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개인전 20년 만의 4강 진출 현장 풀 스토리
한국의 타구 여신동 유빈이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쉬드4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여자 탁구 개인전 준준결승에 출전해 일본 히라노 미루를 상대로 승리 항 후 울먹였다.
마지막 7게임 스코어는 10-11. 신유빈(20·대한항공)은 자신의 호적수인 일본의 히라노 미우에게 1점만 더 내주면 역전패가 확정될 위기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공이 올 것은 뻔해”라고 스스로 다독인 신유빈은 3점을 내리 따낸 뒤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신유빈은 1일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개인전 8강에서 일본의 히라노 미우를 상대로 4-3(11-4 11-7 11-4 7-11 8-11 9-11 13-11) 신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신유빈은 한국 선수로 2004 아테네 올림픽(유승민 금메달·김경아 동메달) 이후 처음으로 개인전 4강에 오른 선수가 됐다. 신유빈이 지난달 30일 혼합 복식 동메달에 이어 개인전에서도 메달을 목에 건다면 역시 20년 만의 쾌거가 된다.
4강으로 가는 길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신유빈은 유튜브 영상으로 파악한 호적수 히라노의 약점을 잘 공략해 3-0으로 앞서다가 거꾸로 상대의 반격에 휘말리면서 1시간 20분의 혈투를 벌였다. 직전 경기까지 평균 35분이면 승리를 결정지은 것과 비교됐다. 신유빈은 취재진과 만나 “정말 잊을 수 없는 경기, 어려운 경기였다. 마지막에 이길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신유빈은 이날 경기가 꼬인 시점을 히라노의 타임 아웃으로 짚었다. 히라노가 심판에게 요청해 옷까지 갈아입은 뒤 거칠게 경기를 풀어간 것에 휘말리면서 3-0 리드가 3-3 동점이 됐다. 신유빈은 “히라노가 일부러 흐름을 끊는구나 싶었다. 옷을 갈아입는 사이 내 몸이 굳었다”면서 “전술적으로는 내 리시브를 제대로 노리고 들어왔다”고 말했다.
마지막 7게임은 그야말로 총성없는 혈투였다. 신유빈이 서브에 변화를 주면, 상대도 맞불을 놓으면서 1점 승부가 벌어졌다.
다행히 신유빈의 뒤에는 ‘탁구 도사’ 오광헌 여자대표팀 감독(54)이 있었다. 2016년까지 일본 여자대표팀 코치 및 주니어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오 감독은 히라노를 4년간 지도한 경험이 있다. 7게임에서 타임을 불렀던 오 감독은 “히라노가 (신)유빈이의 패턴을 파악했길래 변주를 요구했다”면서 “다행히 그게 통했다”고 웃었다. 두 차례 듀스 끝에 승리의 마침표를 찍은 신유빈도 “체력적으로 너무 힘든 순간에 큰 도움이 됐다”면서 “무조건 상대를 뚫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고 말했다.
승리가 간절했던 신유빈의 마음가짐은 승리와 함께 흘린 눈물에서도 잘 드러났다. 그는 “안도의 눈물이었다. 동메달을 땄을 때도 눈물이 안 났는데, 오늘은 (승리로) 끝났다는 생각에 울었다”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신유빈은 이제 중국의 천멍과 2일 오후 8시 30분 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천멍이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오른 최강자라는 점에서 쉬운 승부는 아니다. 신유빈은 올해 3월 WTT 싱가포르 스매시 8강에서 천명과 처음 만나 1-4로 패배한 바 있다. 신유빈은 “4강전도 기대해주셨으면 한다. 4강에 올라온 것 자체가 너무 영광이지만 후회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 응원해주신다면 한 포인트 한 포인트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