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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뉴스

“우린 함께일 때 강해져”…외로운 싸움 이겨낸‘생존자 자매들’

엡스타인 성착취 피해 생존 여성들

통과 소식에 “드디어 이겼다”환호

‘제프리 엡스타인 문건’의 강제 공개를 명령하는 법안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것은 미성년자 성착취범 엡스타인이 2019년 수감 중 사망한 지 6년 만이자 그의 성범죄 사실이 경찰에 처음 신고된 지 20년 만이다.

엡스타인이 빌 클린턴 전 대통령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정·재계 인사들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형성한 탓에 엡스타인 문건 공개 요구는 외로운 싸움일 수밖에 없었다. 그 싸움의 중심에 ‘생존자 자매들’이 있었다. 엡스타인에게 성착취를 당한 여성들이다.

생존자 헤일리 롭슨은 이날 워싱턴 의회의사당 앞에서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 이것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문제”라며 지금도 어디선가 같은 피해를 보고 있을 아이들을 위해 나섰다고 말했다.

엡스타인 범죄의 생존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공개적으로 발언하기 시작한 것은 피해자 버지니아 주프레의 죽음 이후부터였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이들은 지난 9월 의사당 앞에서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 “주프레는 생전 우리가 함께 모이기를 원했다. 주프레가 없었다면 우리는 목소리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프레는 엡스타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최초의 피해자다. 그는 자신을 보고 용기를 내 피해 사실을 증언하기 시작한 많은 생존 여성의 트라우마 극복을 돕는 데 헌신해왔지만 지난 4월 회고록 출간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사후 출간된 회고록 맨 앞장에는 “성적 학대를 겪은 생존자 자매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쓰여 있었다.

미 전역에 흩어져 사는 ‘생존자 자매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트라우마를 이겨내려 노력해왔다. 텍사스에 사는 호스피스 간호사 베나비데즈는 “엡스타인 범죄 생존자가 느끼는 고립감은 정말 크다. 다른 생존자 자매들 말고는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USA투데이에 말했다.

미 하원 표결을 지켜보기 위해 이날 다시 의회로 모인 생존자들은 서로의 손을 잡은 채 결과를 기다렸다. 엡스타인에게 성착취를 당할 때 16세였다는 애니 파머는 “이렇게 함께 모일 때마다 우리는 두려움을 느끼는 존재에서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존재로 바뀌게 된다”며 “우리는 함께할 때 강해진다”고 CNN에 말했다.

하원에서 관련 법안이 427 대 1의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됐다는 소식을 들은 생존자들은 환호했다. 다니 벤스키는 “우린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는데 드디어 승리했다”고 말했다.

법안 통과의 또 다른 주역인 낸시 메이스 공화당 하원의원 역시 성적 학대를 겪은 생존자다. 그는 전 약혼자를 성폭행·성매매 등 혐의로 고발했다. 메이스 의원은 엡스타인 문건을 본회의에 강제 부의하라는 청원에 서명한 공화당 의원 4명 중 한 명이다. 메이스 의원은 이날 엡스타인 범죄 생존자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당신들은 언젠가 정의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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