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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타운뉴스

<오늘의 좋은글> 마지막 10년을 함께 할 친구여

  당신은 인생의 마지막 10년을 함께 할 친구가 있습니까?

대만에서 “미래의 노후”라는 주제로 한 웹 영화가 많은 네티즌의 공감을 샀다고 합니다.
영화 속 줄거리는 산속에서 혼자 사는 노인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네 명의 자식들은 모두 장성해 교수가 되었거나 해외에 나가 사업을 하고 있고, 노인만 자식들이 모두 떠난 산골 집에서 혼자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과 손자가 멀리서 찾아 온다는 소식에 그는 정성껏 맛있는 음식들을 준비합니다.   하지만…,
곧이어 오지 못한다는 전화를 받게 되고, 준비했던 음식들은 주인을 잃고 맙니다.  이때, 창밖의 하늘마저 우중충해지고. 노인은 친구를 불러 함께 식사할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누렇게 색이 바랜 낡은 수첩을 한참 동안 뒤적거려도 함께 식사할 만한 친구를 찾지 못합니다.  마침내, 창밖에서는 비가 쏟아져 내리고,
결국 노인은 부엌 식탁에 앉아 가득 차려진 음식을 홀로 먹게 됩니다.
마지막 장면 위로, “인생의 마지막 10년을 함께할 친구가 있습니까?”라는 자막이 흐릅니다.

대만 최고 베스트셀러 작가 우뤄취안이 쓴 “우리는 그렇게 혼자가 된다” 는 미래 나의 자화상은 어떤 모습이 될지 잠시 명상에 잠기게 합니다.

노후의 친구는 첫째 : 가까이 있어야 하고 둘째 : 자주 만나야 하며
셋째 : 같은 취미면 더 좋습니다.

여기에서 웃고픈 네 명의 죽마고우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네 명의 죽마고우가 있었다. 현역에서 기관장, 은행가, 사업가 등으로
눈부시게 활동하다가 은퇴 후에 고향에서 다시 뭉쳐 노년기의 우정을 나누었다.
날마다 만나 맛집 찾아 식도락도 즐기고 여행도 하니 노년의 적적함 따위는 없었다.

어느 날 한 친구가 말하기를 우리가 지금은 괜챦지만 더 늙어 치매가 온다든지 몹쓸 병에 걸려 가족을 힘들게 한다면 그것도 못할일 아닌가? 그래서 나는 비상약을 구할 생각이라네.

무슨 비상약?
응 내가 곰곰 생각해보니 잠자듯이 죽을 약이 없을까 생각했다네.수면제 같은 것은 처방전이 필요할 거고 다른 방법은 번거롭고 주변이나 가족들에게 민폐이니 옛날의 고전적인 방법을 찾아냈다네.

그게 뭔데? 내가 알아보니 복어알 말린 것이 최고라네. 그걸 먹으면 졸듯이 가물가물 하다가 고통 없이 간다잖아

이리하여 네 친구는 비상약 한 봉지씩을 가족 아무도 몰래 소장하였다.
그사이 한 사람은 황혼 이혼을 했고,한 친구는 젊어 이혼한 전 부인과
다시 황혼 재혼을 했고 한 사람은 부인이 암으로 이별을 했다.

어머니를 먼저 보내고 혼자서 살고 있는 아버지가 안돼 보인다고 아들 내외가 지극정성으로 합가하자고 해서 전 재산을 사업자금으로 물려주고 합가를 했다. 이 소식을 들은 딸들은 모두 등을 돌리고 그 착한 며느리는 노인 냄새 난다고 눈치를 주며 얼굴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

젊은 날의 카리스마, 그 위엄은 종이 호랑이 처럼 구겨진 채 방구석에 버려져 있었다.
마누라 제사날. 예수 믿는다고 제사도 안 지내고 딸들도 오지 않으니 쓸쓸한 마음으로 친구들과 만나 밥을 먹고 난 뒤 내색 않고 추모관으로
아내를 찾아갔다.”내가 갈께 여보 기다려~”

그날 밤 절친들에게는 짤막한 우정에 감사하는 글을 남기고 딸들에게 절절한 사과글을 남겼다. 아들 며느리에게는 아무 말도 남기지 않았다.
간직해온 그 “비상약”을 꺼냈다. 그것은 마치 비상약이 아닌 삶의 질곡으로부터 탈출할 열쇠처럼 느껴졌다.
생수 한 컵에 갈색 약을 털어 넣었다. 그리고 모처럼 편한 잠자리에 들었다. 가물가물하다가 이제 저세상으로 가겠지 이 세상 아무런 미련도 없도다.

다음 날 아침, 그 친구에게 세 친구들로 부터 온 똑같은 메시지

“그 비상약 모두 버려 아무런 약효도 없어. 나도 먹어봤어”

복어 독도 오래되면. 독이 모두 사라져버린 모양이었다.

친구들이 앞으로 어쩔 거냐 묻는 말에 힘없이 대답했다.

“어쩔 수 없네 할 수 없이 그냥 살아야지 근데 자네들 만나니 왜 이리 반갑고 좋으냐 응..“

오늘 하루도 무탈하게, 긍정의 힘으로 건강 잘 챙기시고, 마지막 10년을 함께 할 친구가 있는지 살펴보시고, 그 친구 만나서 이러쿵저러쿵 정담 나누며, 즐겁게 활짝 웃는 그런 한때를 만들어 가야 하겠습니다.

(채권석 SNS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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