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선물 가격 장중 한때 110달러대 넘겨
미·이스라엘-이란 전쟁 악화일로
이스라엘이 이란의 최대 가스 생산 시설을 공격하자, 보복에 나선 이란은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단지를 비롯한 주변국의 에너지 시설을 타격했다. 에너지 생산 시설에 대한 상호 공격이 본격화하면서, 중동발 에너지 전면전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 유가는 18·19일(현지시각) 장중 한때 배럴당 110달러대를 넘기며 급등세를 보였다. 위 사진은 지난 14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의 석유 관련 시설이 이란의 공격을 받아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모습. 파르스 통신 등 이란 매체 보도를 보면, 18일 이란의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와 여기 연결된 이란 남서부 해안 아살루예의 천연가스 정제시설 단지가 이스라엘의 폭격을 받았다. 이스라엘이 이란 수도 테헤란의 연료 저장 탱크를 공격한 적은 있지만, 이란의 에너지 생산 시설을 공격한 것은 처음이다.
이란은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주변국의 핵심 에너지 시설 5곳을 지목한 뒤 공격에 나섰다. 이란의 공격으로 세계 액화천연가스 공급량의 20%를 담당하는 카타르의 라스라판 단지에서 화재가 발생해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이번 공격은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전세계를 휩쓸 통제 불능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썼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도 에너지 시설 피격 이후 ‘눈에는 눈’ 방식의 보복을 예고하며 “새로운 단계의 대결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이란의 이번 공격을 “국가 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간주하고 이란 외교관을 추방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필요할 경우 군사적 행동을 취할 권한을 갖고 있다”며 이란을 향한 군사적 경고를 내놨다. 12개 이슬람권 국가 외교장관들은 이날 사우디 리야드에서 만나 이란의 즉각적인 공격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중동발 에너지 시설 피격 소식이 국제 유가를 급등으로 이끌었다. 18일(런던 시각) 브렌트유 선물 5월물 가격은 장중 한때 110달러대를 넘겼으며, 종가는 배럴당 107.38달러로 전장 대비 3.8% 상승했다. 19일에는 장중 한때 119달러대로 치솟았다가 오전 10시(한국시각 오후 7시) 115달러(약 17만2천원)에 거래됐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5월 인도분 선물은 장중 한때 99달러까지 올라 전날 종가(95.46달러)보다 3.7% 올랐다. 블룸버그 통신은 “에너지 시설에 대한 직접 타격이 확대되면 유가 120달러는 최고점이 아니라 시작점이 될 것이며, 140~160달러대를 보게 될 것”이라는 시장 분석가의 말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현명하지 못한 결정으로 카타르와 같은 무고한 국가를 공격하지 않는 한, 이스라엘은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에 더 이상 공격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이번 공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며 “이란이 카타르 가스 시설을 공격한다면,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전체를 대대적으로 폭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고 카타르산 가스 등을 수입해온 유럽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9일 유럽연합(EU) 27개국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상회의를 열어 전쟁으로 치솟는 에너지 비용 문제를 논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