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동찬 (뉴욕 시민 참여센터 대표)
2025년 7월 4일은 미국 독립 249주년 기념일이었다. 한 국가의 역사에서 249년이라는 시점을
역사속 나라들의 흐름을 보면서 비교해 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미국에게 세계 경영권을 물려주었던 영국, 그리고 미국의 롤모델이었던 로마 왕국과 로마 공화국의 탄생과 생존, 변화와 성장, 노화와 사멸, 그리고 새로운 시작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 시기 미국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선례가 보여주는 249년의 의미
미국은 독립 전쟁을 통해 대영제국으로부터 독립했고, 이후 세계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특히 로마의 시스템을 구현하고자 했던 미국은 인류 역사상 그 어떤 제국보다 전 지구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렇다면 미국보다 앞선 문명들은 그들의 역사249년이라는 시기를 어떻게 보냈을까?
잉글랜드 왕국은 927년 애설스탠 왕이 바이킹을 몰아내고 소규모 7왕국을 통일하며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귀족들의 영향력이 강한 왕권이었지만, 249년이 흐른 1176년경에는 플랜태저넷 왕조의 헨리 2세가 강력한 절대왕권을 확립하며 통치 체제가 크게 변모했다.
미국이 그토록 닮고자 했던 로마 왕국은 건국 249년경 군주제에서 두 명의 집정관과 원로원이 권력을 나누어 다스리는 공화정 체제로 전환되었다. 이 시기 귀족과 평민 간의 계급 갈등이 심화되었고, 인근 부족들과의 전쟁을 통해 이탈리아 반도 내에서 점차 세력을 확대해 나갔다. 로마 공화정이 시작되고 249년이 지난 기원전 260년경, 로마는 이탈리아 반도 전체를 통일하고 카르타고와의 1차 포에니 전쟁에서 승리하며 시칠리아를 장악, 처음으로 이탈리아 반도를 넘어섰다. 또한 평민도 최고 정무관직에 오를 수 있게 되면서 법률과 제도에서 평등이 크게 진전되었다. 그러나 지속적인 전쟁과 영토 확장은 군사 중심의 국가로 변모시키며 제국주의적 성격을 띠게 했고, 동시에 시민군의 주력으로 지속적인 전쟁에 내몰렸던 농민의 몰락과 빈부 격차 심화로 이어져 수많은 내전과 황제정으로의 이행을 초래했다.
249살 미국의 현재와 미래
2025년 249살이 된 미국은 여전히 기술 혁신 및 선도국으로서 강력한 경제력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민족과 인종의 문화 융합을 통해 창의적인 소프트 파워를 만들어 세계를 이끌어가고 있다.
하지만 현재 미국은 정치적 양극화와 불확실한 경제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 마약 문제, 이민자 추방 정책으로 인한 대도시 노동력 공동화 현상 등은 물가 상승을 동반한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관세 인상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재정 적자가 확대되는 상황이다. 저소득층의 건강과 생존에 필수적인 메디케이드의 대폭 삭감은 사회 안전망을 심각하게 훼손하여 빈부 격차 심화와 같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많은 전문가와 정치인들이 우려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일방적인 시대에서 벗어나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을 중심으로 하는 브릭스(BRICS)라는 새로운 도전 세력이 부상하고 있다. 미국과 서구는 우크라이나를 통해 러시아와 대리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스라엘과 함께 중동의 맹주 이란에 대한 선제적 공세도 시작했다.
모든 존재는 탄생, 생존, 변화, 발전, 노화, 사멸, 그리고 새로운 시작이라는 과정을 겪으며 각자의 역사를 만들어간다. 문명과 국가 또한 마찬가지다.
249년이라는 시점에 놓인 미국이 과연 변화와 발전의 길을 걷고 있는지, 혹은 노화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지를 깊이 성찰해봐야 할 때이다. 이러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이민자로서, 유색인으로서, 그리고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우리는 어떻게 우리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미래를 개척해 나갈 것인지 함께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동찬 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