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박용진 이어 김부겸과 회동…당내 통합 행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24일 만찬 회동에서 내란 사태 극복을 위한 통합 비전을 제시하고, 국내 경제 회생에 노력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이 대표는 ‘개헌을 비롯한 정치 개혁 방안이 필요하다’는 김 전 총리 요청에는 그 취지에 동의한다면서도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답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진행된 이 대표와 김 전 총리 만찬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총리는) 그간 당 운영에서 상처받고 당을 떠난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방안도 요청한다”며 “(또 개헌을 포함해) 의회를 넘어서는 국민 참여 정치 개혁이 필요하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에 이 대표는 “생각이 없지는 않지만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답했다고 한 대변인은 설명했다.
김 전 총리의 비서실장을 지낸 오영식 전 의원도 “정치 개혁안에 대해 이제 이 대표가 입장을 밝혀주셔야 되지 않겠냐는 김 전 총리의 강한 주문이 있었다”면서 “이를 위해 정당 의회를 넘어 다수 국민이 참여하는 정치 개혁 작업들을 시작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김 전 총리는 이 대표에게 미국의 통상 압력, 중국 AI(인공지능) 기술 굴기 등에 따른 염려와 함께 국민 대통합을 위한 메시지·비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최근 이 대표의 ‘중도 보수’ 발언과 관련해서는 김 전 총리가 이 대표에게 “단정적 표현이 오해를 불러일으킨 측면이 있다”며 “중도 보수의 입장을 가진 분들까지 끌어안기 위한 노력이지 않겠냐는 취지로 이해한다”고 언급했다고 오 전 의원은 전했다.
이날 회동 모두발언에서 이 대표는 김 전 총리에게 “국가에 대한 걱정도 많으시고 당에 대한 우려도 많으신 것 같아 그간에 고민하셨던 것을 겸허하게 많이 듣고 앞으로 (당이) 나아갈 길을 잘 찾아보겠다”며 “온 국민이 국가와 정치를 걱정하는 상황이 돼서 저도 그에 대해 전혀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문제를 어떻게 원만하게 합리적으로 잘해 나갈지에 대해 총리님의 고견을 듣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그동안 불법 계엄에 맞서 민주 헌정 수호 세력들과 단합해 민주 헌정을 지키기 위해 애쓰신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특히 앞으로 탄핵이 인용될 때까지 모두 다 힘을 합쳐서 이 국난을 극복하는 데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거론했다.
또 “내전 상태에 이르게 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위해 국민들의 이 갈라진 마음을 다시 한 번 추슬러서라도 국민 대통합을 이룰 수 있는, 특히 AI로 대표되는 신문명 시대에 맞는 국민들의 기대감·비전을 함께 고민·마련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13일 김경수 전 경남지사, 21일 박용진 전 의원에 이어 이날 김 전 총리를 만나는 등 비명계와 잇단 회동을 가지며 당내 통합 행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오는 27일과 28일에 각각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동연 경기지사를 만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