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성 (컬럼리스트 , 전 부르클린 한인교회 부목사)
우리나라 해군의 원자력 잠수함 관련 뉴스들을 보면 석연치 않은 무언가가 있다. 즉, 우리나라는 모든 준비를 끝내고 원자로 연료만 미국에서 공급해 주면 바로 건조에 들어갈 준비가 다 되었는데, 트럼프가 갑자기 원잠을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하라고 해서 꼬였다는 것이다.
전해지는 말들을 보면 우리나라는 이미 원잠에 대한 개념설계가 끝났고, 탑재할 원자로의 방식과 제작 기술 검토도 다 끝나서 농축 우라늄 연료만 공급받으면 바로 원잠 건조에 들어가 수 년 내에 원잠을 진수할 수 있는 단계인데, 미국에서 건조하라는 바람에 이 모든 계획이 꼬였다는 것이 그 줄거리이다.
원잠에 들어갈 원자로는 경수로가 아니라 납-비스무트 합금 냉각제 원자로이다. 경수로는 냉각제로 물을 사용하는데, 물이 에너지 밀도가 낮아 이를 냉각제로 사용하려면 엄청난 고압이 필요하다. 대략 150기압 정도이다.
이에 비해 납-비스무트 합금은 용융온도가 123.5도 정도이고 기화온도는 1천도가 넘는데다가 물보다 에너지 밀도가 훨씬 높아 굳이 고압으로 설계할 필요가 없어 보다 안전하다는 것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에너지 효율이 물의 경우 30%인데 반해 40%에 이른다. 즉, 같은 원자로라도 출력이 30%가량 증가한다.
이런 이점 때문에 미국과 러시아도 금속 냉각제를 사용한 원자로를 핵잠에 적용한 적이 있었다. 미국은 원잠 개발 초기에 노틸러스 호 다음으로 제작한 씨울프(지금 현역인 최신 공격형 핵잠 씨울프가 아니다.) 호에 소듐 냉각제 원자로를 적용했다.
그러나 이 원자로는 운행 중 다양한 문제점을 보인다. 문제점을 고치다 고치다 지친 미 해군은 급기야 이 원자로를 들어내버리고 웨스팅하우스에서 제작한 가압경수로로 교체해버린 후 두 번 다시 해군 함정용으로 이 원자로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러시아는 알파급 잠수함에 납-비스무트 냉각제 방식의 원자로를 적용했다. 작은 사이즈에 큰 출력을 낼 수 있어 러시아는 온갖 자동화로 승조원의 수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티타늄을 선체에 적용하여 선체의 강성을 매우 높여서 깊은 잠함심도와 빠른 속도로 서방의 모든 원잠에 위협적인 공격형 원잠이 되도록 했다.
소문에는 잠항깊이가 천 미터가 넘고, 속도는 수중에서 미국산 어뢰보다 빠른 45노트를 넘어선다는 말에 미국과 영국은 새로운 어뢰를 개발할 정도로 심각한 위협이 되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400미터가 맥시멈 잠항 깊이였고, 속도는 42노트였다. 게다가 너무 시끄러워서 다른 잠수함을 탐지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고속 기동 시 본인의 소음에 가려져 소나가 탐지불능상태였다고 한다. ‘붉은 시월’이라는 잠수함 영화에 나오는 러시아 공격 잠수함이 바로 이 형식이다.
