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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닉 시총, 삼전 넘으면 강세장 끝”…폭락장에 재조명된 보고서

“실적 아닌 주가 과열로 시총 1위 역전 땐 버블 붕괴 위험”

삼성전자 보통주 시총 추월 하루 만에 코스피 사상 최대 낙폭

한국의 코스피가 하루 만에 900포인트 넘게 빠지는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8200선까지 밀린 가운데 증권가는 미국 반도체업체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심리와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불발, 미실현 이익 과세 논란 등이 겹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의한 ‘숏감마’ 현상이 변동성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번 급락이 속도와 쏠림이라는 기술적 문제에서 비롯된 조정일 뿐 펀더멘털 악재는 아닌 만큼 상승 추세 자체가 훼손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이런 가운데 한 달 전 증권가에서 나온 보고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해당 보고서는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삼성전자를 제치는 순간을 강세장 종료 신호로 제시했는데 실제 시총 역전 직후 국내 증시가 폭락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18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익 증가를 기반으로 한 현재 강세장 종료의 시그널은 SK하이닉스의 시총이 삼성전자를 추월하는 경우”라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의 순이익 규모 추정치(2026년 280조원, 2027년 349조원)가 SK하이닉스(208조원, 272조원)보다 크다”며 “실적 역전 없이 주가 과열만으로 시총 순위가 뒤바뀐다면 버블 붕괴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원은 2000년 정보통신(IT) 버블 사례도 근거로 들었다. 그는 “2000년 3월 시스코시스템즈가 마이크로소프트와 GE를 제치고 S&P500 시총 1위에 올랐지만 당시 시스코의 순이익은 GE의 20%, 마이크로소프트의 28%에 불과했다”며 “2000년 버블의 종료는 이익 규모와 상관없이 주가 과열로 시총 1위 기업만 바뀐 상황에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이 경고했던 시나리오는 전날 현실이 됐다.

전날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5.61% 상승한 291만9000원에 마감하며 시가총액 2080조3782억원을 기록, 삼성전자 보통주(2066조6595억원)를 제치고 코스피 시총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 보통주가 코스피 시총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2000년 11월 이후 25년 7개월 만이다.

다만 단 하루 만에 순위는 다시 뒤집혔다. 이날 SK하이닉스는 12.47% 급락하며 삼성전자에 시총 1위 자리를 내줬다.

보고서가 제시한 ‘강세장 종료 시그널’이 현실화된 직후 국내 증시가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하면서 향후 시장 흐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급락을 버블 붕괴의 시작으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쏠림현상에 대한 단기적인 부작용이 또 발병한 것”이라며 “외국인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압력이 더 거세지다보니 급락과 변동성 증폭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속도와 쏠림이라는 기술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지 펀더멘털 악재는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증시 고점이나 버블 붕괴의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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