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출신의 정치 신인 JD 밴스 상원의원
” 다른 어떤 요인보다 충성심을 높이 평가받았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주인공은 소위 ‘흙수저’ 출신의 정치 신인 JD 밴스(공화·오하이오) 상원의원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인 15일(현지시각) 밴스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했다고 발표했다.
밴스 의원은 1984년 8월생으로 현재 만 39세다. 1947년생인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는 약 40살 어린 ‘젊은피’다.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엔 미국 역사상 세번째로 어린 부통령이 된다.
정치 경험도 많지 않다. 회고록 ‘힐빌리의 노래(Hillbilly Elegy)’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유명세를 탔으나 정치경력은 지난해부터 시작한 오하이오 상원의원이 전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랜 숙고 끝에, 많은 분들의 엄청난 재능을 고려한 끝에, 미국 부통령직을 맡기 가장 적합한 사람은 위대한 오하이오주의 밴스 상원의원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밴스 의원은 오하이오주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변호사와 벤처 캐피털 기업인으로 활동하다가 2022년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돼 정계에 입문하게 됐다. 그가 2016년 출간한 회고록 ‘힐빌리의 노래(Hillbilly Elegy)’가 큰 인기를 끌면서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그는 2020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투표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대통령”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른 후보가 아닌 밴스 의원을 선택한 이유는 짧지만 굴곡진 그의 배경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른바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인 오하이오주 출신이며, 해병대 소속으로 해외 파병 이력이 있는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이는 명목상 이유일 뿐, 오히려 열렬한 트럼프 추종자로서의 행보를 보였기에 부통령 후보로 지명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경쟁자였던 마르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쿠바계 미국인이며 정치경력이 25년에 달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품었다면 라틴계 유권자는 물론, 루비오 의원들의 지지층을 고스란히 흡수할 수 있다.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주지사는 수천억원대 자산가로 유명한다. 트럼프 캠프에 합류할 경우 바이든 캠프에 비해 열세로 평가되는 자금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 자명하다.
이들에 비해 밴스 의원은 지지층 확장에서나 자금력 확장에서나 경쟁력이 떨어진다. 때문에 다른 요인보다 충성심을 높이 평가받았다는 분석이 더욱 설득력 있어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80세를 바라보고 있으며, 대선에서 승리한다고해도 3선은 불가능해 조기에 레임덕에 빠질 위험이 있다. 충성심이 보증되지 않은 루비오 의원이나 버검 주지사는 이러한 레임덕을 더욱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 대선에 나섰던 8년전과 비교하면 이번 선택의 의미가 더욱 두드러진다.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당시 인디애나주지사로 지명했다. 펜스 부통령은 오랜 정치 경험을 가진 당내 주류이자 독실한 복음주의 기독교신자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다소 결이 다른 인물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해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누르는 이변을 연출했는데, 펜스 전 부통령이 당내 단합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한 것이 주효했다. 하지만 2021년 의회 폭동 사건을 계기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펜스 전 부통령은 전혀 다른 길을 걷게됐다.
그랬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는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자신과 비슷한 색깔을 지닌 정치 신인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했다.
이는 당내 소통이나 외연 확장에 연연하지 않아도 될 만큼 정치적 기반이 탄탄해졌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결이다른 인사를 영입하지 않아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러한 자신감은 현실이 된다. 그리고 그러한 자신감은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정책 실천 과정에서도 이어질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