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합의보다 독자 행동 선택”
머쓱해진 한국 등 초청국 정상들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도중 돌연 귀국하면서, 중요 현안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이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
16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는 “다른 정상들은 트럼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 조심스레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 국제 무역에 관한 대화를 모색하려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 귀국은 정상회의 주최 쪽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보도했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정상회의에 참석해 16~17일 일정을 모두 소화할 예정이었으나, 하루 만인 16일 급거 귀국했다. 위 사진은 트럼프 통령이 16일 저녁 캐나다 캘거리국제공항에서 워싱턴으로 돌아가기위해 전용기에 탑승하고 있는 모습.
이번 정상회의에서 각국은 ‘중동 위기’와 ‘관세’ 문제에 대해 성과를 내고자 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무력충돌이 번져가려는 상황이었고, 2022년 시작한 우크라이나 전쟁도 유럽 지역의 안보를 위협하는 큰 숙제였다. 미국이 전세계를 상대로 벌이는 관세 전쟁을 두고도 각국 정상들은 힘을 모아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필요가 있었다. 그동안 유럽연합과 캐나다, 프랑스 등은 트럼프에게 관세 부과를 철회하라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보인 행보는 그가 전혀 다른 세계에 살고 있음을 증명했을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를 복귀시켜 G8로 돌아가자’거나 ‘중국까지 포함해서 G9을 만들 수 있다’는 등 정세와 동떨어진 발언들을 쏟아냈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하면서 G8에서 제외돼, 이후 G7으로 운영됐다.
애초 정상들의 공동성명은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정상회의 시작 전부터 주최국인 캐나다는 정상 간 견해차를 이유로 공동성명 대신 특정 사안에 대한 ‘정상 성명’(Leader’s statement)을 내는 방안을 택하겠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성명 초안에 반대했으며, 초안이 수정된 뒤에야 정상성명 서명에 동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귀국으로 17일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던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바람’을 맞았다. 약식으로라도 첫 대면을 기대했던 이재명 대통령도 아쉬운 상황이 됐다. 그나마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회담에서 지난달에 합의된 양국 간 무역협정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인 2018년 캐나다 퀘벡 G7 정상회의에서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과 내내 대립하다, 결국 공동성명 서명을 거부하고 조기에 회의장을 떠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