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치단체로 과세”
예일대 교수진 876명, 항의 서한
컬럼비아대 등 연대 움직임
하버드대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경 요구를 거부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하버드대의 면세 지위를 박탈하겠다고 위협했다. 예일대·컬럼비아대에서도 연방정부 보조금을 볼모로 한 트럼프 정부의 ‘대학 길들이기’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하버드대가 계속해서 정치적, 이념적이며 테러리스트에게 영감을 받거나 그들을 지지하는 ‘병적’ 행동을 조장한다면 면세 지위를 잃고 정치단체로서 과세 대상이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면서 “면세 지위는 전적으로 공익을 위해 행동하는 데 달려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밝혔다.
하버드대는 전날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경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하버드대에 대한 22억달러(약 3조원) 보조금 지급과 6000만달러 계약 이행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반유대주의’ 확산을 방치했다는 이유로 하버드대 입학 및 채용 과정에서 다양성 프로그램 중단, 정부가 반유대주의 기록이 있다고 지적한 학술 프로그램 개편 등을 요구했다. 이에 앨런 가버 하버드대 총장은 “대학은 독립성을 포기하거나 헌법상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요구 사항을 거부했다.
하버드대가 트럼프 행정부에 반발하고 나서면서 다른 아이비리그(미 동부 명문 사립대) 대학들도 정부 통제에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예일대 교수진 876명은 이날 대학 이사회 등에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달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미국 대학들은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 학문의 자유를 포함한 민주사회의 기본 원칙을 위협하는 심각한 공격에 직면해 있다”며 “다른 대학과 협력해 (정부 통제) 사전 예방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로 트럼프 행정부의 집중 공격을 받은 뒤 총장이 교체되고 정부 요구를 일부 수용했던 컬럼비아대에서도 기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클레어 시프먼 컬럼비아대 총장대행은 “우리 교육기관에 잠재적으로 피해를 입히고 유용한 개혁을 저해할 수 있는 정부의 강압적 조처를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탠퍼드대 조너선 레빈 총장과 제니 마르티네스 교무처장도 하버드대에 대한 지지를 밝히며 “대학들은 정당한 비판에 겸손과 개방적 태도로 대처해야 한다. 그러나 건설적인 변화를 가져올 방법은 국가의 과학 연구 역량을 파괴하거나 정부가 민간기관을 장악하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