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진숙 ‘선거법 위반’ 체포 , 소환 거부에 체포영장 집행
공직선거법 및 국가공무원 위반 혐의
이 측 “불법 구금, 야간조사 협조 안 해”
경찰이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자택에서 체포했다.
“저 이진숙, 여기 수갑 차고 있습니다.”
2일 서울 영등포경찰서 앞에 선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수갑을 채운 손을 들어 올리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공직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이 전 위원장은 시종 수갑을 찬 채 보자기로 감싼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자신의 압송 장면을 정치적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한 기회로 활용하려는 의도된 ‘퍼포먼스’로 보였다.
이날 오후 5시41분께 서울 영등포경찰서 앞 포토라인에 선 이 전 위원장은 “잠깐만 조용히 해주세요”라며 기자들의 질문을 제지한 뒤 약 4분간 신상 발언을 이어갔다. 이 전 위원장은 “전쟁입니다, 이 말을 한 여성이 떠오른다”며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과거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부터 인용했다. 이어 “이재명이 시켰습니까, 정청래가 시켰습니까, 아니면 개딸들이 시켰습니까”라며 “방송통신위원회라는 기관을 없애는 것도 모자라 이제 저 이진숙의 손에 수갑을 채우는 겁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위원장은 “대통령이 시키는 말을 듣지 않아서 저를 자르고 기관까지 없앤다는 뜻”이라며 자신의 체포가 정치적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영등포경찰서에서 저한테 출석 요구서를 세 차례 보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국회) 필리버스터가 예정돼 있었고 마땅히 기관장으로서 참석해야 했다. 국회 출석하느라고 경찰에 출석 못 했다, 그래서 이렇게 수갑을 채우겠다 그러면 선출권력보다 개딸권력이 더 센 것이냐”고 했다. 그는 “대통령 위에 개딸의 권력이 있습니까”라는 말을 끝으로 “됐죠”라며 ‘체포 피의자’로서의 기자회견을 스스로 마무리했다. 이 전 위원장은 간이 기자회견 4분 동안 수갑 찬 양손을 4차례 들어 올렸다.
경찰 관계자는 “이 전 위원장이 수사 중 출석에 불응해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 받은 뒤 주거지 인근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 측 법률대리인에 따르면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오후 2시에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기로 예정돼있었다.
그러나 전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고 27일까지 필리버스터(국회법상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토론)가 진행됐다. 이 전 위원장은 방통위원장으로서 해당 일정에 자리를 지키기 위해 경찰에 구두로 설명한 뒤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는 입장이다.
이 전 위원장 측 법률대리인은 “방통위원장 임무 때문에 출석하지 못했고 어제(1일)자로 면직된 만큼 이제 언제라도 출석이 가능한 것을 알텐데 왜 불법 구금 상태에 두느냐”며 “오후 9시 이후 야간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48시간 이내에 이 전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거나 석방해야 한다.
한편 이 전 위원장은 지난해 8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민주당이나 좌파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이다”, “보수의 여전사는 참 감사한 말씀으로 가짜 좌파들하고 싸우는 전사들이 필요하다” 라는 등의 발언을 해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하거나 공무원의 정치 중립을 위반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 1일 국회 본회의와 국무회의를 통과한 방송미디어통신위 설치법의 공포·시행으로 방통위가 폐지되며 자동 면직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