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부서 ‘바이든 사퇴’ 논의 잠정 중단
바이든, 유세 일정 조정하며 숨 돌리기 나서
“사퇴 압박, 속도 늦춰져도 논의는 계속될 것”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 사건으로 민주당 내부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대선 후보 사퇴 압박이 일시 중단되는 모양새다.
자신의 거취를 둘러싸고 당내 강한 압박을 받았던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14일 액시오스 등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이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사퇴 요구 목소리를 멈추고 침묵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강한 비판 목소리를 내온 한 민주당 하원의원은 액시오스에 “모두 애도를 표하고 우리 팀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하원 고위급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 거취 문제를 논하기엔 당내 분위기가 너무 혼란스러워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고위 의원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어떤 발언도 나쁜 형태가 될 수 있다”며, 피격 사건 이후 열기가 다소 가라앉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최고 전략가인 바이든 대통령의 한 측근은 더힐에 “현재로선 대답보다 질문이 더 많다”며 “이번 주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모른다. 알려지지 않은 게 너무 많다”고 말을 아꼈다.
바이든에 비판적이었던 한 기부자도 “지금은 때가 아니다. 현시점 바이든에 대해 토론하는 건 매우 무신경한 태도”라며 “우리 모두 숨을 고르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장에서 피격당한 주말 바이든 대통령은 당내 사퇴 압박을 불식시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었다.
지난 13일 민주당 좌파 및 중도 좌파 성향 의원들과 만났으며, 히스패닉계 모임과도 통화를 가졌다. 델라웨어에선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회동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총격 사건 대응에 일단 집중하고 있다. 바이든 캠프는 사건 직후 광고 게재를 중단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통화하기도 했다. 14일 대국민 연설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괜찮다는 사실에 감사를 느낀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15일 예정된 텍사스 방문도 연기됐다. 다만 NBC와 인터뷰는 예정대로 진행하며, 16일 라스베이거스 유세도 변동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그간 안전과 위기관리를 강조해 온 만큼, 이번 사건으로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강점을 어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다만 적절한 시점에 사퇴 압박이 재개될 여지는 남아있다. 한 민주당 전략가는 더힐에 “(바이든이) 뒤처지고 있다는 걸 보여줄 데이터는 충분하다”며 “대중의 소음을 늦출 순 있지만 사적으로 논의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줄리안 젤리저 프린스턴대 교수는 더힐에 “온 나라가 (트럼프) 암살 시도에 정신이 팔린 만큼 많은 민주당원들은 현시점 (바이든 사퇴) 문제에 집중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트럼프가 이 끔찍한 행위에서 그 어느 때보다 더 강하게 나오는 순간 바이든의 문제는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악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