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민하는 중년 남성 입체적으로 드러냈던 할리우드의 완벽한 보통사람”
두 차례 오스카 상 수상의 미국 배우 진 해크먼(95)과 그의 부인 클래식 피아니스트 벳시 아라카와(63)가 26일 오후 미 뉴멕시코주 산타페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고 경찰이 27일 아침 발표했다.
기르던 개도 함께 죽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인 범행을 시사하는 단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망 원인이나 시기에 대해서도 경찰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해크만은 1980년 대부터 산타페에서 살았으며 부인 아라카와와 1991년 결혼했다. 위 사진은 2003년 사진으로 진 해크먼이 부인 벳시 아라카와와 함께 글덴 글로브상 시상식장에 도착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 정기 체크인지 불확실한 가운데 경찰은 전날 오후 담장을 두른 폐쇄형 주거단지인 올드선셋 트레일 내 부부 저택에 들어가서 나이든 남성과 여성의 시신 및 죽어 있는 개를 발견했다.
당초 경찰은 “현재 말할 수 있는 것은 초기 사망 조사 단계이며 수색 영장을 기다리고 있다”고만 말했다가 부부의 신원을 파악해 공지했다.
1930년 생인 해크만은 60년 동안 배우 활동을 했으며 ‘프렌치 커넥션’ ‘미시시피 버닝’ ‘포세이돈 어든벤처’ 등 80편에 달하는 작품에 출연했다. 1971년 ‘프렌치 커넥션’ 및 1992년 ‘용서할수 없는 자들’로 두 번 오스카상을 받았다. 1967년 ‘보니와 클라이드’로 오스카 조연상에 지명되면서 유명해졌다. 오스카상에 5번 지명되었다.
들어오는 배역이 나이든 역뿐이라며 70대 중반인 2004년 은퇴했다. 이후 역사 소설을 써 4권을 냈다. 사교 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다.
해크먼은 ‘늦깎이’ 배우였다. 그는 1946년 나이를 속이고 미국 해병대에 입대해 중국, 하와이, 일본 등지에서 복무했다. 연기를 업으로 삼고자 결심한 것은 30세 무렵이다. 그는 1960년대 후반~1980년대 초반 ‘아메리칸 뉴웨이브 시네마’ 사조의 중요 배우로 꼽힌다.
해크먼이 주목받기 시작한 건 1967년 개봉작인 범죄·로드무비 <보니 앤 클라이드>(한국 개봉 제목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로 오스카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면서다. 이후 1971년 개봉한 <프렌치 커넥션>으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1992년 개봉작 <용서받지 못한 자>로 오스카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은퇴작은 2004년 개봉한 <웰컴 프레지던트>다.
어느 역에서건 삶의 무게에 짓눌리고 고민하는 중년 남성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드러냈다는 평을 받는다.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매력을 지닌 평범한 캐릭터를 연기했다”며 “할리우드의 완벽한 보통사람이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