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전쟁과 유럽 극우 득세는 나토 안팎 도전” 분석
올해 창설 75년을 맞아 워싱턴에서 9일부터 3일간 나토 정상회의가 열린다.
AP 통신은 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면서 나토에 가장 비판적인 도널드 트럼프가 나토를 지휘할 가능성에 직면한 가운데 회의가 열린다고 전했다.
통신은 75년 전 나토 조약이 체결된 워싱턴에서 나토의 지속과 미래를 고민하는 회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토 조약은 소련의 베를린 봉쇄가 진행 중이던 1949년 4월 4일 12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워싱턴에서 체결돼 그해 8월 24일 발효됐다.
지금은 동유럽으로의 동진(東進) 등으로 32개국으로 늘었다. 러시아는 접경한 우크라이나까지 나토 가입을 추진하자 2022년 2월 ‘특수 군사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전면 침공했다.
창설 75년을 맞은 나토는 안팎으로 도전을 맞고 있다.
유럽에서는 프랑스 국민연합 등 NATO에 적대적인 극우 세력이 점차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로 인해 나토의 최전선인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바이든이 “나토에 남을 것인가, 아니면 탈퇴할 것인가?”라고 묻자 트럼프는 어깨만 들썩거려 즉답은 피했다.
유럽 각 국 정부는 토론 이전부터 11월 선거에서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에 대비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나토 국가의 안보 지속을 위해 심도있는 협의를 해왔다.
AP 통신은 이 같은 일부 미국인과 유럽인의 트럼프 대비를 ‘트럼프 막아내기(Trump proof)’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번 회담이 나토의 지속성을 기념하는 자리지만 유럽 관리들의 전망은 우울하다는 평가가 많다고 전했다.
전망이 우울한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를 들었다. 트럼프에 동조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무기와 자금 지원을 연기 한 몇 달 동안 러시아가 전장에서 크게 진군했다는 것과 유럽에서 나토에 적대적인 극우 정부가 집권할 가능성까지 나오는 것이다.
아틀란틱카운슬의 나토 수석 연구원 레이첼 리조는 “정상회담에 참여하는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줄어들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나토에서 미국의 지고 있는 부담이 크다는 것에 불만을 나타낸 것은 물론 1997년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바이든도 “나토 동맹국이 미국을 바보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워싱턴을 방문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미국의 원조가 지연되는 동안 유럽 국가들도 우크라이나에 충분한 무기를 공급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은 트럼프가 두 번째 임기 동안 미국을 나토에서 탈퇴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의회는 나토 탈퇴를 어렵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대통령은 나토의 일부 또는 모든 임무에 협력하는 것을 중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정상회담에서 가능성이 있는 이니셔티브 중 하나는 미국 대신 나토가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훈련 및 군사, 재정 지원을 조정하는 데 더 많은 책임을 맡는 것이다.
폴란드 안보 싱크탱크인 동부연구센터에 따르면 트럼프 집권 이후 유럽이 나토의 핵 억제력에서 더 큰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군사 예산과 경제 규모가 작은 유럽 국가들과 캐나다가 나토에서 미국 수준의 빈틈을 메우려면 몇 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