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자진 사퇴, ‘인사 추천·검증 시스템’ 시험대에
갑질 의혹이 제기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결국 사퇴했다. 이진숙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이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두 번째 장관 후보자 낙마 사례다.
이번 조치로 일단 인사 논란 부담은 덜었지만, 거듭된 인사 난맥으로 대통령실의 ‘인사 추천·검증 시스템’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 후보자는 이날 오후 3시 50분께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에서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여가부 장관 인사를 발표한 지 24일 만으로, 갑질 논란이 제기된 지 2주 만이다.
그는 “많이 부족하지만, 모든 것을 쏟아부어 잘해 보고 싶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며 “큰 채찍 감사히 받아들여 성찰하며 살아가겠다”고 했다.
이어 “저를 믿어주시고 기회를 주셨던 이재명 대통령님께도 한없이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함께 비를 맞아주었던 사랑하는 우리 민주당에도 제가 큰 부담을 지어드렸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논문 표절, 자녀 불법 조기유학 의혹 등이 불거진 이진숙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면서도 강 후보자에 대해서는 임명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보좌진 갑질에 이어 문재인 정부 시절 지역구 민원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강 후보자가 여성가족부 예산을 삭감하려 했다는 폭로까지 나왔으나, 국회에 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24일까지 보내달라고 재송부를 요청했다. 이번 주 내에 강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후 여론은 더 악화했고, 국정 지지율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통령실 안에서도 강 후보자가 스스로 결단하기를 바라는 기류가 감지됐다. 강 후보자 임명 강행이 국정 운영의 리스크가 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결국 이같은 여론 부담 때문에 강 후보자가 자진 사퇴했다.
강 후보자 거취 정리와는 별개로 인사 검증 문제는 이재명 정부의 과제가 됐다. 강 후보자가 사퇴하며 새 정부에서 낙마한 고위 공직자는 모두 4명으로 늘었다. ‘차명 재산·부동산’ 논란에 휩싸인 오광수 전 민정수석과 이진숙 전 교육부장관 후보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옹호해 논란을 빚은 강준욱 전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 등이 앞서 물러났다. 이들 모두 재산 및 법적 분쟁 기록, 저작물 등 기본 자료 조사만으로도 부적격 사유를 찾아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부실 검증 우려가 제기된다.
대통령실은 애초 ‘인사 시스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으나 이날 “좀 더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강유정 대변인은 “인사 검증 절차를 꼼꼼히, 엄밀히 진행하고 있지만 좀 더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후보, 임명자를 찾기 위해 살펴볼 부분은 있을 걸로 보인다”며 “국민 여론과 함께 좀 더 신중히 접근하고 인사 절차에 엄정함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인사 검증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관이 과로로 쓰러질 정도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나 담당자 한 명이 맡는 대상이 너무 많고 업무 범위도 워낙 방대하다”며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인력 보강과 시스템 정비 등 보완책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