러시아는 알파급을 8척 정도(정확하지 않다.) 건조했는데, 너무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서 아주 질려서 이 잠수함을 설계한 사람을 좌천시키기도 했고, 결국 모조리 퇴역시키고 다시는 납-비스무트 원자로를 도입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미국과 러시아가 철저하게 실패한 이 원자로 방식을, 경수로조차 원천기술이 없는 우리나라가 제작한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원자로의 문제는 뭐냐 하면, 녹는점이 123.5도라는 점이다. 수리나 정비를 위해 원자로 가동을 중지시키면 냉각제가 고체로 굳으면서 원자로 자체가 폐기되어 버린다. 또 금속이다 보니 무언가 불순물이 발생하면 이것이 무거운 냉각제에 밀려다니면서 시스템의 내부를 마구 긁고 마모시켜 손상시킨다. 게다가 냉각제 특성상 냉각제와 닿는 구조물의 표면에 부식도 상당한 수준으로 일으켜서 원자로와 거기에 연결된 시스템의 수명을 왕창 단축시켜버리는 신기한 능력까지 겸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원자로의 구조는 가볍게 만들 수 있지만 대신 냉각제가 어마무시하게 무거워서 결국 경수로보다 더 무거워지는 필살기까지 겸비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원자로를 한국형 원잠의 원자로로 고려하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아마 헛소문이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미국과 러시아의 해군 모두 공히 가압수형 원자로를 사용하고 있는데, 출력을 보면 큰 것은 20만kw를 넘어서는 것도 있고(항모의 경우), 미국 원잠의 경우에는 대략 15만kw 전후의 원자로를 사용하고 있어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SMR 사이즈와 비슷하다. 고리 원전 1호기가 대략 50만kw이니까 비교하기 바란다.
물론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한국형 소형 원자로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원자로는 고농축 우라늄 연료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일반의 저농축 우라늄 연료를 사용하는 원자로라 고농축을 사용하려면 완전히 새로운 원자로를 설계해야 한다.
설계해서 컴퓨터에서 시뮬레이션 하는 것과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 시뮬레이션도 많은 정보가 있어야 보다 정교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한데 한 번도 운용해보지 않은 원자로의 시뮬레이션을 얼마나 정확하게 실제와 같이 재현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미국 원잠은 9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고, 프랑스는 7%의 저농축(이것도 원전의 연료에 비하면 고농축이다.)을 사용하는데, 미국 원잠이 무려 세 배의 출력을 보인다. 연구에 의하면 20%정도의 고농축 연료도 90%에 비하면 같은 출력을 내려면 원자로의 크기가 3배에 달한다고 한다. 원자로 자체에서 나오는 소음과 진동도 문제 덩어리인데, 이는 디젤 잠수함만 건조한 경험에서는 결코 이해하거나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해결책을 다 가지고 있고, 오로지 90% 수준의 농축 연료만 있으면 핵잠을 건조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의 핵잠 건조 기술은 러시아를 능가하고 미국과 맞먹는 수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말 그런 수준이기를 바라마지 않지만, 이것이 또 원전 마피아들의 술수에 넘어간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자칫하면 원자로 개발하는 데에만 원잠 몇 척을 짓는 돈이 들어가고, 그렇게 하고서도 끝내 건조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

해군 잠수함 얘기가 나온 김에 요즘 MASGA로 핫한 해군 관련 이야기 하나 더 .
미국이 요즘 해군 관련 엄청나게 엄살을 떨고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가 MASGA로 광을 좀 팔고 있는데 실상을 보면 미국이 얼마나 엄살을 떨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먼저 해군 함정들의 총 톤수를 보자. 미 해군이 2024년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함정들의 총 톤수가 740만 톤이다. 그런데 중국은 290만 톤에 불과하고, 세계 2위부터 10위까지(우리나라가 8위, 일본은 5위이다.) 다 합해봐야 미국을 겨우 137만 톤 능가하는 877만 톤이다. 미국 함정의 질적 우수성을 따지면 미국 제외한 나머지 전 세계 해군이 미국과 맞짱 떠도 참패를 면할 수 없다는 거다.
이제 질적으로 들어가 보자. 항모는 뭐 두말하면 잔소리다. 미국 핵항모 11척, 다른 나라 핵항모 전무다. 프랑스가 7만톤 급 하나 건조 중이긴 하다. 항모 다음으로 중요한 게 잠수함인데, 미국 70만 톤이 조금 넘고(68척 모두 핵잠) 중국 31만 톤, 러시아 75만 톤이다. 미국은 핵잠만 운용하고 있고 러시아는 디젤 잠수함도 운용하고 있으며 상당수의 핵잠이 돈이 없어 정비가 제대로 안 되어 운용 불가한 상태에 있는 실정이다.
