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영장 발부 후 최초… 크렘린 “걱정할 것 없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30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9월3일 지난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회원국 몽골을 방문하는 것에 대해 “아무 것도 걱정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몽골 방문은 ICC가 지난해 3월 우크라이나 전쟁범죄 혐의로 그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첫 ICC 회원국 방문이다.
ICC 창립 조약에 따르면 모든 ICC 회원국은 ICC가 체포영장을 발부한 용의자가 자국 영토를 밟으면 구금해야 한다.
그러나 ICC는 이를 강제할 집행 메커니즘을 갖고 있지 못하다. 대표적 사례가 2015년 당시 수단 대통령 오마르 알 바시르가 ICC 회원국 남아공을 방문했을 때 체포되지 않아 인권운동가들과 제1 야당의 분노와 비난을 촉발한 바 있다.
과거 러시아는 ICC의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이날 몽골의 친구들과 “좋은 대화를 나눴다. 아무 것도 걱정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크렘린궁은 29일 푸틴 대통령이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의 초청으로 몽골을 방문해 옛 소련군과 몽골군이 칼킨골 강에서 일본 군국주의 세력을 상대로 공동 승리한 85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고, 후렐수흐 대통령을 비롯한 몽골 고위 관리들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었다.
ICC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 2년 반 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출신 어린이 납치 사건에 대한 개인적 책임을 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법원은 또 푸틴 대통령의 아동인권특사 마리아 르보바-벨로바도 같은 혐의로 기소했으며, 세르게이 쇼이구 전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에 대해서도 전쟁범죄와 비인도적 행위의 반인륜적 범죄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러시아는 ICC의 체포영장을 “무효”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남아공에서 열린 개발도상국들의 BRICS 블록 정상회담에 불참하는 등 체포영장 발부 후 ICC 회원국을 방문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