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오찬서 87분간 환담
트럼프 두 차례 국빈 자격으로 한국 방문한 첫 외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29일 한·미 정상은 1분 1초를 다투는 하루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도착 시각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두 정상은 1시간 늦게 오찬 겸 확대회담을 시작했고, 회담은 87분간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한으로 새 정부 출범 후 역대 최단기간인 147일 만에 한·미 정상의 상호 방문이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차례 국빈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 첫 외빈으로 기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일본 방문 일정을 마친 뒤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오전 11시32분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에어포스원은 F-16 전투기 두대의 호위를 받으며 한국 상공에 들어왔다. 당초 오전 10시45분쯤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도쿄에서 떠나는 시각이 예정보다 1시간가량 늦어지면서 한국 도착 시각도 45분가량 지연됐다.
11시45분쯤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등장한 트럼프 대통령은 카메라를 향해 ‘시그니처 포즈’인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으로 첫인사를 했다. 전용기에서 내린 그는 영접을 나온 조현 외교부 장관과 악수하며 짧게 대화를 나누고, 강경화 주미국 한국대사와 홍지표 외교부 북미국장, 케빈 김 주한미국 대사대리 등과 악수했다. 그는 전용 헬기인 마린원을 타고 경주로 출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1시6분쯤 경주 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특별연설을 하며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연설을 마친 후 오후 2시12분쯤 한·미 정상회담장인 경주박물관에 도착했고,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맞았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특별 제작된 황금빛 훈민정음 문양 넥타이를 맸다.
양국 정상은 전통 군악대인 취타대의 호위 속 악수를 하며 짧은 대화를 나눴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오른쪽 어깨를 손으로 세 차례 두드리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양옆으로 도열한 의장대를 따라 국립경주박물관 천년미소관으로 들어간 두 정상은 기념사진을 찍었고, 오후 2시20분쯤 공식 환영식이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명록에 ‘아, 위대한 정상회담의 아름다운 시작’이라는 글을 남겼다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전했다.
두 정상의 오찬 겸 확대회담은 오후 2시39분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장 테이블에 마주 앉은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 그리고 ‘유일한’ 이런 단어를 많이 가지고 다닌다”며 “국빈으로 대한민국을 두 번째 방문하시는 유일한 분이다. 대훈장도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저희가 수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또 그런 면에서도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깔끔하게 완벽하게 행사를 준비해주셨다. 특별한 환영을 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이날 오찬 겸 회담은 오후 4시6분까지 87분간 진행됐다. 위 실장은 “회담 진행 내내 두 정상 간 개인적 유대가 더 돈독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후 대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어려운 일이 있으면 아무때나 연락하라’고 언급할 정도로 친근함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오찬 메뉴로는 신안 새우와 고흥 관자, 완도 전복 등 한국 해산물에 트럼프 대통령의 고향인 뉴욕의 성공 스토리를 상징하는 사우전드아일랜드 드레싱이 어우러진 전채 요리가 올랐다. 메인 식사는 경주 햅쌀로 지은 밥에 공주밤과 평창 무와 당근, 천안 버섯에 미국산 갈비를 사용한 갈비찜으로 한국과 미국의 풍미를 한데 조화시킨 메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