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ykorea
명사칼럼 타운뉴스

<김동찬 컬럼> 미국 패권의 끝, 그리고 새로운 길

김동찬 (뉴욕 시민 참여센터 대표)

아테네는 기원전 6세기 초 시민의 직접 정치 참여를 확대한 클레이스테네스의 개혁과 가난한 시민도 정치에 적극 참여할 수 있게 한 페리클레스 시대(기원전 5세기 중반)을 거쳐 발전했다.
그리하여 기원전 5세기 초부터 아테네는 지중해 그리스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하였다. 그러나 민주정치 아테네가 중심이 된 델로스 동맹이 권위주의 정치 스파르타가 중심이 된 펠로폰네소스 동맹과 대립하고 전쟁을 하면서 아테네는 델로스 동맹들을 지켜준다는 명분으로 과도한 세금 요구와 도전에 가혹한 진압을 하면서 신임을 잃고 내부적으로도 분열이 발생하여 결국 기원전 431년 스파르타에게 패배를 하게 된다.

그러면서 아테네 민주정은 붕괴되고 과두정치가 시작된다. 이후 일시적으로 민주정이 부활 하였지만 기원전 338년 마케도니아에게 아테네 포함 모든 그리스 도시국가들이 점령을 당하고 기원전 307년 민주정이 잠시 부활을 하였지만 아테네 민주주의는 사실상 생명을 다하고 기원전 146년 로마에 점령 당하여 속주가 되면서 그리스를 주도했던 패권국 아테네는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권력 분립형의 소수 귀족들의 과두정 성격의 로마 공화정이 153년 더 존재 했지만, 이후 왕과 황제가 다스리는 전제 군주 국가들만이 기나긴 세월 지구상에 존재 했다.

그러다가 1776년 영국의 북미 대륙 식민지에서 미국의 독립 혁명이 성공하여 현대 민주주의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미국 역시 공산주의 국가들에 반대하는 나토 동맹과 지역국가들과 민주주의 동맹을 맺고 냉전을 승리로 이끌었고 냉전후에도 권위주의 국가들에 맞서고 있다.
경제사학자이자 지정학 전문가인 니얼 퍼거슨은 2010년 호주 매체 ‘디 오스테레일리안’과 인터뷰에서 “10년 내에 미국의 부채 이자액 지출이 국방비 지출을 초과 할 것이다.” 라고 하면서 “퍼그슨 법칙”을 들어 미국의 쇠퇴를 주장하였다. 이 법칙은 스코틀랜드 출신 정치 이론가인 애덤 퍼거슨이 ‘시민사회의 역사에 관한 에세이’를 1767년 발표하면서 공공부채 이자액 지출이 국방비를 초과하는 지점이 제국의 쇠퇴 시작점이라는 것을 주장하였는데 이것을 “퍼거슨 법칙”이라고 한다.

미국은 2024년 회계연도에서 퍼거슨의 예측과 일치하는 정부 부채 이자액이 국방비를 넘어섰다.
1960년대 소비에트연합의 몰락을 예언했던 프랑스의 인류학자 엠마뉘엘 토드도 2002년 21세기초 미국의 패권이 구조적으로 쇠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석한 “제국의 몰락”이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미국 내부 문제의 핵심 요소를 다음과 같이 짚었다. 교육 수준 저하와 불평등 심화가 사회적 역동성과 국가 경쟁력 악화로 이어지고 있고, 국민 건강 지표의 악화와 의료 시스템의 불평등이 사회 기반을 흔드는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계층 간 이동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미국 사회의 활력과 통합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21세기 초 미국의 패권이 구조적으로 쇠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석하였는데 미국은 제조업을 잃어버리고, 과잉 소비와 대외 부채에 의존하는 구조로 변했고, 미국의 영향력은 경제, 군사, 금융,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약화되어 영향력 상실의 길로 접어 들었고, 군사적 압박 외에는 미국 중심의 구조를 유지할 방법이 줄어들어 약한 국가들에만 군사력을 사용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가 다극화로 재편될 것을 예견하며, 러시아의 부상, 유럽의 자율성 확대을 예견했다.

현대 민주주의 종주국 미국의 역사가 1774년 독립선언으로 부터 249년이 흐르고 있다. 그리고 어디론가 빠져 들어가는 변곡점에 서있는 느낌이다. 뛰는 물가, 고금리, 지갑을 쉽게 열 수없는 경제사정에, 돈을 어디에 투자를 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고 있다. 그리고 서류미비자 추방은 물론 합법적 이민자도 대거 추방되고 있고, 미국의 선진문물을 배우러왔던 유학생들에게 전례없는 추방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정치적으로는 이민자에게 도움을 준것으로 의심받는  판사가 체포되고, 자기 지역의 이민구치소에 조사차 들어갔다고 유력한 주지사 후보이자 현직 시장이 이민국에 체포되는, 상상을 해보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동맹국들에게 더 가혹한 관세를 물리면서 세계 경제가 온통 뒤죽 박죽이 되었다.

세상 만물이 탄생, 성장, 노화, 사멸 하듯이 나라와 문명도 그렇다. 어쩌면 인류 초강대국 미국도 세계 패권을 상실하고 스페인 처럼, 영국 처럼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린 지금 그 변곡점에 서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미국의 시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하여 안정적이고 평화적인 새로운 미국으로 나아갈 수 있게 이끌 유능한 지도자를 선출해야 할 것이다.
패권국이 되어야 국민들이 평안하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패권국이 아니어도 국민들이 평안하고 행복하게 사는 나라들이 많이 있다. 언제나 20대 30대 처럼 혈기 왕성하게 살수 없고 40대 50대를 거쳐 존경받고 행복한 노후를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듯이 이제는 욕심을 버리고 힘자랑 하지 않고 세계의 존경을 받고 국민들이 평안하고 행복한 그런 미국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5/13 동찬)

Related posts

이태원 참사에서 아들을 잃은 미국인 아빠의 사연

안지영 기자

연방 보건부, 정규직 1만명 해고…대대적 조직 개편

안동일 기자

뉴욕시, 1회용 플래스틱 사용 전면금지

안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