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캐롤라이나 찾아 “지금은 위험과 가능성의 경계”
조 바이든 대통령은 퇴임을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흑인교회에서 한 마지막 연설을 통해 “나라의 영혼을 되찾기 위한 싸움이 진행 중”이라며 “희망을 붙잡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1940년 사망한 민권운동가 마르쿠스 가비 등 5명을 사면하고 2명을 감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노스찰스턴의 흑인교회인 로열미셔너리 침례교회를 방문해 예배로 하루를 열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5년 전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지역으로, 그에게 백악관으로 가는 길을 열어줬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1973년 초선 연방 상원의원(델라웨어) 임기를 시작한 이래 52년간 정치 여정에서 가장 빛나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곳에서 사실상 임기 마지막 날을 보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예배 중 연설에서 “이 나라의 영혼을 되찾기 위한 투쟁은 힘이 드는 데다, 현재진행형임을 우리는 안다”며 “지금은 위험과 가능성의 경계에 있다. 그러나 믿음은 우리가 꿈꾸는 미국이 항상 생각하는 것보다 가까이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희망을 굳게 붙잡아야 한다”며 “다가올 더 좋은 날에 대한 믿음을 항상 유지하면서 계속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760년대부터 1808년까지 수만명의 아프리카 출신 노예들이 미국으로 끌려온 통로였던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부둣가에 세워진 ‘국제 아프리카계 미국인 박물관’도 둘러봤다. 그는 이곳에서 미국 역사상 첫 흑인 국방장관 로이드 오스틴과 첫 흑인 여성 대법관 커탄지 브라운 잭슨을 각각 자신이 임명한 일을 언급하며 “행정부를 미국답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사후 사면된 가비(우편사기죄)를 포함해 버지니아주 최초의 흑인 하원의장 돈 스콧, 형사정의 옹호 운동가 켐바 프라디아, 총기폭력 예방 운동가 대릴 챔버스(이상 비폭력 마약범죄) 등을 사면했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은 오랜 기간 소수자 공동체에 불공평하게 영향을 미쳐온 유죄 판결과 양형을 바로잡기 위해 다른 어떤 대통령보다 많은 수천건의 개별 사면 및 감형을 발표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