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코널, 트럼프 탄핵 찬성 콜린스·머카우스키 등
트럼프 2기 법무장관 후보였던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이 전격 사퇴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리더십에 상처가 난 가운데, 상원 공화당 내부의 ‘트럼프 견제’ 세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폴리티코는 21일 ‘트럼프와 겨루기에 최적의 위치인 공화당 상원의원들’ 제하 기사를 통해 공화당 상원에 포진한 잠재적 견제자들을 조명했다. 공화당 원로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이 이름을 올렸다.
82세의 매코널 원내대표는 내년 상원에 포진할 53명의 공화당 의원 중 대표적인 ‘트럼프 견제’ 세력으로 꼽힌다. 그는 트럼프 진영의 이념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와는 대척점에 선 정통 보수 노선의 인물이다.
2007년부터 상원 공화당을 이끌어온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집권 기간 감세법 등을 통과시키며 대통령을 지원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의 2020년 대선 불복 이후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정치적으로 갈라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역사상 최장수 원내대표인 그는 올해가 지나면 지도부에서 내려올 예정이다. 당의 리더십을 다음 세대에 넘기겠다는 취지로, 지도부 하차에 이어 2027년 1월 상원의원 임기까지 만료되면 정계를 떠날 가능성이 크다.
폴리티코는 “매코널은 40년이 넘는 상원의원 인생의 종결을 자신의 당이 고립주의로부터 벗어나도록 하는 데 사용하고자 한다”라고 했다. 마지막 임기 동안 정통보수로서 필요할 경우 대통령 견제에도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트럼프 당선인과 앙숙 관계였던 존 코닌 상원의원도 잠재적인 견제 세력으로 꼽힌다. 그는 트럼프 1기 코로나19 대응을 비롯해 다양한 현안에 관해 트럼프 당선인에 비판을 가했고, 트럼프 당선인도 날 선 비난으로 받아쳤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트루스소셜에서 코닌 의원을 비롯해 역시 앙숙인 밋 롬니 상원의원 겨냥, “둘 다 나약하고 비효율적이며 공화당과 우리나라에 매우 해롭다”라며 “다음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라고 싸잡아 악담을 퍼부은 바 있다.
일단 매코널 원내대표와 달리 코닌 의원은 2027년 임기 만료 후에도 재선 도전 의지가 있다고 한다. 현재 표면적으로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 중이다. 그러나 과거 앙숙이었던 만큼 향후 언제든 견제 세력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1기 민주당이 주도한 탄핵소추에 찬성표를 던진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도 주목된다. 당시 공화당에서는 콜린스 의원을 비롯해 7명이 탄핵 표결에서 유죄 쪽에 섰다. 이들 중 상원에 남은 이는 콜린스 의원까지 3명에 불과하다.
특히 콜린스 의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게이츠 후보를 법무장관으로 발탁하자 내부에서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이츠 후보가 사퇴한 뒤에는 “나라를 먼저 생각한 결정”이라며 “결단을 내린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현재 71세인 콜린스 의원은 2027년 임기 만료 이후에도 재선을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지역구인 메인에서는 트럼프 당선인 대신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를 대통령으로 택했다. 여러모로 트럼프 당선인과 각을 세울 요인이 있는 것이다.
이밖에 역시 트럼프 당선인 재임 시절 탄핵소추에 찬성한 리사 머카우스키, 빌 캐시디 의원 등이 역시 상원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견제할 유력 인사로 꼽힌다. 특히 머카우스키 의원은 각종 현안 표결에서 당 노선과 다른 의견을 행사한 경우가 잦았다.
아울러 현재 91세로 2029년 임기 만료를 앞둔 척 그래슬리 의원과 올해 경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하지 않은 토드 영 의원 등이 향후 상원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견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대선과 함께 치른 선거로 내년 상원은 공화당 53명, 민주당 47명으로 꾸려진다. 공화당이 다수지만 소수의 의원들만 이탈하더라도 쉽게 행정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폴리티코는 “공화당 블록 내의 의원들이 무역이나 외교 등 선별적인 의제에 따라 트럼프 당선인에게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향후 이런 움직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