다.
반면 다른 시민들은 성조기가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국가 자체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시민들은 성조기를 거꾸로 게양하는 방식으로 정치적 메시지를 내고 있다. 아이오와주 디모인 외곽에 사는 디나 배닉(61)은 “트럼프가 모든 것을 거꾸로 만들었기 때문에 국기도 거꾸로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국가가 위기에 처했다는 뜻을 표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지지자인 데이브 카바나(49)는 “미국인들은 국기를 자랑스럽게 올바른 방식으로 게양해야 한다”며 “트럼프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국기를 거꾸로 다는 것이 오히려 부끄러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일부 미국인들은 성조기 대신 다른 깃발을 선택하기도 했다. 공군 방위군 소속 프랭크 채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정책이 미국 사회를 더 분열시키고 있다고 보고, 집에 성조기 대신 펜실베이니아주 깃발을 걸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더 단결하고 서로에 대한 관용과 공감이 회복됐다고 느낄 때 다시 성조기를 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계속 성조기를 게양하겠다는 시민들도 있다. 유타주에 사는 레베카 다이어(38)는 “국기는 특정 정당이나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모두의 것”이라며 “여전히 우리나라가 자랑스럽기 때문에 국기를 건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건국 250주년을 맞아 국기 판매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국기 제조업체들은 정부 기관과 기업, 개인들의 기념용 국기 주문이 늘면서 올해 성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