미국 핵잠은 공격핵잠으로 로스엔젤레스 급(2+22=24척 운용 중), 버지니아 급(24척 실전배치 3척 건조 완료), 시울프 급(3척) 등 3종류가 있으며 전략핵잠으로는 오하이오 급(18척 중 4척은 순양미사일 핵잠으로 개조)이 있는데 이를 2029년부터 컬럼비아 급 12척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중국은 전체 잠수함 56척 중 12척이 핵잠인데 이중 6척이 전략핵잠이고 6척이 공격핵잠이다. 러시아는 64척의 잠수함 중 44척이 핵잠이다. 공격핵잠과 전략핵잠을 각각 13척씩 가지고 있고 나머지는 특수목적 핵잠 및 순항미사일 핵잠이다. 종류로는 노벰버급(소련 해군 최초의 원자력 잠수함), 빅터급, 알파급, 마이크급, 시에라급, 아쿨라급, 야센급, 에코급, 오스카급, K-19, 델타급, 타이푼급, 보레이급, 머큐리급(냉전 종식으로 취소), 허스키급(개발 중인 5세대 핵잠수함) 등 다양한 함급이 있다. 이들 중에는 이미 퇴역한 것들도 있고 현역인 것들도 있다.
다음으로 구축함으로 가면 아주 재미있어진다. 미국은 알레이버크 급 구축함(73척)과 타이콘데로가 급 순양함(22척) 등 95척의 이지스 구축함과 순양함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타이콘데로가 급은 노후화로 퇴역하고 구축함 중심의 이지스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알레이버크 급은 8-9천 톤 급이며 타이콘데로가 급은 약 1만 톤 급이다. 미국은 또 최신 스텔스 구축함(줌왈트 급 1,6000톤)도 보유하고 있는데 지나친 건조비로 3척만 건조하고 중단했다. 따라서 미국의 구축함은 알레이버크 급 한 가지로 통일해서 최종적으로 73척의 이지스 구축함을 운용하게 될 예정이다.
중국은 구축함이 50척인데, 무려 8종의 구축함이 있다. 그 중 가장 많은 함이 052D형으로 25척을 가지고 있고 055형을 8척 보유하고 있다. 50척 중 41척이 자국산 준 이지스 함들이다.
중국 다음으로는 일본(36척 중 6척 이지스 함), 캐나다(15척), 한국(13척 중 4척이 이지스 함) 순이다. 이지스는 희랍 신화에 나오는 신의 방패 이름으로 온갖 신기술의 방어 무기 체계들을 장착하고 있다. 이지스 시스템은 미국의 록히드 마틴이 개발한 방어 체계로서 이 시스템을 장착한 구축함을 이지스 함이라고 부른다. 중국은 자체적으로 비슷한 시스템을 만들어 자국 구축함에 장착하고 있는데 그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른다.
이 외에도 강습상륙함이 있는데 미국은 와스프 급(41,000톤 급)이 7척 있는데 말이 강습상륙함이지 항공기를 대략 40대 싣고 다니는, 다른 나라 같으면 항모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함이다. 와스프 급 다음으로 나온 아메리카 급은 46,000톤 급으로 세 척이 건조되었고 한 척이 건조 중이다. 이 배는 심지어 F-35B도 싣고 다니고, 오스프리와 같은 대형 틸트로터 항공기를 포함, 30대가 넘는 대형 항공기를 적재하고 다닌다. 미국 아니면 명백하게 항공모함이다.
중국은 미국을 모방해서 4척을 건조했고 1척을 건조 중이다. 4만 톤급 정도 된다. 우리나라는 독도 함과 마라도 함 두 척이 있는데 둘 다 크기가 작다(만재 배수량 19,000톤 정도). 일본은 만재배수량 14,000톤 급의 오오스미 급 3척이 있다. 우리나라 것보다 작다. 그 밖에 브라질, 러시아, 카타르, 이태리, 스페인, 이집트 등 여러 나라들이 크고 작은 강습상륙함을 운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은 다양한 종류의 함선들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괄목할 만 한 것은 유류보급 함이다. 전 세계 어디에 있든지 모든 함정에게 적절한 유류를 보급할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에서 대체로 중요한 함선들을 비교해 보았는데,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미국은 함선의 종류가 적다는 것이다.
