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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가 받은 타격은 종말의 시작”-WP

“존재 이유 달성 의문…강력한 군사력에 대한 환상 산산조각 났다”

 전면전과 헤즈볼라 붕괴 칼날 위의 균형…향후 수일 대응이 관건

 

  ‘헤즈볼라의 존재 이유가 (달성될 지) 의문시된다. 강력한 군사력에 대한 환상도 산산조각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29일 이스라엘의 혹독한 공격으로 타격을 입은 레바논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현 상황을 이렇게 진단했다. 지하 벙커에 은신해 있던 헤즈볼라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까지 제거된 상태를 '헤즈볼라 종말의 시작'이라고도 표현했다.
위 사진은 30일 새벽 레바논 베이루트 중심부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타격을 입은 건물 위로 소방차 사다리가 뻗어 있는 모습

불과 10여일의 공습으로 주요 군 지휘관에 이어 최고 지도자까지 사라지면서 헤즈볼라의 군사력에 대한 수십 년간의 신화가 무너졌다는 것이다.
헤르볼라는 중동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고와 가장 광범위한 전략적 영향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통신망, 최고 지휘관, 그리고 베이루트 남부 교외의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벙커에 숨어 있던 지도자까지 제거하면서 무릎을 꿇는 형국이다.
레바논과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조직된 헤즈볼라의 존재 이유 (달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헤즈볼라는 1982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수비대가 이스라엘 군대를 몰아내는 것을 목표로 조직됐다. 2000년 게릴라 공격으로 이스라엘 군대를 철수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2006년에는 이스라엘과의 전면전에서 선전했다.
헤즈볼라는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전투원을 파견했다. 예멘과 이라크에서 이란의 민병대 동맹을 돕기 위해 고문도 파견했다.
그후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깊숙이 타격할 수 있는 정밀 미사일을 포함한 엄청난 무기고를 축적해 이스라엘이 레바논과 다시 전쟁을 치르지 않을 것이라고 널리 생각됐다.
하지만 헤즈볼라는 스스로의 힘을 심각하게 과대평가한 반면 이스라엘의 헤즈볼라와의 전쟁 의지는 과소평가했다는 것이 최근 이스라엘의 공습에서 드러났다.
특히 이스라엘 정보부가 헤즈볼라에 얼마나 깊이 침투했는지도 과소평가됐다.
런던의 채텀하우스 싱크탱크의 연구원 리나 카티브는 “헤즈볼라가 앞으로도 레바논에서 정치적, 군사적으로 살아남겠지만 그 지위와 평판은 지난 10일간의 굴욕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헤즈볼라의 종말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중동은 이란과 미국까지 끌어들이는 전면전 가능성과 헤즈볼라 붕괴 가능성 사이에서 양날의 칼날 위에 있는 미묘한 균형점 위에 있다고 WP는 진단했다.
앞으로 며칠 동안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다.
헤즈볼라 지지자들은 더 강력하고 정확한 미사일로 보복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헤즈볼라가 그런 능력이 남아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수천 개의 호출기가 동시에 폭발해 통신망이 타격을 받았고,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얼마나 침투했는지를 보여주었다. 나스랄라 살해로 절정에 이른 공습은 1982년 창설된 헤즈볼라의 한 세대의 전문성을 말살했다.
워싱턴의 중동연구소 선임 연구원 피라스 막사드는 “이스라엘의 역량과 침투 수준은 모든 사람의 기대를 넘어섰다”며 “헤즈볼라가 가까운 미래에 이스라엘과 중대한 대립을 지휘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지 의심스럽다”고 진단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1000명 이상의 레바논인이 사망했다.
11만 명 이상이 집을 떠나 이스라엘의 침략으로부터 레바논인을 보호한다는 헤즈볼라의 주장은 더욱 훼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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