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딥시크 등장에 미 경쟁력 의구심
중국의 광범위한 개인정보 수집 우려도
중국의 저비용 인공지능(AI) 딥시크(DeepSeek)의 등장에 엔비디아 등 미국의 인공지능(AI) 관련 빅테크 기업들이 흔들리고 있다. 딥시크 등장에 기존 인공지능 기업들의 경쟁력이 의심받으며 최악의 주가 폭락이 일어났다. 중국이 값싸고 뛰어난 성능의 인공지능을 개발함으로써, 이 분야에서 미국을 앞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위 사진은 딥시크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량원펑과 딥시크의 기업로고.
이날 인공지능 관련 기업들의 대폭락은 중국이 개발한 딥시크가 저렴한 비용으로 우수한 성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기존 인공지능 관련 기업들의 경쟁력에 의문이 생겼기 때문이다.
중국이 개발한 인공지능 챗봇인 딥시크는 지난주 출시된 이래 미국에서만 애플스토어에서 가장 다운로드가 많은 앱으로 올라섰다. 딥시크 쪽은 자신들의 인공지능 모델을 훈련시키는 비용으로 단지 560만달러만 썼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선두주자인 오픈에이아이(OpenAI)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은 자신들의 최신 인공모델인 지피티-4의 훈련에 1억달러 이상이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공지능 관련 조사회사인 앤스로픽의 최고경영자 다리오 아모데이는 지난해 방송에서 일부 기존 인공모델의 훈련에 10억달러에 달하는 비용이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딥시크는 엔비디아이가 개발한 인공지능 관련 고가 반도체를 사용하지 않고도 우수한 성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딥시크가 거대언어모델(LLM) 훈련에 사용한 그래픽처리장치(GPU)의 규모와 비용이 미국 빅테크들과 비교해 훨씬 적어 효율성을 보여줬다고 미국 언론들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에 첨단 및 고가 반도체를 공급하며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던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 관련 기업들이 갑자기 경쟁력을 의심받게 돼 주가폭락으로 이어졌다.
딥시크 돌풍과 기존 인공지능 기업들 주가 대폭락은, 미국의 인공지능 등 첨단분야에서의 기술 규제를 중국이 극복해냈음을 보여줬다는 분석도 있다. 오히려, 중국에 대한 미국의 기술규제 및 공급망 분리인 디커플링이나 디리스킹 정책이 중국의 자급자족적인 기술굴기를 야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딥시크의 성능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낮은 개발 비용도 업계에 충격을 주는 분위기다. 딥시크는 R1 직전에 출시된 ‘V3’ 모델 개발에 557만6000달러(약 79억원) 투입됐다고 밝혔는데, 이는 메타가 최신 AI 모델 ‘라마3′ 모델에 쓴 비용의 10분의 1 수준이다.
함편 한국 AI 전문가들은 중국의 광범위한 개인정보 수집을 우려하고 있다. 하정우 네이버 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딥시크 프라이버시 정책 약관을 보니, 수집하는 정보가 매우 광범하게 많다. 사용장비 정보는 물론 키보드 입력 패턴이나 리듬, IP 정보, 장치 ID 등은 기본에 ‘쿠키’(이용자의 개별 웹페이지 접속 기록)까지 깡그리…”라며 “당연하게도 수집한 사용자 정보는 중국 내에 있는 보안 서버에 저장된다고 되어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들을 미리 잘 주지하고 고려해서 사용해야겠다”고 했다.
실제로 딥시크 정책 약관 중 ‘기술 정보’(Technical Information) 부분에는 “서비스를 이용할 때, 특정 장치 및 네트워크 연결 정보를 수집한다”며 “이 정보에는 기기 모델, 운영 체제, 키보드 입력 패턴 또는 리듬, IP 주소 및 시스템 언어가 포함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같은 정보는 중국의 보안 서버에 저장된다고 한다. 딥시크는 ‘사용자 정보 저장 위치’라는 제목의 약관 항목에서 “우리가 수집하는 개인 정보는 사용자가 거주하는 국가 외부에 위치한 서버에 저장될 수 있다”며 “우리는 수집한 정보를 중국의 보안 서버에 저장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