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학들 굴복시키려는 트럼프 노력 막는 것이 미국에 보답하는 길”
미국 최고 명문 대학 중 하나인 하버드 대학에 22억 달러의 보조금과 6000만 달러 이상의 계약을 동결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법정 공방에 나선 하버드 대학의 법정 대리인으로 로버트 허 미 법무부 전 수석 차관보와 윌리엄 버크 변호사가 나선 것에 대해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버드 대학과 트럼프 대통령 간 이번 충돌은 자신의 대학 개혁 노력을 따르라면서 미 명문 대학들을 굴복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이 좌절될 것인지에 있어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두 변호사의 개입은 이번 분쟁에 흥미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커밋 루스벨트 법학 교수는 “하버드가 이들 두 변호사를 선택한 것은 현명한 결정”이라며 “미 행정부는 이들을 좌파로 몰아붙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이민자의 아들인 로버트 허 변호사는 하버드 대학 동문으로, 수십년 전 그의 가족을 받아준 미국에 보답하고 싶다면서 하버드 대학 변호를 맡았다고 말했다.
메릴랜드주에서 수년 간 연방검사로 일했던 로버트 허는 트럼프 행정부 초기 미 법무부의 수석 부차관보로 임명됐다. 그가 특히 주목받은 것은 2023년 조 바이든 전 미 대통령이 자신의 부통령 시절 기밀 자료 유출을 수사할 특별검사로 임명된 뒤 1년에 걸친 조사 끝에 “기밀 자료 유출에 책임이 있지만 형사 고발은 타당하지 않다”고 결론지으면서도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해 “동정심이 많고 선한 노인이지만 기억력이 좋지 않다”는 평가 때문이었다
이러한 그의 평가를 빌미로 공화당은 바이든의 재선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고, 바이든은 트럼프와의 대선 후보 토론에서 어눌한 말투로 인지력 논란을 부른 끝에 결국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했다. 이때문에 로버느 허는 바이든의 낙마를 부른 결정적 원인을 제공한 인물로 평가됐지만 이번에는 트럼프의 노력을 좌절시킬 선봉장으로 나선 것이다.
그와 함께 일했던 전 볼티모어 연방검사 하비 아이젠버그는 “로버트 허는 매우 유능하고, 상냥하며, 직설적 인물이자, 뛰어난 소송 전문가이다. 그는 그저 전문가일 뿐”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허는 바이든에 대한 조사를 마친 후 개인 변호사로 복귀, 현재 킹&스폴딩 로펌 소속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복잡하고 중요한 사건들을 여러 차례 맡았던 버크 변호사는 워싱턴에서 가장 저명한 변호사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버크와 같은 시기 대법원 서기로 재직했던 루즈벨트는 “버크는 항상 솔직한 사람이었다. 그는 정직하고, 믿음직하고, 명예롭고, 아주 훌륭한 변호사였다”고 말했다.
버크는 특히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선거운동 진영이 러시아와 공모했는지에 대한 조사에서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와 돈 맥간 백악관 법률 고문, 라인스 프리버스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과 함께 트럼프 진영을 변호했었다.
로버트 허와 윌리엄 버크는 “하버드 대학은 모든 학생들에게 환영받고 지지적인 학습 환경 제공을 위해 지속적이고 강력한 구조적, 정책적, 프로그램적 변화를 이뤘다. 하버드는 재정 지원 유지를 위해 리더십 개혁 등 정부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하버드를 비롯한 어떤 대학도 연방 정부의 지배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 하버드는 자신의 원칙을 포기하면서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버드 대학의 앨런 가버 총장도 “정부는 대학에서 무엇을 가르치고 누구를 입학시키거나 채용할 것인지 지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