미국은 새로운 신형 함정을 설계해서 진수하면 그 배를 오랜 기간 작전에 투입해서 운용하면서 모든 문제점들을 찾아내어 수정한 후에야 후속함들을 건조한다. 그래서 선박의 함급이 비교적 단순하다. 주력으로 사용하던 배와 신형의 배, 대체로 2가지 형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항모의 경우 포드 급과 니미츠 급 두 종류가 있다. 니미츠 급이 현존하는 주력이고 포드 급이 새로 개발된 함급이다.
구축함은 아예 알레이버크 급으로 통일해버렸다. 공격 잠수함은 구형 로스엔젤레스 초기 형은 2척만 남기고 다 퇴역시키고 후기 형을 22척 운용하고 있고, 주력으로 버지니아 급을 27척 건조했다. 그리고 새로 시울프 급을 건조하면서 로스엔젤레스 급을 퇴역시키고 있다. 전략 잠수함은 오하이오 급이 초도함은 40년이 넘어 퇴역시키면서 컬럼비아 급을 새로 건조해서 교체할 계획이다. 강습상륙함도 와스프 급을 주력으로 사용하면서 이제 아메리카 급으로 교체하고 있다.
이렇게 단순한데 중국 해군은 잠수함이고 구축함이고 종류가 무수히 많다. 미국처럼 초도함을 안정화시킨 후 대량 생산하는 게 아니라 한 척을 만든 후 문제가 있으면 그 문제 하나 해결한 후속함을 만들고 또 개량이 있으면 또 후속함을 만드는 식으로 만들다 보니 함정의 척수는 많지 않은데 종류는 엄청 많은 그런 결과를 가져 왔다.
이렇게 되면 군수에 엄청난 부담이 온다. 부속도 장비도 체계도 모두 제각각이라 이들을 운용하면서 가용 가능한 상태로 유지하는 게 엄청난 부담이 된다.
미국은 얼마나 군수 계통을 단순화시키는가 하면, 미군이 사용하는 모든 연료는 동일한 연료이다. 미군이 사용하는 모든 운송수단은 JP-8이라는 유류를 사용한다. 이 유류는 비행기에도, 탱크에도, 일반 차량에도 사용된다.
복잡하게 항공유, 디젤유, 휘발유, 벙커C유 등 다양하게 사용하지 않고 무슨 엔진이든지 JP-8으로 구동되게 만들어서 사용한다. 얼마나 효율적이고 깔끔한 군수라인인가! 어마어마한 전력을 유지하지만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군수는 매우 단순하고 효율적으로 정리되어 있는 것이다.
항공기도 과거에는 해군용(FA-18), 육군용(A-10), 공군용(F-15, F-16, F-22)으로 제각각 개발했는데, 이제는 F-35로 통일했다. F-35A는 공군용, F-35B는 해병대용, F-35C는 해군용이다. 공군 소속이지만 육군 지원용인 공격기 A-10이 있는데, 이것도 이제 퇴역시키고 F-35A에 그 역할을 맡기려고 한다.
이야기가 곁길로 갔는데, 하여간 지금 중국 해군이 함정의 숫자는 미 해군보다 많지만 크기나 성능 면에서는 비교 불가이다. 물론 중국 해군의 함정도 성능이 좋아지고 있고 숫자가 많아지면 부담스럽기는 하다.
여기에 대해 미국은 수많은 유령함선을 건조할 계획이다. 사람이 안타는 무인 수상함을 대량으로 만들어 여기에 대함, 대지 미사일들을 잔뜩 실어서 최전선에 내 보내겠다는 전술이다. 레이더에 안 잡히는 소형 수상선들과 잠수정들이 떼거지로 몰려와서 미사일을 날려 보내면 중국 함정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수 천km 날아가는 극초음속 장거리 미사일이 있다고? 극초음속으로 날아가면 뭐하나? 어디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때리지. 극초음속 미사일은 아직 고정 목표물도 정확하게 맞추지 못하고 있다. 하물며 움직이는 목표물을 정확하게 명중시키겠다고? 먼저 탐지 장비라도 제대로 갖추고 덤벼야 할 것이다. 그 다음에 그 탐지장비가 움직이는 목표물을 제대로 탐지하고 미사일을 유도할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아직 극초음속 요격 미사일은 갈 길이 멀다.
2024년 기준, 해군 10대 강국의 보유 톤 수를 따져 보면 한국은 8위다. (상성 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