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존슨 하원 의장, 하원의장, “소수자 혐오를 용인”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최근 선거에서 미국 역사상 최초의 트랜스젠더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세라 맥브라이드(민주, 위 사진)를 겨냥한 “트랜스젠더 여성 화장실 출입 금지” 조치를 20일 승인했다. 의회 내 다양성을 높일 것이란 기대감을 안고 당선된 맥브라이드가 임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공화당이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존슨 의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트랜스젠더 여성의 의회 건물 내 여성 화장실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성명에서 “의사당 내의 화장실, 탈의실, 라커룸 등 특정 성별을 위한 시설들은 생물학적 성별을 따르는 개인을 위한 것”이라며 트렌스젠더 여성은 남녀공용 화장실이나 의원 사무실마다 설치된 개인 화장실을 이용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5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의회 선거에서 당선된 맥브라이드를 겨냥한 조치다. 맥브라이드는 자신이 트렌스젠더임을 공개한 최초의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시 “우리의 민주주의는 모두를 품을 정도로 강력하다”는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앞서 공화당 소속 낸시 메이스 의원은 전날 의사당 내 화장실과 탈의실을 트랜스 여성이 쓸 수 없도록 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그러면서 “이는 100% 맥브라이드 덕분”이라고 밝혔다. 마저리 테일러 그린 의원(공화)도 “남성이 여성 전용 화장실에 난입하는 것은 공격”이자 “정신병”이라며 혐오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존슨 의장이 해당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공화당 내부에서 거세지고 있는 ‘소수자 혐오’를 용인해준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공화당 의원들은 지정성별에 맞는 화장실과 탈의실만 이용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주의회와 연방의회에서 꾸준히 발의해왔다. 메이스 의원은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존슨 의장에게 감사를 표하며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모든 연방 건물과 학교, 공중화장실에서 같은 조치를 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맥브라이드는 성명을 내고 “나는 화장실 문제로 싸우기 위해 의회에 온 게 아니다”라며 “지난 며칠간 중요한 문제들로부터 주의를 돌리려는 시도가 계속됐지만, 흔들리지 않고 다음해부터 임기를 수행하기 위한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우선 새 규정을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존슨 의장 결정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반발이 크다. 맥브라이드가 대변인을 지냈던 성소수자 옹호 단체 ‘휴먼라이츠캠페인’의 켈리 로빈슨 대표는 이번 조치가 “잔인하고 차별적”이라며 “맥브라이드뿐 아니라 의회의 다른 트랜스젠더나 논바이너리 직원, 그리고 의사당을 방문하는 시민들에게도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하원 원내대표인 하킴 제프리스는 “우리와 함께하게 된 새로운 의원을 환영하는 것보다 그를 괴롭히는 게 더 중요한 일인가”라며 이날 결정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