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정책·머스크 ‘칼질’에 우려
불법이민자 체포·추방 정책은 ‘지지’
취임 한 달이 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국인들의 평가는 긍정보다는 부정 쪽으로 기울어 있다는 현지 여론조사 결과 2건이 동시에 나왔다.
20일(현지시간) CNN과 워싱턴포스트(WP)가 각각 여론조사 업체와 최근 실시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두 곳 모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지금까지 한 일을 찬성(지지)한다’는 응답이 반대한다는 응답보다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찬성’ 대 ‘반대’ 비율은 CNN 조사에서 47% 대 52%, WP 조사에서는 43% 대 48%였다. 두 조사 모두 반대 비율이 5%포인트 우세했다.
WP가 입소스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가 대통령으로서 권한을 넘어섰다’는 응답이 57%로, 그렇지 않다(40%)는 응답을 크게 웃돌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 일 중 가장 지지도가 낮게 나타난 것은 2021년 ‘의회 난입 사태’ 주범들을 사면한 조처였다. 응답자 10명 중 8명 이상이 당시 사태와 관련해 폭력적인 행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을 사면한 것은 잘못이라고 답했다.
향후 캐나다와 멕시코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정책에 대해선 10명 중 6명 가량이 반대 의견이었다. 다만 중국에 대한 관세에 대해선 찬성이 50%로 반대(45%)보다 소폭 높았다. 응답자 10명 중 7명은 이런 관세 정책이 물가를 올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비관론도 크게 나타났다고 WP는 짚었다. 10명 중 9명이 식품 가격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표했고, 4명 중 3명은 유가·에너지 가격을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소득 상황에 우울함을 표한 미국인은 10명 중 7명이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의 대규모 연방 기관 구조조정과 정리해고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이 더 많았다. ‘머스크가 연방 정부에서 진행 중인 일을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절반 가량인 49%가 반대한다고 답했고, 찬성은 34%, 무응답은 14%였다. 다만 민주당 지지자의 85%, 공화당 지지자 중에는 15%, 지지 정당이 없는 이들 가운데는 52%가 머스크의 역할에 반대 의견을 보여 정당별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CNN이 SSRS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경제 정책에 비판적인 의견이 두드러졌다. 응답자의 62%가 ‘트럼프 대통령이 물가를 낮추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공화당 지지자도 47%가 이같은 답을 내놨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임기 나머지 기간을 전망할 때 비관적이거나 두렵다는 응답이 54%로, 낙관적이라는 응답(46%)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는 응답 역시 52%로, 그렇지 않다는 취지의 응답보다 우세했다.
CNN 조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장악’ 및 팔레스타인인 ‘재정착’ 아이디어의 지지도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58%가 반대를 표했으며, 공화당원 사이에서도 찬성이 26%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중 찬성 여론이 더 크게 나타난 것은 ‘불법이민자 체포·추방’ 등 이민 정책이었다. WP 조사에서는 범죄를 저지른 불법 이민자를 체포해 추방하는 조처 등 강력한 이민 정책에 대해 응답자 50%가 찬성해 반대하는(48%) 쪽보다 소폭 많았다. CNN 조사에서는 39%가 ‘적절하다’, 15%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답해 도합 54%가 지지 의견을 표했고, 이민정책이 ‘지나치다’는 부정적인 응답은 45%에 그쳤다.
WP 여론조사는 2601명을 대상으로 지난 13~18일, CNN 조사는 1206명을 대상으로 13일~17일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