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김건희 7일 나란히 법정 출석
“헌정사 처음 있는 일 그 자체로 국가적 수치”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7일 나란히 법정에 출석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같은 날 동시에 법원에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 재판은 거의 동시에 열렸지만, 윤 전 대통령이 재판받는 법정은 417호, 김 여사 법정은 311호로 층이 달랐고, 법정 내 동선이 겹치지는 않았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얼마나 가볍게 여기고 권력 남용과 사유화에 몰두했는지 보여주는 행태가 점입가경으로 드러나고 있다. 듣고 보는 이가 창피할 지경이다. 이들이 권력을 조금이라도 더 누렸더라면 나라가 어찌 됐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 한동훈하고 일부 정치인들 호명하면서 당신이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서 당시 모임에 대해 “앉자마자부터 그냥 소주, 소맥(소주+맥주), 폭탄주를 막 돌리기 시작하지 않았냐. 내 기억에 굉장히 많은 잔이 돌아간 거 같은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상계엄과 관련한 대화를 나눌 자리가 아니었다는 취지로 변명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음주 습관을 스스로 털어놓은 셈이다.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군통수권자가 국방부 장관, 주요 사령관들을 모아 놓고 질펀한 술자리를 벌였다니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의 과도한 음주 습관은 임기 내내 일길에 올랐다.
김건희씨의 변호인단은 지난 5일 통일교 쪽으로부터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샤넬백 선물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6개월여 동안 국민을 속이다가 보석 심문 기일을 앞두고 겨우 일부만 인정하고 나온 것이다. 김씨가 ‘대국민 사과’를 했다고 하지만, ‘변호인단’ 명의의 입장문이 진정한 사과일 순 없다. 더욱이 샤넬백과 비교할 수 없이 값비싼 그라프 목걸이에 대해선 여전히 수수 사실을 부인했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한테서 받은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장신구, 사업가 서아무개씨한테서 받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최재영 목사로부터 받은 디올백 등에 대해서도 잘못을 인정한 적이 없다. 명품 의혹은 또 나왔다. 특별검사팀은 6일 김씨 주거지였던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를 압수수색하면서 ‘크리티앙 디오르(크리스챤 디올) 제품 일체’를 적시했다. 명품을 받고 이권을 넘겨주는 패턴의 의혹이 끝 모르게 이어지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국가유산마저 개인 놀이터처럼 사사로이 이용한 행태는 이들이 내심 ‘왕’을 자처했던 게 아니냐는 의심마저 들게 한다. 김씨는 2023년 3월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국립고궁박물관 제2수장고에 기록도 남기지 않고 드나들고 같은 해 9월 국보인 경복궁 근정전에 들어가 어좌에 앉은 사실 등이 드러났다. 심지어 대통령실은 경복궁 건청궁에 있던 왕실 공예품인 보함, 주칠함, 백동 촛대 등 9점을 ‘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직 대통령 부부가 같은 날 동시에 재판을 받는 건 헌정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그 자체로 국가적 수치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최근 재판과 특검 수사로 드러나는 사실에 비춰볼 때 이들의 권력 남용이 어디까지 뻗쳤는지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다. 특별검사팀들은 막바지로 접어든 수사에 더욱 박차를 가해 모든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라는 국민 여론이 드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