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캠퍼스 방문 AI 사업 중요성 재 역설
알리바바 주가, ‘애플 협업’ 소식에 3년만 최고치
애플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협력해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아이폰을 개발한다는 소식에 알리바바 주가가 2022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마윈의 근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중국 경제매체들에 따르면, 마윈은 전날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있는 알리바바 시시(西溪) 캠퍼스를 방문해 직원들을 만났다. 지난해 12월 9일 알리바바 그룹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창립 20주년 행사에 등장한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해금 이후 최근 들어 마윈은 이같은 공개 행보를 연이어 펼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29일에도 회사를 방문했었다. 위 사진은 지난달 29일 저장성 항저우 본사에 있는 알리비바 창업자 마윈의 모습.
마윈은 2020년 10월 공개 행사에서 금융당국을 비판하고 앤트그룹 상장이 무산된 후 외부 활동을 자제해 왔다.
마윈은 이날 “치열한 경쟁과 압박 속에서도 스스로 누구인지 잊어서는 안 되며, ‘이상주의 정신’이야말로 알리바바를 알리바바답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인공지능(AI) 열풍 속에 어떤 회사도 영원히 1위를 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시장의 힘과 혁신의 가치를 믿어야 한다”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이런가운데 13일 중국 포털 왕이 금융채널 등에 따르면 뉴욕 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이날 전장 대비 4.92% 오른 118.33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2022년 7월이후 최고가이다. 마윈에게 너무도 큰 희소식이다.
이에 앞서 알리바바는 지난달 29일 새로운 AI 모델 ‘큐원 2.5-맥스’를 출시했다.
알리바바는 이 모델이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AI 모델 V3, 오픈AI의 GPT-4o(포오), 메타의 라마 3.1을 모든 영역에서 능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익명의 소식통은 애플과 알리바바가 공동 개발한 AI 기능을 아이폰 등에 탑재하기 위해 규제 당국에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홍콩증시에서도 알리비바 주가는 13일 오후 3시52분 기준 전장 대비 6.68% 오른 121.4 홍콩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마윈은 1999년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시의 허름한 아파트에서 동료 17명과 알리바바를 창업했다. 이후 전자결제시스템 ‘알리페이’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 등을 만들며 알리바바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키워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그는 2020년 10월 중국의 낙후된 금융 규제를 ‘전당포 영업’에 비유해 당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후 중국 정부는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알리바바에 대한 조사에 나섰고,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홍콩 증시 상장도 중단됐다. 한때 실종설과 체포설이 나돌던 마윈은 해외를 떠돌다가 지난해 3월 중국으로 복귀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그 직전 알리바바 조사를 끝냈다고 공식 발표했다. 감독총국 측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알리바바의 독점 행위가 완전히 중단됐고, 시정 조치가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평했다. 약 3년 8개월 동안 알리바바를 짓누르던 족쇄가 풀렸던 셈이다.
당시 마윈은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 대주주이자 명예회장을 맡고 있지만, 발표 이후 알리바바 지배구조 개편 발표 전 회사 임원들을 소집해 회의를 여는 등 사실상 즉각 경영에 깊숙이 관여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윈은 지난해 12월 8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앤트그룹의 20주년 기념행사에서 “앤트그룹의 앞으로의 20년”을 주제로 연설하기도 했다. 마윈은 이랄 “향후 20년간 AI 시대가 가져올 변화는 모두의 상상을 뛰어넘을 것”이라며 그룹의 미래를 AI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시장은 마윈의 지능정보사업부 중 하나인 ‘쿼크’를 특히 주목하고 있다. ‘2억명을 위한 만능 비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쿼크는 AI 기반 스마트 검색과 클라우드, 문서 처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말 쿼크 방문 당시 마윈을 수행한 이가 알리바바의 중고거래 플랫폼인 ‘셴위’의 리샨 총재라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쿼크와 셴위는 온라인 도매 거래 플랫폼 ‘1688′, 지능형 모바일 오피스 플랫폼 ‘딩딩’과 함께 알리바바 그룹의 ‘4소룡’으로 꼽힌다. 이달 들어선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교수를 역임하고 미국 AI 소프트웨어 제조 기업 세일즈포스까지 거친 AI 과학자 쉬주훙을 영입하기도 했다. 쉬주훙은 멀티모달(이미지·소리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주고받는 것) 등 AI2C 기초 연구 및 응용 솔루션을 담당하게 된다. 알리바바 AI2C 사업부는 쉬주훙을 중심으로 하는 정상급 AI 알고리즘 연구 및 엔지니어링 팀을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