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엔 증언 거부하다가 오후에 전화 지시 폭로한 것은 계획된 행동”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실행한 뒤 내란 혐의 수사·재판과 탄핵심판을 받는 상황을 ‘정치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 당시 자신의 지시를 받은 뒤 이를 폭로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을 ‘공작의 시초’로 지목했다. 홍 전 차장과 곽 전 사령관이 자신의 발언을 오해했거나 거짓으로 전달해 자신이 탄핵되고 내란죄로 구속 기소되는 단초를 제공했다고 강변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자신의 탄핵심판 6차 변론에 출석해 “그저께랑 오늘 상황을 보니까 (지난해) 12월6일부터 (공작) 상황이 시작됐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5차 변론과 이날 6차 변론에 각각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홍 전 차장과 곽 전 사령관을 공작의 시작으로 지목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6일 홍장원의 공작과, 12월6일 (곽종근) 특전사령관의 김병주TV 출연부터 내란 프레임과 탄핵공작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 전 차장은 지난해 12월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윤 대통령이 싹 다 잡아들이라고 자신에게 직접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곽 전 사령관은 같은 날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계엄 당시 국회의사당에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곽 전 사령관이 지난해 12월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오전엔 증언을 거부하다가 오후에 윤 대통령의 전화 지시를 폭로한 것도 계획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0일 (곽 전 사령관이) 국회에서 오전엔 대통령을 위해서 감추는 듯하다가 오후에 얘기한 것도, 이미 전날 검찰에 다 얘기했는데 다분히 의도가 있다고 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처음으로 공작설을 들고 나온 데 대해 국회 측 장순옥 변호사는 재판을 마치고 “본질을 호도한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반면 윤갑근 변호사는 “계엄 선포에서부터 현재까지 진행된 어떤 타임 테이블을 보면 그 이면에서 작동하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