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애폴리스 등 주요 도시서 성난 시위 확산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 작전 중 30대 지역 여성이 요원의 총격에 숨진 사건과 관련해 ‘운전자가 ICE 요원을 차로 치려했다’는 당국의 주장과 배치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불거졌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세 각도에서 촬영된 영상을 분석한 결과 총격으로 숨진 여성 르네 니콜 굿의 차량은 총을 쏜 ICE 요원을 향해 돌진하는 대신,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영상에 따르면 사건 당시 굿은 도로 한복판에 차를 세워두고 있었고 ICE 요원 2명이 굿의 차량으로 접근했다. 한 ICE 요원이 하차를 요구하며 그의 차량으로 다가가 문손잡이를 잡고 문을 강제로 열려 했으나, 굿은 하차 요구에 응하지 않은 채 차를 후진시킨 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현장을 떠나려 했다. 이때 차량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던 다른 ICE 요원이 굿에게 총격을 가했다.
NYT는 총격을 쏜 요원은 격발 당시 굿의 차량 왼쪽에 있었고, 굿의 차 바퀴는 요원이 있는 쪽과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흐릿하고 해상도가 낮은 일부 영상에선 요원이 차에 치인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각도의 영상과 함께 비교해보면 요원은 차에 치이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도 전했다.
이는 이민 단속 주무 부처인 국토안보부, 트럼프 대통령 등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정황이다. 국토안보부는 사건 발생 후 성명에서 “ICE 요원이 표적 작전을 수행하던 중 폭도들이 요원들을 막기 시작했고, 이들 과격 폭도 중 한 명이 자신의 차량을 무기화해 요원들을 차로 쳐 살해하려 했다”며 “이에 한 ICE 요원이 자신과 동료의 생명, 공공안전을 우려해 방어 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올린 글에서 “차량을 운전하던 여성은 매우 무질서하게 방해하고 저항하고 있었고, ICE 요원을 폭력적이고 고의적이며 잔인하게 차로 치었다”며 “(이 요원이) 자기방어를 위해 여성을 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첨부된 영상을 보면 그(요원)가 살아있는 게 믿기지 않지만 그는 지금 병원에서 회복 중”이라고 했다.
영상에서 숨진 여성이 ICE 하차 요구 등에 따르지 않은 채 현장을 이탈하려 한 정황은 확인됐지만, 총을 쏜 요원이 생명에 위협을 받는 상황이었는지 등에 대한 부분은 수사 당국의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네소타주 범죄수사국은 연방정부 기관이 이번 사건 관련 증거에 대한 수사관들의 접근을 막고 있어 수사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ICE 요원의 총격에 숨진 여성은 3명의 자녀를 둔 엄마로, 이날 아침 6살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귀가하는 길에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 등에 따르면 이날 미니애폴리스 도시 외곽에 있는 연방 청사 앞에선 시위대가 모였다. 이들은 “집으로 돌아가라, 나치들아” “ICE는 일을 그만둬라” “지금 당장 정의를” 등 구호를 외쳤다. 시위가 이어지자 국토안보부 산하 국경순찰대 요원들이 이들을 밀어내고 최루 가스를 발사해 해산시키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는 미니애폴리스뿐만 아니라 뉴욕시와 디트로이트, 시카고, 필라델피아, 워싱턴DC, 노스캐롤라이나, 시애틀, 로스앤젤레스, 뉴올리언스 등에서도 열리고 있거나 곧 개최될 예정이라고 전했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