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이 관두라면 관두겠지만, 그러지는 않을 것”
“트럼프, 내가 대답할 때도 소리 질러…주의 산만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 최적격자’를 자처하며 당 안팎에서 불거지는 사퇴론에 선을 그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5일 방영된 ABC 인터뷰에서 “이 선거에서 이기고 대통령이 되는 데 나보다 더 자격을 갖춘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부진했던 TV토론 이후 거센 사퇴 압박에 직면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나 국익을 위해 물러나야 한다는 지적에 “그들 비판자들은 자신이 무엇을 말하는지 모른다”라고 했다. 이어 “그들은 틀렸다. 트럼프는 병적인 거짓말쟁이”라며 자신의 대선 행보는 개인적 욕심이 아니라는 취지로 말했다.
부진했던 TV토론을 두고는 “나쁜 에피소드였다”라며 “나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징후는 없다”라고 했다. 단지 “나는 많이 지친 상태였다”라는 것이다. 그는 “몸이 아팠다. 매우 안 좋았다”라며 당시 자신이 코로나를 의심해 검사까지 받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나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건 아니었다. 단지 아주 독한 감기에 걸렸던 것”이라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해명이다. 그는 아울러 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8번이나 거짓말을 했다”라고 화살을 돌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내가 질문에 대답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그(트럼프)는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그의 마이크가 꺼졌는데도 그랬다”라며 “그것이 내 주의를 산만하게 했다. 모두 그 탓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통제가 힘들었다”라고 덧붙였다.
대중적 의문이 제기되는 자신의 건강 상태에 관해서는 “100m를 10초 만에 달릴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아니다”라면서도 “나는 여전히 건강하다”라고 했다. 이전보다 쇠약해졌느냐는 질문 역시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매일 신경학적 검사를 받는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신경학과 전문의가 행하는 구체적인 인지 검사를 받느냐는 질문에는 “누구도 내가 그래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라며 “그들은 내 상태가 좋다고 한다”라고 답했다.
이에 진행자는 ‘신경학적인 검사와 인지 검사를 포함한 독립적인 의학적 평가를 받아 미국 국민에게 공개할 의향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매일 인지 검사를 받는다”라며 거부 의향을 시사했다.
다만 이는 실제 검사를 받는다기보다는 매일의 일정이 사실상 검사와 마찬가지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매일 그 검사를 받는다. 내가 하는 모든 일”이라며 “선거 운동 외에도 나는 세계를 이끌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뭉치게 한 사람”이라며 “누구도 내가 그럴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어 “나는 (블라디미르) 푸틴을 멈추게 한 사람이다. 누구도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 생각지 않았다”라고 했다.
아울러 일본의 국방 예산 증액과 한국의 대미 투자 등을 역시 자신 성과로 내세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취지로 ‘향후 4년 더 직을 수행할 정신적·육체적 역량을 갖췄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믿는다”라고 단언했다. 특히 독실한 카톨릭 신자인 그는 “만약 전능하신 주님이 선거를 관두라고 하면 관두겠지만, 주님이 (지상에) 내려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로 대선 완주 의지를 피력했다.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도 “예스, 예스, 예스, 예스’라고 네 차례나 승리를 자신하는 발언을 내놨다.
경합주인 위스콘신주(州)에서 유세 연설을 마친 뒤 인터뷰에 나선 강행군 일정 때문인지 피곤한 기색도 엿보였다. 목소리는 쉰 듯했고, 지쳐 보이는 표정도 중간중간 지었다. 다만 1차 토론 때와는 달리, 맥락과 동떨어진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